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전략] 납품업체와 거래 아닌 관계 쌓아라

AT커니 구매분야 대표 파트너 존 블라스코비치
혁신부품 제일 먼저 받고 싶은가?

`잘 사야(purchase) 기업이 산다(survive).`

예전에는 `잘 산다`는 의미가 `싸게 산다`와 똑같은 의미로 쓰였다. 하지만 경영환경이 완전히 변한 지금 이런 생각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정말 단 한 개도 팔리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제품이나 서비스 경쟁력 확보의 시발점인 구매와 조달부터 전략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이른바 `스마트 구매`를 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매일경제 MBA팀은 구매를 `싸게 사는 전술`이 아닌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 전략`임을 강조해온 AT커니의 글로벌 구매분야 대표파트너, 존 블라스코비치에게서 불황기 `스마트 구매전략`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구매가 왜 중요한가.

▶일단 `구매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보자. 구매란 공급자에게서 `최대한의 가치`를 얻어오는 종합적인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많은 회사가 점점 더 공급자로부터 제공받은 가치에 자신의 가치를 덧붙여 제품 혁신을 이뤄낸다. 구매 과정에서 얻어올 수 있는 가치가 적다면 덧붙일 가치도 적어진다. 구매가 중요해진 이유다. 공급자 처지에서 보더라도, 공급사ㆍ협력사들은 예전처럼 그저 구매자가 요구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만 하면 됐다. 하지만 구매자들이 이제는 장기적인 관계 속에서 제품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나 서비스 개선 방안을 제공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공급사ㆍ협력사도 이에 긴밀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협력의 사슬망 전체가 훼손될 수밖에 없고, 다 같이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공급사나 구매사 모두 경쟁력과 혁신의 핵심적인 부분이 됐다는 얘기다.

-`구매ㆍ조달 전략`이라고 하면 많은 CEO는 `원가 절감`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구매사와 공급사의 관계가 순수하게 `비용`에만 집중된 경우를 생각해보자. 전략적 파트너십 자체가 없고 정말로 비용만 생각하면 될 것이다. 또한 그런 방식의 `단기거래`로 인해 최종적으로 생산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이 바로 떨어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이나 전략적인 관계를 맺지 않은 공급업체들이 혁신적인 부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냈을 때다. 장기적인 파트너십이 없는데 자신들이 만들어낸 혁신적인 부품이나 서비스를 들고 먼저 찾아올 리가 없다. 이는 구매업체에 불행한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그래도 일부 기업은 `쥐어짜기`나 `무리한 단가인하 요구`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있는데.

▶AT커니가 최근 전 세계 기업을 상대로 연구조사한 결과를 들려주는 게 좋겠다. 우리가 다양한 설문과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은 지금까지의 `구매ㆍ조달`과 미래의 `전략구매`는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이 경영전략 차원에서 공급사와의 협력을 크게 증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는 얘기다. 이 트렌드를 무시하는 기업이 있다면 아마도 공급사가 제공할 수 있는 최신 기술이나 부품을 가장 나중에서야 받게 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공급사들을 세분화하고 공급시장 구조와 조건의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다가 전략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어나가야 한다. 예전에는 공급사를 찾는 게 구매였다면, 지금은 공급자들을 이해하는 게 구매전략의 핵심이 됐다.

-비용
절감을 하면서도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주먹구구식`으로 구매파트를 운영하면 안 된다. 여러 첨단 기법을 이용한 프로그램과 평가 방법 등을 잘만 쓰면 많은 부분에서 비용절감도 하고 협력사와의 장기적 파트너십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AT커니에서 제시하는 기법 몇 개를 소개해주겠다. 먼저 우리는 `구매조달 역량 평가모델`을 사용해 회사 전체의 구매역량을 측정한다. 이러한 기법이 개발된 게 벌써 20년이나 됐고 그동안 매우 발전해왔다. 여기에 수익관리모델까지 만들었다. 이를 자세히 설명해보면, 기업은 협력업체들이 처한 조건과 각 회사들의 역량을 분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이게 첫 번째다. 그 다음에 각각 협력사를 `세분화`해 자료를 정리해둬야 한다. 그 다음 자신의 회사가 가진 전체적인 구매역량의 수준과 장단점을 파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제로 공급관리를 제대로 하면서도, 비용을 줄이고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모델을 지속적으로 실험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각 회사에 맞는 게 나올 것이다.

공급자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 것이 있는지도 따져보라. 이렇게 되면 모든 문제는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높이는 것`과 `자신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에 초점이 모이게 돼 있다. 당연히 비용절감과 협력관계 유지는 아무 문제 없이 같이 갈 수 있는 것이다.

■ He is…

글로벌 컨설팅사 AT커니의 구매서비스실행 부문 대표 파트너다. 25년 넘게 항공우주, 소비재, 금융 등 분야에서 컨설팅 업무를 해오면서 특히 `전략적 소싱과 구매전략 전환`의 대가가 됐다. 한 소비재 회사의 구매전략 전환을 컨설팅해 18개월 만에 3억달러를 절감한 일은 구매분야 컨설팅 업계에서 전설로 남아 있다. MIT에서 항공우주공학으로 학ㆍ석사를 받은 뒤 뉴욕대(NYU) 스턴 스쿨에서 MBA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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