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경영학 레슨] 회사 홈피 소비자 불만 글, 즉시 CEO 휴대폰으로

초바니 요구르트의 기적
소비자 요구사항 적극 반영… 2010년 경제위기 이후에도 매년 성장률 100% 넘어

도미노 피자의 교훈
재료로 심한 장난치다 걸려 매출 폭락 최악의 상황 맞아
소비자 불만 생생히 담아 개선 약속하는 광고 캠페인… 신뢰 회복하고 살아남아

최종학서울대 경영대 교수

2009년 미국의 유명 피자 체인인 도미노 피자(Domino’s)의 한 매장에서 직원 둘이 피자 재료로 심한 장난을 친 후 그 재료를 사용해 피자를 만들어 고객에게 주는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단 이틀 만에 1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은 미국인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도미노 미국 본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매출액이 곤두박질했다. 35달러 정도이던 주가가 무려 20달러나 폭락할 정도였다.

사건 발생 3일째 되는 날, 도미노의 CEO 패트릭 도일이 직접 나서서 진지한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사과를 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며, 직원 채용 시 선발 과정과 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2분짜리 영상도 인터넷에 올렸다. 이런 신속한 대응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느 정도 진정될 수 있었으나 한번 떨어진 명성을 원상복귀시키기는 어려웠다.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도일이 다시 나섰다. 그는 ‘피자 턴어라운드(Turnaround)’라는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광고는 기존 광고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배우가 아닌 실제 소비자들이 도미노 피자의 품질에 대해 여러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을 광고에 직접 보여준 것이다. ‘최악의 피자다’, ‘이런 것도 피자냐?’, ‘피자 껍질이 마치 종이를 씹는 것 같다’는 내용 등이다.

이런 불만들이 소개된 후 도일이 광고에 등장한다. 그리고 “변화해야만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There comes a time when you know you’ve got to make a change)”라는 말을 남긴다. 그 후 도미노의 홈페이지 주소가 등장하는 단순한 내용이다. 이 캠페인을 시작하기까지 도미노 피자 내부에서도 엄청나게 반대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도일은 과감하게 ‘이렇게 하는 것만이 우리의 살길’이라고 반대파를 설득한 후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광고가 방영되자 도미노 피자의 홈페이지로 고객들의 엄청난 불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도미노는 후속 광고 시리즈로, 이때 제보된 내용들을 골라 광고에 다시 등장시켰다. 자신의 치부를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꼭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알렸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제품 개발과 서비스 개선에는 모든 직원이 참여했다. 이런 노력이 계속된 결과 소비자들은 도미노의 진정성(authenticity)과 의지를 믿고 다시 도미노 매장으로 돌아왔다. 이는 고객의 불만에 따라 회사의 경영 방침이나 제품을 개선하는 게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다주는지를 보여준 성공적인 위기관리 및 리더십 사례이다.

이처럼 고객의 불만을 귀담아듣고 고객의 소리를 반영하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2007년 요구르트 시장에 뛰어든 초바니(Chobani) 요구르트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체 시장점유율이 15% 정도로, 수십 개의 제품이 경쟁하는 요거트 시장에서 현재 요플레와 다논에 이어 3위이다. 2010년도 이후 성장률은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도 매년 100%가 넘는다. 이 회사를 이끄는 설립자 함디 울루카야(Hamdi Ulukaya)는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가장 중시한다.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소비자의 의견은 모두 그의 휴대전화로 즉시 전달된다. 그는 “소비자의 불만사항이 제기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 우리에게 좋은 기회다”라고까지 얘기한다. 그는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의 불만 제기 내용이 합리적이자, 그 사람을 회사에 특채한 경우까지 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예가 있다. 현대카드 본사 로비에 위치한 카페의 벽면에는 10여 개의 컴퓨터 스크린이 붙어 있다. 이 스크린에는 고객의 메시지가 중계된다. 인터넷이나 콜센터에 접수된 고객들의 불만을 직원들이 카페에서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객을 직접 담당하는 부서가 아니면 고객들이 어떤 불만을 가졌는지를 직원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모두 고객들의 소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이 벽을 만들었다고 한다. 벽의 이름은 고객들이 이렇게 우리 회사의 제품에 대해 불만이 많다는 점에 대해 직원들 모두가 통곡하며 반성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통곡의 벽’이라고 붙였다.

국내 대다수 회사나 정부 부처는 고객이나 소비자가 민원이나 불만을 인터넷에 올리면 지워버리기 바쁘다.쉬쉬하고 숨기려고만 한다. 세상에 계속 숨길 수 있는 게 있을까?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 말이다.현대카드는 숨기고 싶은 비밀을 과감하게 알리는 방법을 택했다. 그래야 회사의 문제점을 직원들이 잘 알게 되고, 그에 따라 개선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실패를 숨기지 않는 문화가 있을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면 바로 그 잘못된 점을 공개해야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잘못된 것을 문책을 두려워해서 다른 조직 구성원들에게 숨긴다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잠시 시간이 흐르면 같은 문제점이 다시 발생할 것이다.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이 남긴 ‘역사를 통해 배우지 못한다면 다시 똑같은 실패를 되풀이할 것이다’라는 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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