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Be Creative! 화제가 되고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 싶은가? 창조적 광고로 승부하라

P&G·폴크스바겐의 교훈 창조적 광고캠페인 꽃피우며 소비자들 뇌리에 브랜드 각인… 주가·매출액 수십%씩 뛰어

창조적 광고의 힘 매체투자 효과 평균 11배… 논리적 메시지 전달하거나 감성적 속삭임보다 훨씬 먹혀

입에 오르내리게 하라 가장 나쁜 건 비슷비슷한 것, 겁나고 불편한 아이디어라도 과감하게 수용하는 용기 필요

▲ 이성복 대표는… 서울대 불문학과와 고려대 언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조선닷컴 편집부국장 등을 지냈다.

# 2008년 칸 라이언스 페스티벌(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칸국제광고제)은 ‘올해의 광고주’로 글로벌 소비재 생산 기업인 P&G를 선정했다. 당시 P&G는 글로벌 마케팅 이사 짐 스텐젤(Stengel)의 주도로 광고 캠페인의 ‘창조성(Creativity)’이 최절정기를 맞고 있었다. P&G는 한 해 전인 2007년 칸 라이언스에서도 상 14개를 휩쓸었다. 이때 ‘창조적(Creative)’이었던 것은 광고만이 아니다. 상품 디자인과 R&D 분야 등 모든 면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었다. 이때 P&G는 경영 면에서도 경이로운 성적을 냈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매출은 430억달러에서 830억달러로, 매출이 10억달러 이상인 브랜드는 9개에서 25개로, 주당 이익은 4배로 올랐다. 주가 역시 역대 최고(74.67달러·2007년 12월 12일)로 치솟았다.

# 2009년 칸 라이언스에서 ‘올해의 광고주’로 뽑힌 폴크스바겐. 창조적 캠페인을 왕성히 펼친 덕분에 이 기업 주가는 2007년 74%, 2008년 89% 정도 각각 상승했다. 폴크스바겐의 연간 평균 주가 상승률은 2000년대 들어 이미 46%로 평균 수준을 월등히 뛰어넘고 있었다. 하지만 창조성이 전성기를 맞은 시기에는 평균 82%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16% 떨어진 것에 비교하면 이 실적이 얼마나 뛰어난 것인지는 명백하다. 우연의 일치일까? 폴크스바겐은 2008년 한 해에만 칸 라이언스와 클리오 등 광고 페스티벌에서 상을 15개 받았다.

마케팅에서 ‘창조성’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기발한 광고와 창조적인 광고는 ‘광고쟁이’들끼리나 통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간주됐다. 광고 대행사들은 칸 라이언스에서 받은 사자(獅子) 트로피를 치켜들고 광고주를 찾아갔다. 자기들이 만든 캠페인의 성과를 자랑스레 보여주려 했다. 하지만 광고주들은 무관심했다. ‘탁월한 광고는 기업 성장과는 별 관련이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는 한국만이 아닌 세계 공통의 현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창조적인 캠페인이 기업과 브랜드의 성장을 도와준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 ‘창조적 광고’ 3제(題) 1 스위스 유명 시계 브랜드 스와치의 ‘모기’. 시계줄이 너무 투명하고 얇아서 모기도 그만 피부인줄 알고 달려든다는 주제이다. 2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머리(Head)’. 이 게임을 하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기계적·문명적 상상력이 다 들어있음을 비주얼로 보여준다. 3 청바지 메이커인 디젤의 ‘지구온난화 대비(global warming ready)’ 캠페인. 지구온난화로 이탈리아 도시 베네치아가 가라앉고 산 마르코 광장에 비둘기 대신 열대 조류가 날아오는 모습. 그래도 디젤의 화려한 패션은 살아있다는 콘셉트다.

‘우리 브랜드’에 대해 떠들게 하라

광고에서 꾸준히 ‘위대한 창조성’을 일궈온 기업들은 주가가 오르며, 월등한 실적을 내고, 재정적으로도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캠페인으로 조직 내부와 소비자 인식을 바꿔놓은 독일 아디다스이다. 인터넷용 단편 영화로 대히트를 친 BMW, 벤츠의 스마트카 디자인을 선보이며 ‘모기·자살·스쿠버컬렉션’ 등으로 잇따라 광고제에서 상을 탄 스와치(Swatch)도 그렇다. 이들은 하나같이 탁월한 경영 성과를 보인 시기에 특출한 창조성 캠페인이 함께 꽃피웠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건과 피터 필드 등 광고 전문가들은 1994년부터 2011년까지 광고제에서 상을 받은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의 매체 투자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상을 받은 브랜드는 상을 못 받은 브랜드에 비해 평균 11배 정도 매체 투자 효과가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임스 허먼(Hurman·2011년 칸 라이언스 크리에이티브 심사위원)은 “창조적이지 못한 광고로 매우 창조적인 광고(광고제 수상작)와 동일한 효과를 내려면 매체 비용을 11배 써야 한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기업과 경영인들은 창조적인 광고 캠페인의 가치를 새롭게 조망하고 있다. 아디다스의 에리히 슈타밍거 회장, 폴크스바겐의 CEO 마틴 빈터콘, 나이키의 설립자 필 나이트 회장이 이런 ‘창조성’ 예찬론자이다. 스텐젤 P&G 이사는 마케팅 업계가 창조성을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둔 것을 빗대 “광고 업계가 암흑시대를 지나 계몽 시대를 맞았다”고 했다.

창조성이 한층 더 주목받는 이유는 더 있다. 현대 기업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명성(Reputation)’을 얻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영국광고인협회(IPA)의 연구에서 드러난다. IPA가 마케팅 사례 880건을 분석한 결과, 창조성을 강조해 명성을 얻은 브랜드는 논리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감성적인 속삭임을 내세운 브랜드에 비해 월등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광고 캠페인은 매출·시장점유율·영업이익 등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지수 면에서도 다른 캠페인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한마디로 지금은 창조성을 통한 명성 마케팅이 필수 전략이 된 것이다.

광고와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도 창조적인 ‘명성 캠페인’이 필요한 이유다. 시장조사 업체인 ‘포리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2002년 ‘광고가 신제품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응답한 소비자는 전체의 78%였다. 4년 후인 2006년 이 비율은 52%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에 ‘광고는 대개 진실을 말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13%에서 6%로 하락했다.

반면 사회적 평판이나 명성에 대한 신뢰도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여러 시장조사 업체에서 실시한 매체 신뢰도 조사를 종합해 보면, ‘동료나 친구에게 들은 말을 믿는다’는 비율은 50~80%에 이른다. 과거 소비자가 주로 광고가 쏟아내는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을 썼다면, 오늘날에는 대화하는 데 시간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지금은 ‘관심 경제(attention economy)’에서 ‘대화 경제(conversation economy)’로 이행하는 시기”라고 분석했다.

관심이 퍼져나가는 속도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발달과 인터넷 검색 엔진의 성능 향상으로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인터넷에서 광고 캠페인이 공개된 후, 이를 칭송하거나 비꼬는 내용의 기사와 댓글이 올라오는 데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겁나고 불편한 아이디어에 관심을

그렇다면 ‘창조성’이란 단어로 상징되는 창조적인 캠페인은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마케팅 컨설팅 전문 기업인 얀켈로비치(Yankelovich)연구소는 도시인의 상업적 메시지 노출과 반응에 대해 분석했다. 도시인들은 상업적 메시지에 하루 평균 3000건 노출되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30건, 즉 1%에 그친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의 추가 연구에 따르면, 이 30건 중 어떤 인상을 남기는 것은 12건에 불과했다. 비슷비슷한 광고로는 소비자의 기억을 잡을 수 없기에 창조성이 강력한 캠페인이 필요한 것이다.

‘창조성’ 넘치는 광고 캠페인은 크게 네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독창성이다. 미국 미시간대학 피터 실링스버그(Shillingsburg) 교수는 “창조성은 뭐가 되든 간에 그 어떤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했다. BMW 미니(MINI) CEO인 짐 맥도웰은 “(독창적이 되려면) 전에 봤던 것에 조금 더하는 게 아니라,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진정 큰 발걸음을 디뎌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광고회사 ‘와이덴+케니디’의 토니 데이비드슨 제작국장은 “위대한 작품은 전례가 없었다는 이유로 불편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고 했다.

둘째, 설득력이다. 강력한 창조성은 광고에 엄청난 설득력을 실어준다. 하루 3000건씩 쏟아지는 다른 메시지와 구분돼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다. 빌 베른바흐(Bernbach·DDB 설립자)는 “(메시지를) 듣지 않는 사람에겐 물건을 팔 수 없다”고 했다. 창조성은 소비자 마음속에 있는 의심의 장벽을 허물어준다. 인식의 면역체계를 깨고 생각 깊은 곳으로 침투해 광고를 믿게 만들고, 그 믿음대로 행동하게 해 준다.

셋째, 참여(Engagement)다. 내용을 분명히 전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람들이 광고 캠페인에 참여하게 한다. 광고 캠페인을 흉내 내고 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이를 즐거워하는 것이다. 광고 대행사인 ‘사치&사치 런던’의 리처드 헌팅턴 전략기획 이사는 이런 참여 요소(Care Factor)를 ‘흥미로움’이라고 표현했다.

마지막은 구전(口傳) 효과다. 미국의 청소용품 브랜드 메소드(Method)는 환경에 무해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회사는 ‘사람이 마셔도 될 만큼 독성이 없는 변기 청소 세제’를 목표로 한다. 이 목표를 설명하기 위해 이 회사 대표 에릭 라이언(Ryan)은 변기 세제 ‘릴 볼 블루(Lil’ Bowl Blue)’를 기자 회견장에서 실제로 마셔버렸다. 이를 통해 메소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브랜드가 됐으며,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 급속도로 성장한 기업 중 하나가 됐다. 피터 필드는 명성 마케팅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단순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과는 다른 말이다. 명성을 높이려면 ‘파장을 일으키는’ 브랜드가 돼야 한다.”

즉, 목표로 하는 소비자에게 강렬한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는 창조성을 내려면, 마케터 스스로가 무섭고 불편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창적인 캠페인에 기업 역량을 집중하면 소비자들은 이 광고가 보여주는 관점에 집중한다. 제품이 이전과 똑같은 기능을 가졌다고 할지라도, 그 브랜드가 더 대단해지고 더 거대해졌다는 인식을 가지고 구매에 나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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