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리막일때 재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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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두산그룹은 2000년대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주류
등 소비재 회사에서 중공업, 건설장비 회사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2008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금융위기가 오면서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렸다. 특히
2007년 49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지급하고 인수한 밥캣의 주요 시장이 금융위기가 가장 극심했던 미국과 유럽이다 보니 타격이 컸다. 미래
현금흐름이 불투명해지자 두산그룹은 두산DST, 삼화왕관, SRS코리아(버거킹ㆍKFC) 등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채권단과
협상을 통해 단기 현금흐름 악화 때문에 차입금이 회수되는 상황을 막았다. 2009년 두산중공업이 4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났다.

#사례2

석유정제 및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바젤(Basell)은 2007년 라이온델
케미컬(Lyondell Chemical)을 인수ㆍ합병했다. 인수자금은 100% 차입을 통해 조달했다. 매출 400억달러 이상의 거대 기업
라이온델 바젤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40억달러 규모였던 부채가 2009년에는 271억달러까지 커졌다. 이때 시장이
가파른 속도로 위축됐고 원료 가격 하락으로 재고자산 가치가 급락하면서 영업을 통한 현금 유입이 급격히 줄었다. 라이온델 바젤은 현금보다는 회계상
이익의 일종인 EBITDA(세전ㆍ이자지급 전 이익)를 중심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현금 부족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와 인식이 부족했다. 결국
2009년 말 법원을 통한 회생 절차를 밟아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현금흐름은 사람 몸의 혈액순환과 같다.

사망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갑작스럽게 죽음으로 이끄는 질병은 심장마비다.

특히 동맥경화로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할
때 심장에 무리가 가면서 즉사하는 사례가 많다. 또 다른 갑작스러운 죽음의 원인인 뇌졸중 역시 혈류 장애로 발생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업이 `급사`하는 가장 큰 원인은 현금흐름 관리의 실패다. 황선웅 중앙대 교수는 “마케팅이나 기업전략이 잘못됐다고 해서 기업이
갑자기 망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현금흐름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시장경쟁력이 있는 기업도 제때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한순간에 부도를 맞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금흐름이란 말 그대로 기업경영에 따른 현금의 움직임을 말한다. 회계상 이익과 다르다. 데이비드 로베트
알릭스파트너스 부회장은 “재무지표는 사후적인 것 또는 장부상 숫자이기 때문에 향후 재무 상황에 대한 예측력을 가지기 어렵다. 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피하려면 사업 계획상 현금흐름이나 장부상 현금흐름이 아니라 현금이 은행 잔고에서 나가고 들어가는 `실제` 현금흐름을 추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우석 올리버와이만 팀장은 최근 국내 기업들이 부도 위기에 직면하는 원인에 대해 “현금흐름에 대한 고려 없이 외형
성장에만 매달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M&A나 신규 사업을 추진하면 정상적으로 본궤도에 올라 기대 수준의 성과가 창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부채의 원리금 상환 시기는 사업 성과와 무관하게 이미 확정돼 있기 때문에 현금 유입과 현금 유출 시점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불일치를 고려하지 않으면 쉽게 단기 자금 유동성 문제에 빠지게 된다. 금호, 웅진, STX 등의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던 이유다.

신 팀장은 “한국 기업들이 M&A와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 등 전략적인 측면만 고려할 뿐 이에 필요한 자금조달 방안에는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공동
투자자 발굴, 기존 사업 매각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자금조달에만 의존하다 보니 현금 유입과 유출 시점의
불일치를 좁히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앙 소아레스 베인 & 컴퍼니 유럽지역 금융총괄 대표도 “회사 상황에
따라서는 이자율이 더 높더라도 만기가 긴 자금조달원 확보가 적절할 수 있다”며 “요즘과 같은 시장 냉각기에 자산과 부채의 만기가 서로 일치해야
한다는 원칙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선의 실마리를 알려주는 모범 사례로 전문가들은 두산그룹을 꼽는다.
두산그룹을 이끌어가는 양대 축은 Tri-C팀과 CFP(Corporate Financing Project)팀이다. Tri-C팀이 M&A와
신규 사업 추진의 전략적 필요성, 타당성 등을 전문적으로 다룬다면 CFP팀은 이러한 전략적 이니셔티브의 추진을 재무적 관점에서 뒷받침한다.
두산의 전설적인 M&A 성공신화는 이렇게 `전략적 측면`과 `재무적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접근 방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비(非)핵심ㆍ부진 사업 대상을 상시적으로 구조조정함으로써 꾸준히 자금을 확보했다는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비핵심ㆍ부진 사업을 지속하면 △해당 사업 자체가 만들어내는 적자의 지속 △선제적ㆍ전략적 매각을 통한 현금자원 확보 기회 상실 등 이중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당연히 유동성 위기, 더 나아가 파산의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M&A 못지않게 기존 비핵심 사업을
활발하게 정리ㆍ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두산의 접근 방식을 국내 기업들이 주목해서 봐야 하는 이유다.

한편 매경 MBA팀은 기업
회생 전문 컨설팅 기업인 알릭스파트너스의 데이비드 로베트 부회장에게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 경기 내리막일때 재무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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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 자본구조, 레버리지 효과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 3~6개월분의 현금 또는 유동성을 항상 보유하라.”

기업 회생 전문가인 할란 플라트 미국 노스이스턴대학 교수는 기업들의 불황기 대처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최적 자본구조(optimal capital structure)란 자기자본과 부채의 기회비용이 최소가 되도록 자기자본과 부채의
비중을 결정해야 한다는 재무이론이다. 플라트 교수의 답변은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부채를 줄이고 유동자산을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하면서
부도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최근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코스피 12월 결산법인 633곳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6월 말 기준)은 총 51조5645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2조9242억원(5.4%)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설비투자 및 계열사 지분 출자 등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유출액은 45조9966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불황 이후를 대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기업들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불황기 투자를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 기업들은 재무상태 악화에 따른 도산 위험성도 감수해야 한다. 절대적으로
좋은 전략은 없는 셈이다. 매경 MBA팀은 데이비드 로베트 알릭스파트너스 부회장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기업들이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들어봤다.

-유럽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지금의 위기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의 금융위기와 비교했을 때 어떻게 다른가.

▶기업 입장에서 유럽 재정위기의 가장 큰 차이는 전반적인 신용 경색뿐 아니라 경쟁에 대한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대적인 시장 축소와 그에 따른 산업 전반의 과잉 문제, 자산 가치 하락,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의 역할 변화, 외부 변화에 대한 기업 경영의
민감성과 취약성의 확대 등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라서는 시장 축소와 과잉 생산능력 문제 때문에 대대적인 통합과 감량이 요구될
것이다. 신흥시장에서의 성패는 향후 기업 성패를 판가름할 뿐 아니라 호황으로 돌아섰을 때의 업계 판도를 변화시킬 것이다. 외부변화에 대한
민감성과 취약성이 커짐에 따라 앞으로 아웃소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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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하게 기업의 재무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면.

▶현재 급격한 경제 환경
변화가 상시화되고 있다. 작은 글로벌 사건이 기업의 단기 자금 흐름에 매우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어떤 기업도 `우리는 재무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위험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재무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결국 파산에 이른 기업들을
살펴보면 과도한 부채가 문제가 된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낮은 이자율 덕분에 차입을 많이 했던 시대였다. 신규 투자나
인수ㆍ합병(M&A)을 위해 부채를 적극 활용했다. 현금흐름이 양호했던 때에는 좋은 성장 전략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불황이 닥치면서
현금흐름이 악화됐다. 이자율이 높은 단기 부채에 의존했던 기업들은 결국 재무구조가 회복 불능상태에 이르렀다.

항공산업이
대표적이다. 과거의 유럽 및 미국뿐 아니라 최근 동남아 및 중국에서도 일부 대형 항공사들이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탑승전망에 기초해 필요 이상으로 다양한 기종을 보유했다. 항공 노선도 과다 개발했고 지나치게 고급화를 추구한 결과 일시적인 고객
감소에도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할 정도로 체질이 약화됐다.

-기업들은 불황기에 어떤 재무 전략을 써야 하나.

▶불황기에는 현금 보유를 통해 경영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건실한 기업도 고객과 공급처가 급속하게
붕괴되는 경우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 불황기에는 신용한도가 축소되기 때문에 자본 조달이 힘들고, 사채를 신규 발행해 기발행된 사채를 상환하는
것도 어렵다. 자체적으로 현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운전자본(기업 자본 중 일상적인 기업운영에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필요 시
자산을 어떻게 유동화할지도 늘 고려하고 있어야 한다. 전반적인 비용 절감도 병행해야 한다. 단, 구조적인 비용 경쟁력을 만들어 가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전 비용 요소에 대해 일률적으로 삭감하는 것은 지속적인 경쟁력을 해치거나 향후 성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향후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투자를 선별해 유지ㆍ보호하는 것이 불황기에 매우 중요한 재무전략이다.

-고정자산과 유동자산의 비중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유동자산과 고정자산의 적정 비중은 사업의 성격과 재무 구조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자산이 사업에 어떻게 얼마나
기여하는지가 중요하다. 자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요 이상의 자산을 과감히 떨쳐내는 것이 필요하다. 사업에 직접 기여하지 못하는 자산은
매각해야 한다.

근래 성공하는 기업들의 특성을 분석해 보면 대체적으로 과거에 비해 고정자산의 규모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은 핵심 경쟁 요소의 범위를 보다 좁게 정의하고, 핵심 경쟁 요소 외의 분야는 아웃소싱과 파트너십을 이용해 최대한 몸집을 작게
가져간다. 애플, 자라 등의 사업 모델이 좋은 예다. 최근 자동차업계에서 조립공장의 아웃소싱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은 영업이익 창출과 관련이 없는 부동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성향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과거에는 자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기업들이 부동산 보유를 통해 은행 대출에 필요한 담보를 확보하고, 재평가 이익을
가져갈 수 있었다. 금융업계도 관행적으로 부동산을 담보로 비교적 쉽게 대출을 해줬기 때문에 부동산 보유가 기업에 위기 시 안전망의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가격이 폭락하고 있고, 기업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필요한 때 제값을 받고 매각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한국도 예외가 아닐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부동산이 과거와 같은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어떤
기업들은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유동성 압박을 대비해 현금자산을 움켜쥐고 투자를 꺼린다.

▶지금은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에
현금자산을 늘리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될 수 있다. 각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적정 규모의 현금을 유보하는 것은 필요하다. 저렴한 인수ㆍ합병
매물이 나왔을 때 놓치지 않고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현금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생기지 않는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태도로 필요한 투자를 하지 않거나 사업을 위축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재고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유동성 위기를 겪기
쉽다. 재고수준을 조절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나.

▶재고 수준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재고의 적정성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 적기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갖춰야 하며, 판매 생산계획(S&OP)의 최적화, 효율적인
공급사슬관리(SCM) 등 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생산 관행, 불량률 등 재고가 진부화되는 근본 원인을 파악해
제거해야 한다.

-위기 상황이 오기 전에 정리해고, 설비 매각 등을 미리 해야 하는가. 이러한 사전적인 조치를 취할 때 유의할
점은.

▶위기 대비 또는 극복이 `천천히 죽는 길(Slow Death)`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핵심역량을 축소시키는 자산
매각은 당장의 유동성 위기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기업 파산 시점을 늦추는 것에 불과하다. 굉장히 신중을 기해야 하는 부분이다.
재무 구조나 재고ㆍ설비의 최적화는 기업 성패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근본원인은 시장, 경쟁, 고객의
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기에 대비하는 사전 조치는 비효율적인 부분을 제거하거나 고치는 것에 국한돼야 하며 핵심
역량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 He is…

데이비드 로베트 알릭스파트너스 부회장은 지난 30년간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상대로 많은 경험을 쌓은 구조조정 전문가다. 2007년과 2008년 `올해의 기업 회생 전문가` 상을 수상했다. 현재 영국
재정청(Financial Services Authority)에서 공식 상임위원을 겸임하고 있다.

◆ 경기 내리막일때 재무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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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와 비슷하게 생긴 콘도르(condor)는 날카로운 발톱과 부리를 가지고 있어 하늘의 포식자로 불린다.
맹금류 중에서 가장 몸집이 크다. 몸길이만 1.3m 이상, 몸무게도 10㎏에 이른다. 고대 이집트에서 왕을 상징할 정도로 위엄 있는 모습을
자랑했지만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달라진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했다.

겉은 화려하지만 갑자기 들이닥치는
폭풍을 견뎌낼 만한 재무적 능력이 결핍된 기업도 많다. 파산 위험성을 미리 측정할 수 있다면 이 기업이 겉만 화려한 콘도르인지, 진정한 지배자인
독수리인지 분간할 수 있다.

기업 회생 전문 컨설팅 기업인 알릭스파트너스는 이와 관련한 파산위험 측정방법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기업 회생 작업을 위해 먼저 13주 동안 고객사 현금 흐름을 관찰한다. 사업 계획상 현금 흐름이나 장부상 현금 흐름을
보는 대신 실제 현금이 은행 계좌에서 나가고 들어가는 것을 살펴본다. 현금 흐름 관찰은 최소한 주간 단위로 이뤄진다. 미회수 채권 증가 등 현금
흐름에 대한 추세적 변화를 해석하면 언제 어떻게 재무적으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지를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두산그룹도 밥캣 인수 후 2008년 금융위기에
직면하면서 미래 현금 흐름이 불확실해지자 영업 상황과 유동성 상황을 주ㆍ월 단위로 점검하고 대응책을 강구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재무제표 수치를 이용해 파산위험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알트만 Z 스코어`가 있다. 알트만 Z 스코어는
에드워드 알트만 미국 뉴욕대 교수가 1968년 만든 지수로 44년이나 지났지만 지금도 가장 강력한 파산 예측 모델로 꼽힌다.

계산식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Z
스코어=(운전자본/총자산)×1.2+(이익잉여금/총자산)×1.4+(영업이익/총자산)×3.3+(자본의 시장가치/총부채의
장부가치)×0.6+(매출액/총자산)/0.999

알트만 Z 스코어가 1.81보다 작다면 기업은 파산할 확률이 높고, 3.00을
웃돈다면 파산 확률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도 할란 플라트 미국 노스이스턴대학 교수는 현금 흐름-유동부채 비율, 재고자산
회전율, 평균 회수기간을 기업 파산 가능성을 탐지할 수 있는 재무비율로 제시했다. 현금 흐름-유동부채 비율은 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피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다. 유동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 정도로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은 채권자에게 쉽게 유동부채 만기를 연장받을 수 있다.
현금 흐름-유동부채 비율이 낮을수록 부도 위험은 높아진다.

재고자산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기업이 매출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재고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플라트 교수는 “기업 이익은 재고자산이 아니라 매출을 통해 발생하기 때문에 재고자산에 지나치게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재고자산 규모를 감소시키거나 매출을 늘리게 되면 이 비율은 개선된다.

평균 회수기간이 길다는 것은
고객들에게서 판매대금을 회수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균 회수기간이 길어지면 차입자금에 대한 이자비용과 대손금이 증가하고
유동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그만큼 파산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재무비율을 이용해 파산 가능성을 가늠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해당 기간 동일 산업 내 기업 비율을 서로 비교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어떤 기업의 재고자산 회전율이 하락했다고 해서 그 기업에 대해 재고자산
관리가 방만하다고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산업 전체가 침체기를 맞고 있다면 개별 기업의 재고자산 관리 노력과 무관하게 동종 산업 내 모든
기업 재고자산 회전율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영훈 액센츄어 코리아 경영컨설팅 대표는 “재무비율에 대해 산업 내 1ㆍ2위
기업과 후발 기업들은 해석과 대응을 달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산업 전체가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가면 재무 안정성이 뛰어난
기업만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후발 주자일수록 유동비율, 부채비율 등 재무 안정성을 강조해 생존 가능성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경기 상승기를 대비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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