오늘도배운다'성과’ 고민하는 리더, 미스터리 쇼퍼가 돼라

‘성과’ 고민하는 리더, 미스터리 쇼퍼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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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실적 저하는 직원들의 태만 때문일까. 노키아나 코닥처럼 성과가 나빠진 기업들을 관찰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기업들이 몰락한 이유는 직원들의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전략적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리더들이 올바른 방향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과가 나빠졌을 때 이를 과감히 인정하는 리더는 많지 않다.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든지 변화를 과감히 수용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일종의 ‘피해의식’에 빠져 있는 리더가 많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가리켜 ‘자기 고양적 편향(self-serving bias)’이라고 한다. 이는 자신이 초래한 좋은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의 역할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주변 상황이나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을 말한다. 따라서 성과가 잘 나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리더들이 있다면 혹시 부하들이 자신 때문에 사서 고생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이는 자기 고양적 편향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 올바른 전략적 목표 설정

끊임없이 변화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리더는 올바른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문제는 이 일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변화의 폭과 정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고 무엇보다 시장의 개념이 점차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우리 회사가 속한 시장과 경쟁 상대가 비교적 명확히 정해져 있었다. 따라서 경쟁 상대보다 더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회사가 속한 시장의 범주와 경쟁자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리더로서 시각과 태도의 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깊이 있는 분석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장기적인 계획에 의거해 이를 실행해 나가는 역량보다는 시장과 고객, 기술의 변화 패턴을 빠르게 감지해 이를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반영하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실행 위험을 최소화하는 역량이 더 요구된다. 21세기 전략적 패러다임이 ‘경쟁 우위’에서 ‘적응 우위’로 바뀌고 있다는 주장이 대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초보자의 시선, 열린 마음, 느낌과 본능

전략적 사고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고객, 시장,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을 통해 통찰력을 높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 리더는 ‘수동적’ 관찰자가 아니라 ‘적극적’ 관찰자로서 끊임없이 시장과 고객에게 흩어져 있는 단편적인 정보를 통합해 큰 그림을 그리고 현상의 본질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몇 가지 유용한 규칙이 있다. 우선 전문가의 눈이 아니라 초보자의 시선으로 고객을 관찰해야 한다. 자신이 전문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하면 시장에서 일어나는 변화나 흐름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 고객을 판단하려 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관찰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고객을 관찰하고 접하면서 가슴속에 다가오는 당신의 느낌과 본능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차가운 데이터가 아니라 따듯한 마음으로 고객의 니즈와 열망을 느끼는 게 고객 관찰의 핵심이다. 고객을 관찰하면서 그들의 행동을 부지런히 메모하고, 고객의 경험을 주기적으로 촬영해 반복적으로 시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디오에 녹화된 고객의 경험을 주기적으로 관찰하다 보면 고객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

○ CEO가 ‘미스터리 쇼퍼’가 돼야 하는 이유

리무진 안에서 보는 현실과 시장 한복판에서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항상 다르다. 이코노미석을 한 번도 타보지 못한 항공사의 최고경영자(CEO), 세일 품목을 하나라도 더 건지려고 신발이 짓밟혀도 아랑곳하지 않고 온몸을 내던져보지 못한 백화점의 CEO,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과 버스를 한 번도 타보지 못한 CEO에게 고객의 숨은 니즈와 시장 변화를 발견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의 리더라면 모두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고객을 가장해 매장이나 서비스를 평가하는 사람)’가 돼 고객의 눈으로 시장을 관찰해야 한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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