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배운다 `겐조의 부활` 이끈 에리크 마샬 겐조 인터내셔널 CEO

[Hello CEO] `겐조의 부활` 이끈 에리크 마샬 겐조 인터내셔널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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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디자이너에 마케팅 전문가 기용…트렌드를 재창조하라
 
다카다 겐조는 일본이 배출한 세계적
디자이너다. 그가 197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연상시키는 꽃과 나비 문양이 들어간 의상을 발표하자마자 `겐조`
부티크에는 패션 리더들로 넘쳐났다. 유럽 스타일 오트퀴트르(고급맞춤복) 의상들이 활개를 치고 있던 당시에 동양적인 모티브만으로 승부를 건 그의
모험은 대성공이었다. 그가 발표한 소매에서 몸판이 이어진 `기모노 슬리브(소매)`는 패션 용어 사전에 등재될 정도였고, 서구인 눈에 낯설기만한
꽃과 새 등 이색적 문양과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한 의상들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다카다 겐조를 파리 최고 디자이너 반열에 오르게 했다.
70년대를 넘어 80~9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던 겐조는 60세가 되던 1999년 “30년 동안 일한 것으로 충분하다”며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겐조` 브랜드를 사들인 LVMH(루이비통ㆍ모에헤네시)그룹은 다카다 겐조 후임으로 질 로지에, 안토니오 마라스 등을 새로운 디자이너로 발탁하면서
브랜드 명성을 이어가고자 했다. 하지만 결과는 역부족이었다. 다카다 겐조가 떠난 `겐조`는 전 세계적으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고,
30년 명성은 계속 뒷걸음쳤다. 겐조 없는 `겐조`에 지난 10여 년은 암흑사라 할 수 있다.

2013년 현재 `겐조`는 파리에서
가장 핫(hot)한 브랜드다. 유행을 선도하는 파리 마레지구와 에티엔 마르셀 거리에는 `겐조`를 입은 청년들이 활보하고 있다. 지금 파리
청년들에겐 겐조를 입는 것이 곧 패션을 입은 것이 되어 버렸다. 르피가로 등 프랑스 유력 매체들은 `겐조의 부활` `제2 전성기 맞은 겐조`
`패션계 겐조 돌풍`이라며 달라진 겐조에 대해 연일 다루고 있다. 불과 2년여 동안 `겐조`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늙어만
가던 `겐조`가 달라진 것은 2011년 1월 에리크 마샬(Eric Marechalle) 대표가 LVMH그룹 내 `겐조`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하면서부터다. 프랑스 유명 아동복인 `카티미니` 대표를 맡고 있던 그가 하이(high) 패션 브랜드인 `겐조`를
맡는다는 것 자체가 업계 이슈였다. 업종은 달랐지만 마샬 대표는 `카티미니`에 있으면서 5년간 매출을 3배로 키운 실력자라 과연 그가 이끄는
`겐조`가 회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던 것.

침몰하는 겐조 호(虎)를 맡은 마샬 선장은 배를 완전히 180도 돌려버렸다. 그는
브랜드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는 디자이너 자리를 디자이너가 아닌 뉴욕 마케터 출신들에게 맡기는 파격을 단행했다. `겐조` 디자인을 맡게 된
주인공들은 뉴욕 유명 편집숍 겸 브랜드인 `오프닝 세리머니`를 운영하는 움베르토 레온과 캐럴 림이다. 미국 UC버클리 동창 사이인 이들은
정식으로 패션을 공부하진 않았지만 이 시대 패션 트렌드를 명확하게 간파하고 소비자가 좋아하는 아이템을 정확히 읽어낼 줄 아는 리테일러들이다.

매출 승부사인 마샬 대표 생각은 적중했다. 2012년 두 리테일러 출신이 만든 `겐조`가 세상에 소개되고 나면서 전 세계에 걸쳐
겐조 비즈니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봄 소개된 아이코닉 아이템인 타이거 니트, 타이거 스웨터, 타이거 티셔츠 그리고 컬래버레이션(협업)
아이템인 반스 스니커, 뉴에라 모자 등은 매장에 나오자마자 이미 전 세계적으로 품절되는 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CEO가 된 에리크 마샬 `겐조`인터내셔널 대표를 매일경제가 최근 서울 신사동 한 갤러리에서 단독으로 만나 인터뷰했다.

겐조 2013 S/S 컬렉션

-한국을 방문한 목적이 무엇인가. 한국에 `겐조`가
소개된 지 10년 넘었는데 그동안 비즈니스를 전개한 상황과 현재는 어떠한지.

▶`겐조`에 합류하면서 매 시즌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을 방문하고 있다. `겐조`에 아시아에서 한국은 무척 중요한 나라다. 이번에 방문한 이유는 최근 한국에 신규 매장 4개를 오픈했기
때문이다. 갤러리아백화점, 현대백화점 무역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부산센터점 등이다. 두 달 동안 4개 매장을 내는 건
이례적인이다. `겐조`에 대한 소비자 성원과 관심이 뜨거운 한국을 방문해 둘러보고 담당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왔다.

한국 내
`겐조` 비즈니스는 지난 23년 동안 웨어펀 인터내셔널에서 독점 수입권을 갖고 전개해왔다. 겐조 전성기인 80~90년대에는 호황을 누렸지만
다카다 겐조 은퇴 후 부진했던 10여 년 동안에도 한국 비즈니스를 잘 이끌어줘 고맙게 생각한다.

-2011년 LVMH그룹에
합류하기 전 어떤 브랜드에서 어떤 일들을 했나.

▶주로 아동복 회사에서 일했다. 자니에르그룹과 장 부르케 등 회사에서 일하다가
2006년부터 `카티미니` 아동복 회사를 맡게 됐다. `카티미니` 아동복을 할 때 나 스스로 “내 일은 잠자는 공주를 깨우는 것”이라고
되뇌었다. 여기서 잠자는 공주는 시장이다. 잠재력은 있지만 잠들어 있는 시장을 깨우기 위해 다각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했다. 내가 회사를
맡은 5년 동안 매출과 이익을 3배 이상 끌어올렸다.

-`겐조` 브랜드 수석 디자이너 자리에 리테일러 출신을 기용했다는 것은
파격적인 인사가 아닐 수 없다. 어떤 이유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움베르토 레온과 캐럴 림을 선택했는가.

▶겐조는 겐조만의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가 결합된 특별한 DNA를 가진 브랜드다. 겐조는 이러한 브랜드에 대한 특별함을 이해하고 부각시킬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다.
이런 의미에서 움베르토 레온과 캐럴 림은 적임자들이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인 그들은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무엇보다 아시아 DNA를
갖고 있는 `겐조` 브랜드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차원으로 겐조를 발전시킬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내 생각이 맞았다.

-한국시장에 대한 전략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만이 가진 특별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류를 포함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뜨겁다. 프랑스에서도 싸이 강남스타일이 크게 화제를 일으켰고 분명히 한국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또한 한국은 이제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이끄는 나라 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 잡았고 특히 한국 연예인이나 여러 유명
인사 스타일들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크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한국시장에 대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많은 참고 사항이
된다.

또한 겐조가 현재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서 매장을 아무곳에나 열지 않을 것이다. 브랜드에 가장 적합한 장소를 찾고 브랜드
가치에 대한 이해가 제일 높은 고객들이 있는 곳에 매장을 여는 전략을 펼 것이다.

-겐조는 웨어펀과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에
전개하고 있다. 어떠한 시너지가 있으며 앞으로 관계는.

▶한국 내 `겐조` 독점 수입업체인 웨어펀은 무엇보다 한국시장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회사다. 권기찬 웨어펀 회장이 한국에서 처음 수입명품 유통을 시작하면서 `겐조`를 지금까지 이끌어온 데 대한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있다. 웨어펀과 겐조는 신뢰와 오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국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겐조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개해야 할 전략 등에
대한 의견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다. 비즈니스에 서로 도움이 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항상 가깝게 소통하고 있다.

-젊은
고객에게 어필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반면 기존 `겐조`를 아끼던 소비자층은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여기에 대한 의견은.

▶겐조가 젊고 새로운 고객층에게 어필한다고 해서 `겐조`가 가진 역사와 명성을 모두 버린다는 건 아니다. 겐조가 오랫동안 지녔던
특징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디자이너 영입,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등 작업을 통해 젊고 혁신적인 브랜드로 진화하는 것이다.

-향후 `겐조` 비즈니스와 관련해 목표는.

▶앞으로 5년 내에 `겐조` 글로벌 매출을 2배 이상으로 키우겠다.
상당히 현실적이고 긍정적인 신호들이 여러 국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 He is…

에리크 마샬은 프랑스 파리
태생이다. 파리대학에서 국제 상업 관련 분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유아동복업체인 `C&A` 스토어 디렉터로 일을 시작했다.
2000년 자니에르그룹에서 일했고, 2002년 장 부르케 대표로 활동했다. 2006년 프랑스 유명 아동복업체인 카티미니를
맡아 5년 내에 매출과 이익을 3배로 키워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1년 1월부터 LVMH그룹 내 `겐조` 브랜드 인터내셔널 CEO로
영입되었고, 전 세계 `겐조`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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