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배운다 독일 머크社 스탄겐베르그 하버캄 회장

[7 Questions] 독일 머크社 스탄겐베르그 하버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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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인에 전권 주지만 전재산 걸고 책임지게 해”
부도 나면 재산 몽땅 몰수 될 수도 리먼 브러더스 같은 일은 안 생겨
머크 가문 130여명 각자 생업 있어 나도 직원 식당서 똑같이 줄서

올해 창업 344주년을 맞은 글로벌 화학·제약기업인 머크(Merck)의 장수(長壽) 비결은 ‘지배 구조’다. 1688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남부에서 작은 약국으로 출발해 연 매출 103억유로(약 15조원)의 대기업이 된 머크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와 ‘경영자에 대한 무한책임’을 실천한다. 이를 통해 오너 가문의 경영권 전횡·남용을 막고 전문 경영인에 의한 ‘소신 경영’을 꾀한다.

머크 가문의 사위로 파트너위원회 회장인 프랭크 스탄겐베르그 하버캄(64·Haverkamp) 박사를 만났다. 5명의 오너 가족과 4명의 외부인사로 구성된 ‘파트너위원회’는 최고경영진 인사권(人事權)을 갖고 경영 전반을 감독·견제한다.

1 소유와 경영을 어떻게 분리하고 있나?

“머크의 이사회격인 최고경영위원회(7명) 가운데 가문 사람은 2명뿐이다. 머크 가문은 지주회사를 두고 머크를 간접 통제한다. 지주회사에는 순수한 머크 가문 대표기구인 가족위원회와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파트너위원회가 있다. 가족위원회는 가문의 일에 주로 집중한다.”

2 최고경영진이 무한책임을 진다고 하는데?

“만약 리먼 브러더스의 중역이나 이사진이 무한책임이었다면 파산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든 남의 돈은 잃기 쉽지만 내 돈은 소중히 여긴다. 무한책임 경영진은 회사가 부도나면 개인 재산이 몽땅 몰수될 수 있다. 머크의 최고경영진은 임기 10년이 지나도 5년간 무한 책임이 연장된다. 초기에 수익이 잘 나지 않던 액정 사업에 100년간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무한책임을 진 최고경영진이 장기 이익을 생각한 덕분이다.”

3 최고 경영진에게 어떤 혜택이 있나?

“스톡옵션이나 고액연봉은 없다. 독일에서 머크 정도 회사의 무한책임 경영진은 매우 명예롭고 높은 지위를 인정받는다. 머크 최고경영진이 되려면 무한 책임을 수락해야 한다. 이를 수락한 경영진을 우리는 ‘입양 가족’으로 부르며 머크 가의 일원으로 대우한다.”

4 13대째 가문의 소유권이 유지되고 있는 비결은?

“머크 가의 사람들은 가족 외에는 지분을 매각하지 말자고 약속했다. 상속세는 독일법상 현 수준의 고용과 총임금을 유지하면 10년간 유예된다. 가문 내 일부 갈등이 있었지만, 우리는 20년마다 맺는 지분 관련 약정에서 가문의 이익에 가장 합치되는 쪽으로 합의해왔다.”

5 머크 가문의 ‘정신’은?

“창립자인 엠마뉴엘 머크는 항상 가문의 이익보다 회사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는 그 가치를 지키며 매년 거둔 이익을 회사에 재투자한다. 머크 사람들은 회사의 ‘지배자’가 아니라 권리를 위탁받은 ‘신탁자’이며, ‘투자자’가 아니라 ‘기업가’라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직원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도 중요한 가치다. 2007년 계열사를 팔 당시, 우리 직원들을 전원 고용하는 조건을 내걸어 성사시켰다.”

6 머크 가문 오너들에게 ‘특권’은 없나?

“2004년 머크 가문 오너 40여명이 한국 사업장을 방문했는데 모두 각자 비용으로 이코노미석을 타고 알아서 한국에 모였다. 머크 가족이 머크의 관리자로 일하려면 다른 회사에서 고위임원으로 승진해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때문에 머크 가문 사람들은 모두 각자 생업을 갖고 있다. 나도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똑같이 줄 서서 똑같은 장소에서 식사한다.”

7 한국 일부 ‘재벌’의 경영권 편법 승계 시도를 어떻게 보나?

“세금 납부를 미룰 수는 있어도 절대 피할 수 없다고 배웠다. 절세는 해도 세금 회피는 않는다. 세금을 잘 납부하고 투명한 기업구조를 갖추고 다음 세대를 잘 양성하는 게 회사와 주주, 가문을 위한 길이다. 머크가 344년 생존한 비결은 이런 ‘정직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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