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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는 실패할 확률 높아…필요 역량 키우고 빌려오는 `빌드` `바로` 전략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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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은 1978년 자기공명장치(MRI) 선도기업이었던
테크니케어(Technicare)를 인수했다. 테크니케어가 보유한 특허와 연구개발 인력을 활용하면 MRI 시장을 장악할 수 있겠다는 계산을 했다.
그러나 인수ㆍ합병(M&A) 자체에만 집착했을 뿐 테크니케어를 어떻게 잘 통합할지에 대한 전략은 부재했다. 테크니케어의 핵심 과학자와
임원을 붙들어 MRI 개발에 집중했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지멘스와 GE의 공격 앞에서 테크니케어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결국
존슨앤드존슨은 수억 달러를 투자한 테크니케어를 1986년 헐값에 되팔고 말았다.

# MRI 분야에서 존슨앤드존슨을
무너뜨린 GE의 전략은 사뭇 달랐다. 존슨앤드존슨이 M&A를 통해 외부 기업을 매수하는 `바이(buy)` 전략을 쓴 것과 달리 GE는
내부 역량을 쌓는 `빌드(Build)` 전략에 초점을 맞추었다. GE헬스케어의 일본 내 자회사인 GE 요카가와 메디컬시스템이 대표적인 예다. 이
회사 연구자들은 내부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해 모바일 MRI 개발을 시도했다. 이를 위해 본사 지침을 어기고 일부 예산을
전용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GE 본사는 이들을 문책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요한 혁신을 이뤘다고 칭찬하며 연구를 더욱 권장했다. 결국 모바일
MRI는 GE의 주요 생산품이 되었고 경쟁자인 디아소닉스(Diasonics)를 시장에서 몰아냈다.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활발한 M&A를 통해 덩치를 불리는 기업을 연상하기 쉽다. 내부 역량을 기르면서 내실을 다지는 기업이나 타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기업들보다는 M&A에 돌입하는 기업이 훨씬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고 주가도 많이 움직인다.

그러나
M&A는 실패 위험이 매우 높다. 옛 대우그룹과 웅진 STX 등은 무리한 M&A로 외형 불리기에 나섰으나 결국 인수 기업에 발목이
잡혀 그룹 전체를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로렌스 카프론(Laurence Capron)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교수는
“기업이 성장에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는 방법으로 인수ㆍ합병 같은 `바이` 전략에 집중하지 말고 다른 대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원
조달 상황 등의 변수를 고려해 내부 역량을 키우는 `빌드` 전략, 제휴나 라이선스 등을 통해 외부의 역량을 빌려오는 `바로(Borrow)` 전략
등도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카프론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 MBA팀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커 나가기 위해서는 M&A보다
빌드 또는 바로 방식이 훨씬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며 “과거의 성장 전략에 집착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성장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기업들이 결국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갖는다”고 밝혔다. 다음은 카프론 교수와의 일문일답.

 기사의 1번째 이미지
-빌드, 바로, 바이 등 3가지 전략을 간단히 설명해달라.

▶기업의 성장을 위한 여러 옵션을
세 개의 카테고리로 묶은 것이다. 빌드는 기업이 필요한 역량을 내부에서 키우는 것이다. 바로는 다른 기업으로부터 자신들의 원하는 역량을 빌려오는
것이다. 바이는 아예 그 역량을 사들이는 전략이다.

문제는 많은 기업이 하나의 성장 전략에만 특화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똑같은 결정을 되풀이하고 최적의 결정을 못 내리게 된다. M&A를 통해 덩치를 키운 기업은 내적 역량은 무시하곤 한다. 반면 빌드에
지나치게 집중한 기업은 외부 역량을 활용하는 데 실패한다. 과거 일부 대형 제약회사들이 그랬다. R&D 역량을 내부에서만 키우려고 했다.
그 결과 내부 혁신에만 의존하게 돼 신약 개발이 늦어졌다.

-기업의 역량을 키우는 수단 중 M&A를 최후의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다. 그러나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성공 가능성이 낮은 M&A에 몰두한다.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대부분의 M&A는 전략으로 포장하기 쉽다. CEO들도 자신들의 전략은 M&A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M&A는 전략이 아니라
전략의 수단일 뿐이다.

또한 M&A는 성장 소스를 찾는 쉽고 간편한 길처럼 보인다. 쇠퇴하거나 이미 성숙해 성장의 여지가
없는 시장 상황에 위협을 받으면 CEO들은 성장을 갈구하게 된다. 성장에 대한 열정과 압박의 강도가 강해진다. 어떤 비용이라도 감수하고 성장
동력을 찾고 싶어한다. 이럴 때 M&A의 유혹에 쉽게 빠져든다.

기업들 중 상당수가 이미 M&A를 위한 프로세스를
구축해 놓았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과거 M&A의 성공 경험을 통해 구축한 기업 문화 또는 인력 배치의 프로세스가 새로운
M&A에서도 성공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오인한다. 결국 기업들은 자신들이 구축한 프로세스의 덫에 걸리는 셈이다.

-CEO들도 내부 역량을 키우는 빌드(Build) 전략을 펼치고 싶다고 말한다. 기존 인력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기존 내부 직원의 진정한 가치부터 제대로 평가해야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가치 평가에 실패하는 기업이 많다.

▶옳은 지적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내부 자원을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문제다. 내부 역량을 강화해서 기업에 필요한
자원을 얻으려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전통적인 종이 신문과 온라인 신문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자.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대부분의 종이 신문사들은 내부 역량을 활용해 온라인 뉴스 분야에 진출하려고 했다. 그 결과는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종이 신문에서
일하던 사람이 온라인 뉴스와 종이 신문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온라인 뉴스라는 새로운 환경을 제대로 겪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과대 평가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외부에서 온 사람이 더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 온라인 뉴스와 종이 신문의
차이를 제대로 평가ㆍ진단하기 위해선 새로운 환경에서 온 사람들 위주로 팀을 짜서 일을 시작해야 한다. 이들이 내부 직원의 진정한 역량을 평가해
말해줄 수 있다. 팀 내에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에서 영입한 직원(외부 자원)이 내부 직원들(내부 자원)보다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내부 직원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외부 자원과 내부 자원 간의 격차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조직 내부의 사회적 관성과 저항의 문제다. 특히 전통적인 산업에서 성장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그렇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다시 한번 종이 신문의 예를 들자. 이제는 신문이 온라인으로 배포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통적인 저널리스트는 온라인 기사를 안 쓰려고 했다. 종이 신문보다 급이 낮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저널리스트들은 온라인 기사를 못 쓰는 게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으로 가는 데 저항했을 뿐이다. 결국 내부 자원과 외부 자원 사이의 격차를 제대로
평가하고 내부 자원을 육성하는 것은 조직 안의 관성을 진단하고 극복하는 문제다.

-바로(Borrow)는 흥미로운 방법이다. 애플
아이폰은 구글로부터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빌려왔다. 어떠한 기업이 제휴나 라이선스 계약 등과 같은 바로를 잘하고 있나. 또 못한 기업은 어디인가.

▶제약산업에서는 머크(Merck)가 바로를 잘한 기업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머크는 라이선스 계약, 제휴 등과 같은 바로
전략에 뛰어들었다. 반면 다른 제약사들은 내부 개발에만 의존했고 결국 어려움을 겪었다. 쉐링(Schering)처럼 머크에 인수되기도 했다.
IT분야에서는 애플이 모범 사례다. (수많은 파트너들이 애플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하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파트너들과 커다란 생태계를
구축했다. 반면 RIM은 14년 동안 내부 역량에만 의존해 블랙베리를 개발했다. 파트너십이나 M&A도 없었다. RIM이 스타트업 기업들과
함께 생태계를 구축하기 시작한 지는 겨우 3년인데 이미 늦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하나의
성장 전략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내부 역량 개발, 제휴, 인수 등 다양한 성장 전략을 적절히 조합해 구사하는 회사가 훨씬 성과가 좋다는 것이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CEO들은 타 기업과의 제휴에 대해선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상대에 대한 신뢰 등이 문제가 되는
듯하다.

▶사실 기업들이 여기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혁신이 여기저기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외부의 자원을
원활하게 가져오려면 제휴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신흥시장에 진출하거나 빠르고 역동적인 시장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면 제휴 전략은 절대적으로
중요해진다. 제휴는 파트너와 함께 실험하고 배워 산업생태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옵션이라고 본다.

-강한 내부 문화가 이미
구축된 곳에서도 제휴나 라이선싱과 같은 전략이 필요한가.

▶애플은 기업 내부의 열정에 가치를 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외부지향적인
성장전략을 썼다. 어떤 면에서 테크놀로지 부문의 좋은 파트너가 되기 위해선 스스로가 내부 스킬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제휴나 인수를 잘하기
위해선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성장이 잘 이뤄져 있어야 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균형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팀과 M&A 팀 사이의 갈등이 있을 수 있겠다. CEO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많은 기업에서 제휴 팀은
CEO가 M&A에 많은 관심을 두고 M&A 팀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불평한다. 대부분 제휴 팀은 자신들이
M&A팀과 같은 지위를 부여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CEO에게 중요한 것은 제휴와 M&A 두 기능을 조화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다. 외부 파트너에게 다가갈 때 제휴나 M&A 중 어느 방향으로 할지 염두에 둬야 한다. 사실 M&A팀은 상황 불문하고
M&A를 하자는 결정으로 가는 경향이 있으니 CEO라면 어떠한 도구가 제대로 된 것인지를 생각하고 동등한 레벨에서 양 팀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

-상대 기업이 기술제휴 같은 바로(Borrow) 전략을 쓰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도용(Stealing)인 경우도 있다. 바로와 도용 사이의 경계선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고 대응해야 하는가.

▶가장 확실한 방법은
법적 보호를 요청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법의 보호가 무의미할 때가 있다. 이럴 경우 신뢰를 쌓는 것이 방법이다. 신뢰는
제휴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제휴 관계가 수직적이고 경계선도 명확하면 문제가 안 되지만 공동 개발의 경우엔 문제가 시작된다. 이럴
때는 무엇을 나누고자 하는지, 무엇을 배우려고 하는지, 제휴가 상호이익이 되는 것임을 어떻게 보여줄지 등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 저성장 시대엔 M&A 참는게 좋아

 기사의 3번째 이미지
로렌스 카프론 인시아드 교수는 저성장 시대에는 특히 기업의 재무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인수ㆍ합병(M&A)에 가급적 뛰어들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기업의 재무 자원과 인적자원을
똑똑하게 성장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미 모두가 알고 있듯이 M&A는 모든 걸 해결해주는 요술 지팡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카프론 교수는 시장이 커나가는 속도가 둔화된 상황에서는 몇 가지 제한된 경우에만 M&A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부 역량의 성장이 여의치 않고 자원을 교환할 여지가 적어 라이선싱 계약이 어려울 때, 파트너와의 친밀성이 낮아 전략적 제휴가 어려울 때에
M&A를 하면 된다”고 했다. 물론 이때도 “해당 기업과 결합이 쉽다는 전제가 있고 구성원들의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고
덧붙였다. 라이선스나 전략적 제휴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덥석 M&A로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이다.

또한 제휴나
파트너십 역시 신중해야 하고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낭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라이선싱 계약 방식이 유리한 경우는 상대방 기업으로부터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을 때다. 목표를 명확하게 정의한다는 것은 계약서를 간단하고 정확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라이선싱 계약이 효과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방 기업과 목적이 양립 가능하다면 제휴를 고려해볼 수 있다.

그는
“M&A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는 당신의 기업이 강한 전략 문화를 가지고 있고 인수 대상 기업과 광범위한 범위의
협업(collaboration)이 가능할 때”라며 “조직이 M&A의 리스크를 감당하고 가치 있는 부분을 제시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프란 교수는 “HP가 오토노미를 인수한 사례 등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은 잘 알지도 못하는 시장에서
M&A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 Who she is…

로렌스 카프론(Laurence
Capron) 교수는 세계적인 MBA스쿨인 인시아드대에서 M&A, 전략적 제휴, 기업 성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등을 강의하고 있다.
아카데미 오브 매니지먼트(Academy of Management), 맥킨지-전략 매니지먼트 소사이어티에서 최고논문상을 받았다. 토론토대의 윌
미첼 교수와 협업을 통해 기업의 성장 전략에 대해 활발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10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미첼 교수와 `올바른 길 찾기(Finding the Right Path)`라는 논문을 통해 M&A가 기업 발전에
최선의 방법이 아님을 밝혔다. 그와 공저한 `Build, Borrow or Buy` 역시 그 연장선에 있는 책이다.


<용어 설명>

▷빌드(Build)는 기업이 자신의 내부 역량을 키우는 전략, 바로(Borrow)는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남의 역량을 빌려오는 전략, 바이(Buy)는 M&A 등을 통해 남의 역량을 매수하는 전략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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