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의 스타트업 바로보기] 엔젤은 천사인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가는 결코 천사가 아니다. 이들은 스타트업을 지원한다는 공적인 사명의식만을 가지고 투자하지는 않는다. 엔젤 투자가는 투자 수익을 우선 한다는 당연한 원리를 망각하는 스타트업이 많다. 그래서 성공적인 투자 유치의 첫째 원칙은 엔젤 투자가에게 돈 벌 수 있다는 기대를 주라는 것이다. 조건은 사업의 성공이라는 필요조건과 투자 회수라는 충분조건이다.

불행히도 많은 스타트업이 세부 투자회수 방안 제시가 미약하다. 적어도 코스닥 상장이라는 IPO 모델을 추구하는가 아니면 중간회수 시장인 M&A를 추구하는가는 제시해야 한다. 엔젤 투자가의 투자회수는 M&A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대세다. 평균 12년 걸리는 코스닥 상장을 기다려달라면 엔젤은 어느새 사라진다. 투자 후 5년 내 회수 방안을 제시하면 엔젤은 어느새 다시 나타난다. M&A 등 중간 회수 시장을 통한 투자 회수 방안 제시가 투자 유치에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성공적인 창업의 전제 조건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존 베이츠가 `기업가 정신은 남들이 아직 혼돈으로 보는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본인이 포착한 `혼돈 속의 기회`를 남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투자 유치 과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쉽게 납득하는 사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벤처 패러독스 중 하나다. 객관적으로 확실하게 모두를 납득시킬 수 있는 사업은 남들도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회가 아닌 것이다. 스타트업 투자 유치는 그 자체가 이미 불확실한 복잡계 영역이다.

성공적인 스타트업은 소수가 지지하는 사업에서 대부분 이뤄진다. 모두를 설득하려고 하지 말라. 그러나 일부 리드 엔젤에게는 대박을 확신시켜라. 리드 엔젤은 실패하지 않는 확실한 것보다는 대박이 예상될 수 있는 불확실한 사업을 찾고 있다. 그들은 불확실하지만 급속히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의 1등 기업을 선호한다. 엔젤투자 리더는 해당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현금을 회수한 기업가다. 엔젤클럽 리더를 설득할 수 있는 발표를 하라. 모든 사람을 설득하려는 발표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된다.

엔젤 투자가는 열 개 중 두 개를 성공하면 만족해한다. 불과 20% 성공확률에 투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성공한 두 개에서 회수하는 투자 수익이 나머지 열 개를 상쇄하고도 남으면 된다. 즉 엔젤투자는 확률 게임이 아니고 `기대값 게임`인 것이다. 따라서 엔젤 투자가는 분산 투자가 원칙 중의 원칙이다. 스타트업은 내가 성공했을 때 엔젤 투자가에게 5배 이상은 투자수익을 남겨주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래야 실패해 쪽박이 되는 투자 보전이 가능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초기 스타트업 엔젤 투자가 확대될 수 있지 않은가.

엔젤투자 유치에서 절대 명심할 사항은 엔젤은 천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엔젤투자가가 투자회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때 스타트업 생태계는 확대 선순환되고 지속 가능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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