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배운다 중국에서 돈 벌려면 `싼티` 벗고 비싸게 굴어라

[매경 MBA] 중국에서 돈 벌려면 `싼티` 벗고 비싸게 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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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몇 해 전 중국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컨설팅을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M사에 의뢰했다. M사는’중국 소비자들은 과시하기를 좋아한다’라는 시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LG전자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LG 세탁기 선전을 ‘호화’ 컨셉트로 잡은 것도 그래서였다. 럭셔리한 배경에 우아한 여인이 나와 세탁기가 명품 가방인 양 광고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과시욕이 강하다는 점을 겨냥해 고급화ㆍ명품 전략으로 나아간 것이다. 최근 중국의 소비 성향이 고급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바른 방향처럼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는 게 숀 레인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 대표의 설명이다. “중국인들이 과시를 좋아한다는 것은 옳아요. 그러나 과시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직접 빨래를 하지 않습니다. 중산층 정도의 중국인들은 집안 일을 도와주는 사람을 고용하는 게 대부분이니까요. 세탁기에 대해 많이 알면 집안일을 하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과시’에 흠집이 나는 것이죠. 리서치한 자료만 믿고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전략을 짜면 곤란합니다.” 최근 몇 년 새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중국 소비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산업화로 새롭게 부상 중인 중산층을 중심으로 고급 소비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세계 소비시장이 꽁꽁 얼었지만, 중국만은 예외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세계 럭셔리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은 2010년에 10%에 채 못 미쳤으나 2020년에는 44%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 소비 시장에 섣부르게 진출해 성과를 못 내는 사례들도 속출하고 있다. 세탁기처럼 현지 시장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채 고급화 전략을 짜는 게 문제라고 레인 대표는 지적했다. 특히 그는 한국 기업들에 대해 “처음부터 가격을 낮게 책정해 과시욕이 강한 중국 소비자들을 놓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매일경제 MBA팀은 세계 최고의 중국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레인 대표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중국 고급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들어보았다. 다음은 레인 대표와의 일문일답.

-한국 기업의 이미지는 중국의 고급 시장에 진출하기에 적절한가.
▶중국 사람들은 한국 기업이 매우 패셔너블하고 좋은 가치를 가졌으나 제품 가격은 종종 너무 싸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중국이 후진국이라는 생각에 저렴한 가격 전략을 세운다. 이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은 좋은 평판을 쌓고 품질을 향상시키고 적절한 고급화 전략을 짜는 것이다.

현대 같은 경우만 해도 그렇다. 이제 한국 차는 충분히 유럽의 명품차 못지않게 좋은 품질을 자랑한다. 그런데도 중국에서는 저렴하게 팔기 시작했다. 내 판단으로는 아주 잘못된 선택이다. 특히 택시로 납품하기로 한 결정은 최악이다. 중국인들은 과시욕이 많다. 택시와 같은 브랜드의 차를 구입하면 그만큼 경제력이 약하다는 표현밖에 안 된다.

전자제품도 분명히 세계 곳곳에서 한국 브랜드가 일본 브랜드를 뛰어넘었다는 반응이 나오는데도 중국에서는 일본 제품보다 저렴하다. 이래서는 과시욕으로 뭉친 중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한국 물건이 더 좋을 것 같지만 저렴해 보여서 구입하지 않을 때가 많다는 소비자들이 있다.

-중국의 고급 소비시장 성장에는 중산층이 큰 역할을 할 것 같다.
▶중국에는 현재 5000만명의 중산층이 있다. 이들은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 중산층과는 전혀 다르다.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자신들을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과시하는 것을 좋아한다. 초고가의 물건들을 구입하고 스스로를 치장한다. 그러나 초고가의 물건이 아니면 완전히 저렴한 제품을 소비한다. 남의 눈에 보이는 것은 비싼 제품을 구입하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저렴한 물건을 찾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에서는 갭(GAP)이나 마크앤드스펜서(Marks and Spencer)와 같은 중간 가격대의 브랜드가 고전하고 있다. 중국 중산층의 소비문화를 파악하는 것이 한국 기업들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중국인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미국에도 있다. 이들 중국인 중산층은 어떤가.
▶기업들은 중국 대륙의 소비자들과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다른 중국인들은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별히 홍콩이나 중국계 미국인들을 중국 소비자와 동일시 하는 외국 기업들이 많다. 이것은 큰 오산이다. 대륙의 중산층은 과시하기 위해 외국여행을 가고 그곳에서 초고가의 명품을 사들인다. 2010년 5000만 중국인이 미국을 방문했고 2012년에는 8500만명이 미국을 여행했다. 이 또한 한국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한류 열풍 때문에 한국 방문을 원하는 중국인들이 많지만 실제로 와보면 특별히 할 게 없다는 이야기가 많다. 쇼핑 이외에 여행 목적으로 방문하기 힘든 나라라는 것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이런 면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을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외국 기업 중 상당수는 중국인 특유의 ‘관시’를 벽으로 느낀다.
▶제조업이나 일반 서비스업에서는 관시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관시가 아닌 소비자의 결정이 중요하다. 어떤 물건이나 서비스가 마음에 들면 소비자들은 구입하기 마련이다. 반대로 관시로 조금 앞장서는 듯 보이는 사업도 소비자에게 외면받으면 계속될 수 없다. 특히 모바일이나 전자 제품 등은 성공 여부가 전적으로 소비자의 선호에 달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비자 중심의 기업들이 성공한다. 삼성은 관시가 없이도 중국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삼성 휴대폰을 선호한다. 최근 3년 동안 금융권에서도 관시가 점차 줄어들고 외국 기업들이 설 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도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과거와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물론 관시가 여전히 필요한 분야가 있기는 하다.

-외국 기업 또는 개인이 중국에서 성공할 만한 산업 분야는 무엇인가.
▶마실거리와 먹을거리를 추천하고 싶다. 중국인들은 식품의 안전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안전하지 않은 음식을 가장 무서워한다. 먹고 탈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안전이 보장되고 건강한 음식은 프리미엄 가격이 책정되더라도 불티나게 팔릴 것이다. KFC나 맥도널드 같은 패스트푸드 음식점들이 중국에서 성공한 궁극적인 이유도 세계적인 프랜차이즈인 만큼 믿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중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의 가장 큰 고민거리를 꼽는다면.
▶포천 500대 기업들 중 70%가 중국에 진출해 있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30%가 넘는 중국 노동인력의 이직률이다. 굉장히 높은 이직률이다. 미국에서는 이직률이 11%만 되어도 그 회사의 평판이 나빠진다. 중국 비즈니스의 가장 큰 어려움은 더 이상 부패와 불투명이 아니다. 인재의 부족이다. 영입한 인재가 금세 이직을 하기 때문에 사업에 크고 작은 악영향을 받는다.

뿐만 아니다. 중국은 더 이상 값싼 제조업을 운영하기에 좋은 여건이 아니다. 임금이 너무 많이 올랐다. 제조업은 중국을 떠나고 있다. 더 값싼 노동력을 원하는 기업들은 동남아시아로 떠났고, 미국 기업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애플 등 몇몇 기업들은 중국에 공장을 남겨두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내수시장용이다. 더 이상 중국에서 외국에 수출할 제조품을 만든다는 것은 수지타산에 맞지 않다. 중국의 공급사슬을 다시 확립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까지 중국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한 저렴한 노동력이 없어지면 무엇이 중국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인가.

▶이제는 ‘제조’보다는 ‘소비’로 성장할 때다. 지난 30년 동안 중국은 빈곤 국가였다. 평균적으로 중국인들이 3켤레의 신발을 보유했다. 이는 미국의 1950년대와 같다. 하지만 지금은 1인당 8켤레의 신발을 갖고 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중국이 급성장한 것이다. 2012년 중국 직장인의 평균 임금이 15% 늘었다. 중국은 현재 소비 붐이 일어나고 있다. 매년 15~18% 상승 중이다. 바로 이러한 소비 시장이 중국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업이 중국을 빠져나가도록 중국 정부가 방치할 것인가.
▶중국 정부는 단순 제조업이 중국을 떠나기를 바라고 있다. 이미 진행 중이지만, 앞으로 경공업 업체들은 우후죽순 중국을 빠져나갈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에 타격이 있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중국에 더 좋은 것이다. 단순 제조업들은 나가고 있지만 고급 전자 제조업체들은 중국에 남아 있다. 노동 생산성도 올라가고 있다. 현재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5%는 내수 소비시장이 담당하고 있다. 중산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중국은 선진국화되고 있다.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에 조언을 해준다면.
▶해주고 싶은 조언은 많지만 두 가지로 압축하겠다. 첫째,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지역에서 론칭을 해야 한다. 그리고는 소비자들 입소문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베이징 또는 상하이에서 시작한다. 가장 번화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다른 지역을 생각조차 안하면 안된다. 중국 대륙은 마치 여러 개의 나라가 합쳐진 연방국가와 같다. 심지어 언어도 가는 곳마다 다르기 때문에 문화나 소비코드도 다르다. ‘테스트 마켓’을 선정하는 게 무의미한 나라다.

둘째, 제대로 된 경영팀을 구성해야 한다. 한국기업이 가장 많이 영입하는 ‘중국통’ 인재는 중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중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한국인, 중국에 유학온 한국인 등이다. 이들은 중국 사람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다. 대부분 한국 사람들끼리 모여 소통하고 중국에서는 외국인으로서 생활하기 때문에 온전히 중국 문화를 이해한다고 할 수 없다. 중국 사람들을 고용하고 이들에게 권한을 주면 훨씬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은 한국 기업들에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중국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에 빠져 있고 한국 스타일을 트렌디하다고 생각한다. 의류부터 먹을거리까지 한국 것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도 한국 브랜드의 의류는 찾아보기 힘들다. 고급화보다는 애매모호한 포지셔닝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삼성, LG, 네파, MCM 등 한국 기업들을 컨설팅하고 있는데 모두에게 고급화 전략을 강조한다.

-당신이 중국을 연구하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
▶나는 1990년대 한국에서 영어 선생으로 일했다. 고향인 중국보다는 한국에 더 관심이 많아 한국에서 살고 있었다. 당시 한 교수가 나같이 젊고 똑똑한 친구는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을 공부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일자리를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그의 조언대로 나는 중국에 와서 차이나 마켓 리서치 그룹을 창립했다. 지금은 애플, 듀폰, 리치몬트 등 포천 500대 기업의 중국 시장 전략을 자문하고 있다.

■ 숀 레인 대표는…

캐나다 맥길대학에서 동아시아학과 경제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중국 경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고 맥길대학 동아시아 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일했다. 중국으로 건너가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China Market Research Group)을 설립했다. 그는 포브스와 비즈니스위크에 리더십과 마케팅, 중국 시장에 대해 칼럼을 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 CNN, CBS 등 글로벌 언론들이 중국 관련 이슈를 다룰 때 그의 의견을 듣는다. 그의 저서 ‘값싼 중국의 종말(The End of Cheap China)’은 파이낸셜타임스 등에서 중국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읽어볼 책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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