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경영진은 이를 악물고 솔직해야… 함량미달 직원엔 낙제점 줘라”

‘링크드인’과 함께 하는 명사 특강 – 잭 웰치 前 GE회장
친절한 상사로 남지 말라 – 제 역할 못하는 직원에도 업무평가 땐 후한 점수 줘
결국엔 당사자 미래에도 나쁜 영향 미치게 돼
리더의 책무 ‘솔직함’ – 부하 평가 솔직 못하면 고객 요구사항 계속 늘고
경쟁사가 시장 점령하고 결국은 조직이 망가진다

잭 웰치 前 GE회장 이미지

요즘 기업들이 가장 숨기고 싶어하는 비밀은 뭘까. ‘과도한 보너스’, ‘관료주의’, ‘잘못된 전략’ 등을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바로 ‘솔직함의 부재’다. 이는 기업이 번창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다.

뻔한 대답 같지만 그 폐해는 실로 엄청나다. 철저할 만큼 솔직하고 진실한 대화가 없다면 부하 직원들은 자신이 주요 의사 결정에서 제외됐다고 생각한다(실제로도 제외된 것이 맞는다). 정직하지 못한 정보에 노출된 직원이 그 정보를 토대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모두가 같은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심지어 있는 정보도 섣불리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의사 결정은 느려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개방된 공간에서 아이디어를 활발히 논의하지 않고 음지에서 자기들끼리만 쑥덕이게 된다.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을 재차 확인, 재확인하느라 재원을 낭비하고 비용은 높아져 간다. 가장 위험한 것은, 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자신의 퍼포먼스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자기 위치가 어딘지 헷갈리게 된다.

기업에서 솔직함의 부재에는 법적, 문화적 요인들이 있다. 그러나 솔직함을 가로막는 기업 관행, 규칙, 규범의 영향력에 대해선 분명 우리가 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여러 경영 서적은 솔직함의 부재에 대해 언급한다. 이런 책들을 보면 직원들로 하여금 서로에게 보다 엄격해지고, 상사에게 직언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곧 솔직한 회사를 만드는 열쇠다. 고위 임원들도 부하들이 편안하게 마음에 있는 말을 하고, 기존 관행에 이견을 제기하라고 권장한다.

그런데 왜 이 지경이 됐는가? 당신의 상사와 고위 임원들이 하라고 하는 일을 정작 하려면 왜 큰 맘 먹고 용기를 내야 하나?

이러한 모순을 설명하고자 한다. 경영진은 항상 “솔직하게 의견을 표출하라”고 하지만, 사실 진짜 원하는 것은 부하가 자신들 말에 동의하고 군말 없이 따라주는 것이다. 또 당신의 상사가 매사 건설적인 제안조차 개인적인 공격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일 경우에도 비슷한 딜레마에 빠질 것이다. 이런 경우에 당신에게 선택권은 별로 없고, 그나마 있는 선택도 리스크가 클 것이다.

그러나 솔직해서 피해를 보는 경우 중엔 경영진이 솔직함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기업의 정책과 관행과 인센티브가 의도치 않게도 솔직함에 불리하게 설계돼 있는 경우도 많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은 매년 기업들이 실시하는 직원 평가에서
잭 웰치 전 GE 회장은 매년 기업들이 실시하는 직원 평가에서 “직원 한명 한명을 이를 악물고 철저하게 평가하라”고 조언한다. 못하는 것은 못한다고 솔직하게 말해줘야만 직원들도 반성하고 발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웰치는 솔직한 평가가 없으면 기업은 거짓과 오해 위에 사상누각을 쌓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회사에서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수행 능력 평가조사를 예로 들어 보자. 회사는 대부분 사원에게 최상위 2개 등급 중 하나를 준다. 실상은 제 몫을 제대로 못하는 직원들에게마저 대체로 ‘잘함’ 평가를 주는 편이다.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한 지적도 적당히 좋은 말로 넘어간다. 승진 경쟁에서 밀린 사원에겐 “사내(社內) 정치 때문”이라고 핑곗거릴 마련해 주거나, “근소한 차이로 아깝게 탈락했다”고 위로해 준다. 누구나 부하 사원들에게 친절한 상사로 남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가 매사에 동등한 실력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대부분 관리자는 부하 중 일부가 제 몫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중요한 고객이 방문했을 때 제 몫 못하는 직원에게 그 고객을 상대하라고 할 수 있을까? 완벽하게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있는데 함량 미달 직원에게 일을 맡길 수 있을까? 승진 자리가 몇 개 없는데 능력 떨어지는 사람을 승진시켜 줄 수 있을까? 아마 못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직원들조차 평가에서 대부분 괜찮은 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들도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그 직원은 조금씩 죽어가는 셈이다.

그리고 언젠가 진실을 알게 될 때쯤엔 연차가 너무 높아 이직하기도 쉽지 않다. 당신은 지금 스스로 나이스한 상사라고 만족해하겠지만, 직원들에게 솔직하지 못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가장 잔혹한 일인 셈이다. 직원들의 커리어를 망쳐 놓는 짓이다.

업무 평가는 솔직해져야 한다. 부하 직원들 기분 좋으라고 하는 게 아니다. 차라리 그들이 아직 젊고 다른 직장을 찾을 만한 자신감이 있을 때 현 직장에서의 위치를 솔직히 알려주는 편이 낫다.

“회사를 위해서” 후한 평가를 뿌리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하지도 말라. 지금 제 몫을 못하는 부하들보다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솔직해지자. 관리자인 당신은 스스로 위안을 찾기 위해 직원 평가에 후한 점수를 뿌리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를 해고하는 결정은 항상 어렵다. 결정에 앞서 잠을 못 이루고 밥이 안 넘어가야 정상이다. 몇 번을 해도 절대 익숙해지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해야 한다. 업무의 한 부분이다. 조직 전체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리더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 당신이 ‘나이스’한 동안 고객의 요구 사항은 매년 늘어날 것이고, 경쟁사는 품질을 높여갈 것이다. 경쟁사가 시장을 점령하고 모든 고객을 빼앗아간 후엔 훨씬 더 많은 직원이 해고될지도 모른다. 당신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솔직함은 조직 전체의 경쟁력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솔직함이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분위기가 됐지만, 기업들은 솔직함을 장려하고, 보상하고, 조직의 문화 자체로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왜냐하면 솔직함이 없는 기업은 ‘아이디어 자본’과 값진 정보를 잃기 때문이다. 부서마다 제 몫을 못하는 저성과자로 가득할 것이고, 이들이 다른 곳에서 잘할 수 있는 가능성마저 차단될 것이다. 최악인 것은, 회사가 스스로 만들어낸 거짓과 날조 위에서 비즈니스를 지속한다는 것이다. 사상누각의 조직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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