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곡선 그리던 유아식 업체 멜린…매출 15% 오른 비결은

앱으로 진열대 실시간 체크해 재배열
소비심리·구매성향 분석해 더 적합한 위치에 물건 진열

 

◆ 액센츄어와 함께하는 애널리틱스 활용전략
④ 진열대 경쟁에서 살아남기 ◆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진열대에서 내가 원하는 물건을 찾기
위해 헤맨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을 것이다. 당신이 진열대에서 쉽게 찾지 못했던 제품이라면 해당 제품은 업계 1위가 아니거나 향후 1위 자리를
뺏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처럼 치열한 진열 경쟁 속에서 밀려난 패자는 소비자 관심 속에서도 멀어진다. 식품업체에게 소매업체
진열대 어느 곳에 자사 핵심 상품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느냐는 단기적인 매출을 넘어서 회사 생존 문제로 직결된다.

특히 최근 고객들은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어느 회사 제품을 살지 고민하지 않는다. 매장에서 구매 브랜드를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충동적인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처럼 구매 시점이 돼서야 진열대를 둘러보고 특정 브랜드 제품을 사기로 결정하는 구매 패턴이 전체 구매 행위 중
절반을 넘는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유아용 이유식이나 우유ㆍ분유 제품군 가운데 90% 이상이 이런 구매 패턴을 따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유아ㆍ영양식 전문업체 멜린(Mellin)도 똑같은 고민에 빠졌다. 2006년 세계적인 식품업체
다농(Danone)이 멜린을 인수한 이후 멜린 매출은 2억4000만유로(약 3370억원ㆍ2010년 기준)까지 수직 상승했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이 멜린을 따라잡기 위해 미투(me too·유사)상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앞다퉈 출시하면서 수익이 하향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멜린 경영진은 기업 차원에서 전략 수립에 나서야 했다. 그 결과 `효율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소매업자들과 두터운 신뢰 관계를 쌓는 것도 중요했다.

그러나 유아식이나 이유식을 사러 소매업체에 방문한 고객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는 체계적인 진열 전략이 더욱 중요했다. 멜린은 액센츄어와 손잡고 애널리틱스(analytics) 기법을 활용해 제품 생산에서
유통, 판매까지 이어지는 모든 과정을 되짚어보기로 했다.

◆ 매장 판매직원들이 스마트폰으로 전송한 진열대 사진 분석

멜린은 액센츄어가 운영하는 디지털 상품화
서비스(Digital Merchandising Service)인 CAS(카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액센츄어팀은 CAS 도입에 앞서 멜린의 모든
제품을 분석ㆍ평가하고 멜린이 매장에서 제품을 어떻게 진열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액센츄어팀은 CAS 시범 도입 매장의 판매직원들에게
멜린 제품이 놓인 진열대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전송하도록 유도했다. 해당 스마트폰 앱은 매장에 대한 상세 정보와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통해 매장 위치를 자동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촬영된 사진들은 자동으로 CAS로 보내진 뒤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액센츄어팀은 서버에 저장된 사진과 해당 시점의 판매량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적인 제품
진열도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멜린 판매 담당자들은 CAS 특유의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이 적용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열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진열대 분석을 통해 제품 재고 상태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재고 관리가 한결 용이해졌다.

액센츄어팀은
이탈리아 북부에 멜린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매장 100여 곳에 CAS를 활용 프로그램을 확대 도입하기로 했다.

액센츄어와 멜린은
CAS의 원리나 활용 목적을 매장 판매직원들에게 설명함과 동시에 제품 진열대 사진을 정확하게 찍어 보낼 수 있도록 교육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제 이탈리아 매장 100여 곳의 멜린 제품 진열 상태가 액센츄어 분석ㆍ저장 서버로 옮겨졌다. 액센츄어팀은 자료 수집이
끝난 뒤 CAS를 통해 `핵심 성과 지표(KPIsㆍKey Performance Indicators)를 도출해냈다. 액센츄어팀은 해당 지표들이
성공적인 진열 전략을 이끌어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했다.


효과적 진열 전략만으로 연매출 15% 상승

멜린은 액센츄어 CAS 프로그램을 운용한 이탈리아 북부
100여 곳의 진열대에서 예전보다 좀 더 나은 위치에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제품을 진열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진열 전략은 곧바로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멜린은 CAS를 도입해 진열 전략을 바꾼 이후 최소 15% 이상 연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멜린은 CAS 운용을
통해 진열대 배치 능력과 이해도를 전반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다. 소비자 구매심리를 과거보다 더 정확히 짚어내 제품 유형과 선호도에 따라 더
적합한 진열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반적으로 멜린의 제품 진열 전략이 경쟁사들을 앞서기 시작했다.

멜린 임직원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매장에서 일하는 판매 직원들은 진열대 제품 분류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재고가 부족한 제품이 무엇인지, 현재 제품 진열
상태를 바꿀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예전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알고 대처할 수 있게 됐다. 멜린 임직원들은 과거 해당 정보를 수집하거나
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을 소모해야 했으나 CAS 프로그램들 도입한 이후 해당 정보 수집시간이 과거 대비 40%나 줄어들었다.

이처럼 멜린은 빠른 정보 분석을 통해 시기별로 최적의 제품 진열 전략을 펼침에 따라 꾸준한 매출 상승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효과적인 진열 공간으로 인해 생겨난 잉여공간에는 멜린의 신제품을 추가적으로 진열할 수 있는 효과를 봤다.

이제 매장 진열대는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공간을 넘어서 소비자 구매 심리를 이끌어내는 핵심 연구대상이
됐다. 제품의 성공을 위해서는 소비자 호응도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애널리틱스를 활용한 진열 전략이 필수적인 성공 요소가 된 것이다. 매장에
제대로 진열하기만 해도 매출을 10%나 올릴 수 있다면 당장 체계적인 분석을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이탈리아 멜린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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