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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 하나가 내 눈길을 끌었다. 기사 제목은 “Who’s Your Office Mom?”. 누가 당신의 오피스맘인가?

그리고 그 아래에 실린 오피스맘의 정의는 (대충) 이렇다. 1. 당신의 생일을 기억하는 동료. 컵케익을 가져오고 ‘해피버스데이’를 가장 크게 불러주는 사람. 휴지와 밴드에이드를 상비하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 2. 마치 엄마같고 터프하게 챙겨주는 나이많은 동료. (하지만 진짜 엄마와 달리 당신은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3. 당신이 관심을 받으면 더 열심히 일하고 분발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멘토. (한글판WSJ 기사링크)

즉, 한국식으로 이야기하면 직장에서 동료들을 챙겨주고 도닥여주는 푸근한 왕언니 이야기다. 나는 이 기사 제목을 보자마자 전에 라이코스에서 같이 일하던 HR디렉터 다이애나를 떠올렸다.

거의 환갑이 다 된 나이지만 그녀는 약 60여명의 라이코스직원들을 정말 잘 챙겨주었다. (나는 그녀의 나이를 전혀 몰랐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야 내 생각보다 10년은 더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우선 전 직원의 생일을 다 챙겼다. 매달 말이면 다음달 직원들의 한달치 생일축하카드를 사와서 나를 비롯한 임원진의 생일축하사인을 챙겨갔다. 그리고 생일 당일날 아침 일찍 해당 직원의 책상위에 축하카드를 놓아두었다. 생일날 자동으로 날아가는 이메일보다는 이런 것이 휠씬더 효과가 있다.

발렌타인데이라든지, 세인트패트릭스데이, 할로윈 등 뭐든지 기념할 만한 날이 있으면 다이애나는 미리 초콜릿이라든지 도넛 등을 준비해서 아침일찍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내놓았다.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다.

피자런치를 한다든지 금요일오후에 맥주파티를 한다든지 하고 싶을때 그런 아이디어만 다이애나에게 이야기하면  열성적으로 준비하고 홍보해주었다. 비빔밥유랑단이 라이코스에 찾아오고 싶다고 했을 때도 다이애나에게 이야기하자 “그거 좋은 생각이다!”라고 일사천리로 준비해줘서 너무 고마왔다. (참조 : 라이코스를 방문한 비빔밥 유랑단)

푸근한 아줌마의 이미지라서 직원누구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다이애나에게 가서 상담을 했다. 아무리 CEO나 임원에게 와서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해도 (어려워서) 안오는 직원들이 그녀에게는 편하게 가서 이야기하는 것이 신기했다. 직원들은 보스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아니면 부당한 일을 시켰거나,  동료에게 문제가 있거나,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거나 할때 그녀에게 가서 털어놓고 이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다이애나는 회사내부를 살피며 누가 표정이 좋지 않거나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으면 먼저 다가가 안부를 체크한다. 덕분에 다이애나는 회사안의 사정에 대해서 항상 휜하다.

사정상 수술을 받게 된 어떤 젊은 직원의 경우 부모대신 병원에 데려가서 거의 엄마처럼 보호자역할을 해준 경우도 있다. 성전환수술을 한 한 직원에 대해서 우리가 차별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모두들 그 사실을 모른척 해달라고 회의시간에 당부를 하던 것도 기억난다. 다이애나는 “사람을 일로서 평가를 해야지 다른 업무외적인 것으로 사람을 평가하면 안된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물렁물렁하게 좋은게 좋은 식으로 일은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녀만의 룰이 있다. 어떤 팀장이나 직원이 문제가 있으면 일찌감치 파악해서 당사자나 그 상관과 상담을 해서 개선방법을 조언한다. 그리고 CEO인 내게도 이런 문제가 있다고 보고한다. 항상 내가 듣지 좋은 말만 하는 것은 아니다. 불편한 이야기도 (기분 나쁘지 않게) 하는 기술이 있다. 나의 리더쉽에 대해서도 좋은 조언을 해주었다.

문제가 있는 직원에게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이고 그것을 고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정확히 피드백을 준다.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일수록 그렇게 피드백을 줘도 자신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반발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에도 다이애나는 뭐가 문제인 것 같다고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정확히 피드백을 주는 편이었다.

조직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직원의 경우는 다이애나는 보통은 한달간의 말미를 준다. 뭐가 문제인지 피드백을 준뒤 한달뒤에 문제가 호전이 됐는지 다시 평가해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상황이 호전이 안되면 냉정하게 해고하는 것이 좋겠다고 내게 보고한다. 그리고 해고로 결정이 되면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다. (워낙 많이 해봐서 베테랑이다.)

이런 식으로 내보낸 직원도 꽤 된다. 하지만 나중에 비교적 잡음이 없는 것은 다이애나가 편파적이 아니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녀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을 챙기는 것을 좋아하는 기본적인 품성과 함께 오랜 HR매니저생활을 통한 경험 덕분이다.  기본적으로 정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참고: 다이애나의 북마크-이상적인 인재의 조건)

어쨌든 이런 다이애나와 같은 ‘오피스맘’의 존재가 회사의 푸근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는 절대적이다. 이런 직원이 직접적인 생산성에의 기여는 적더라도 회사전체 직원들에 대한 간접적인 동기부여에의 기여는 엄청나다. 모든 직원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고 의지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없으면 회사를 떠나는 인재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이런 오피스맘은 CEO가 꼭 챙겨야 한다.

어쨌든 이 기사를 보고 보스턴의 다이애나에게 기사링크를 메일로 보냈다. 그러자 날라온 답장.

“A-hothis is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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