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MBA] `No.1 직장` 이케아 비결? 돈대신 조직문화로 보상

이케아 고속성장 주역 앤더스 달빅 前CEO
이케아의 중심은 현장…바닥부터 거쳐야 보스가
된다
# 스웨덴 가구업체인
이케아(IKEA)는 1999년 놀라운 가격 정책을 발표한다. 향후 10년 동안 모든 품목 가격을 20% 낮춘다는 선언이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매년 판매 가격이 3%씩 인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이케아는 약속을 지켰다. 2009년까지 연평균 2%씩
가격을 인하했다. 경쟁사보다 20~50%까지 낮은 가격을 유지했다. 그 결과 같은 기간 매출은 70억유로에서 218억유로로 증가해 세 배가
됐다.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2009년까지 10년간은 이케아에 영광의 10년이라고 불린다.

# 이케아는 영광의 10년간 급속히 성장했으나 임금은 예외였다. 매년 가격을 낮추려면 대폭적인 임금 인상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임금은 항상 시장 평균 수준에 맞추었다. 2009년까지 매출은 연평균 11% 늘었지만 급여는 3%씩 올랐다. 영광의 10년 동안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던 앤더스 달빅은 “높은 연봉을 지급한다는 전략은 위험할 뿐”이라고 단언했다.

이케아 임금은 높지 않지만 스웨덴에서 최고로 인기가
높은 직장이다. 이직률도 글로벌 유통업체 중 최저 수준이다. 이케아는 스웨덴에서 최근 5년 동안 학생들과 관리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직장으로
꼽혔다.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15위 이내에 드는 인기 직장이다. 기존 직원 중 75%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케아에 취직하라고 권하겠다”고
답했다. 70%는 회사 업무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케아에서 관리자 이직률은 5% 미만이다. 이처럼 높은 임금을 주지 않는 이케아가 사람들에게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손꼽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앤더스 달빅은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이케아가 훌륭한 인재 채용과 동기 부여에 성공한
가장 큰 비결은 강하고 역동적인 기업 문화”라고 설명했다.

달빅은 “이케아 기업 문화 자체가 직원들에게는 (임금 지급과
같은)보상으로서 기능을 한다”며 “이케아의 가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케아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앤더스 달빅은
이케아 기업 문화를 5가지로 요약한다. 단순하게 행동하라, 책임을 위임하고 받아들여라, 현장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라, 남과 차별화하는 용기를
가져라, 원가 의식을 가져라 등이다. 다음은 달빅과 일문일답한 내용.

-높은 임금이 위험한 까닭은 무엇인가.

“당신 기업이 가장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전략을 채택했다고 해보자. 당신 기업에는 주로 돈으로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들이 지원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기업에 대한 충성심이 낮다. 다른 기업이 더 높은 급여를 준다고 하면 회사를 떠날 것이다. 높은 임금은 이케아 비전에도 맞지
않는다. 이케아 비전은 `가난한 사람들도 디자인이 훌륭한 질 좋은 가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낮은 가격`은 비전 달성을 위한
핵심 토대다. 제품 가격을 낮추려면 (임금을 포함한)원가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

달빅이 쓴 책 `이케아 경쟁력(IKEA`s
Edge)`에 따르면 이케아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이나 보너스가 혼합된 급여보다는 고정급여를 선호한다. 보너스는 월급의 3~4개월치를 넘지 않으며
다수 직원들에게 광범위하게 지급된다. 고위 경영진에게 돌아가는 엄청난 보너스와 옵션 프로그램에는 반대한다.

-이케아
문화 5요소 중 `단순하게 행동하라`는 어떤 의미인가.

“지위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뜻이다. 이케아는 지위와
관련된 모든 표시(status symbol)를 없앴다. 예를 들어보자. 경영진은 비행기 비즈니스 좌석을 타고, 일반 직원은 이코노미 좌석을 타는
구분이 없다. CEO도 마찬가지다. 경영진과 일반 직원들은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

-평등한 문화를 구축한
이유가 무엇인가.

“직원들을 동등하게 대해야만 직원과 리더 간에 높은 신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직원들 간 관계도 좋아진다.
최소한 이케아 안에서는 평등한 문화가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이케아가 추구하는 `행동의 단순함`은 독일 시장에 진출할 때 큰
효과를 거두었다. 독일에서 이케아 관리자들은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었다. 일반 직원들을 가까운 친구처럼 대했다. 이 같은 `격식 없음`에 독일
젊은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이케아 가구는 독일 젊은이들에게 사회적 지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상징하게 됐다.

-이케아는 입사 초기인 젊은
직원들에게도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다고 했다. 이런 문화 덕분에 직원들과 회사 간에 강력한 유대감이 형성된다고 했는데.

“나
자신이 그런 경험을 했다. 나는 26세이던 1983년 이케아에 들어왔다. 나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중요한 책임을 부여받았다(달빅 전 CEO는
수습을 마치고 스위스에서 1년간 일한 뒤에 파격적인 승진을 하게 된다. 독일 소매영업 비즈니스 관리자로 임명된 것이다. 그는 경험이 일천했지만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 당시 나는 보스 간섭을 거의 받지 않고 내 책임으로 일을 했다. 나는 경험보다 잠재력을 기준으로 젊은 직원을
승진시킨다는 이케아 철학을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다. 젊은 나이에 이 같은 기회를 갖게 된 덕분에 나는 이케아와 강한 유대감을 느끼게 됐다.
이케아에 계속 남고 싶었고 여기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게 됐다.”

책임을 위임하는 문화는 관리자 이직률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했다.
관리자들은 자신들이 회사 발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주인의식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달빅은 저서 `이케아 경쟁력`에서 “많은 관리자들은
경쟁사에서 훨씬 높은 연봉 제안을 받지만 떠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맡은 매장에서 느끼는 `자유`야말로 관리자들이 이케아에
남아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직원들은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문화는 인상적이다.

“이케아가 매장 관리자와 구매
담당자를 영웅으로 대접하는 이유도 현장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현장에서 직접 고객과 공급업자를 만나는 일을 한다. `일선에
있어라(being in the frontline)` `매장 바닥에서 배워라(learning from the shop floor)` `현장에
가까이 있어라(being close to reality)`라는 말은 이케아 경영 원칙을 잘 드러내고 있다.”

-관리자나 경영진을
임명할 때도 현장 경험이 있는지를 고려하나.

“그렇다. 현장 경험이 없으면 관리자 또는 경영진 자리에 오를 수 없다. 이케아에서는
일선 경험이 없는 사람은 보스로서 존경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타이틀은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능력만이 중요하다.”

이케아
경영진은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반(反)관료주의 주간(anti-bureaucratic weeks)`이다. 이 기간에
관리자와 경영진은 평소 업무에서 벗어나 매장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고객과 직원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다. 이케아가 내부에서만 CEO를
뽑는 전통도 현장 중시와 무관하지 않다. 외부 CEO 후보감은 이케아 매장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이케아
기업 문화 5가지 요소 중 하나는 `남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용기(dare to be different)`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가 독일 시장
진출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독일은 이케아의 용기를 보여준 예다. 독일에서 신규 매장 투자를 결정하면서 참고했던 문서 자료는
전화번호부에서 찢어낸 지도가 전부였다. 이사회 허락을 얻기도 전에 매장 용지부터 먼저 사들인 적도 있었다. 당시 이케아는 젊고 작은 기업이었다.
지금과 같은 대기업이었다면 더 많은 사전 검토와 연구를 한 뒤에 신규 시장 진출을 결정했을 것이다.

독일 시장 진출은 보수적인
이케아 재무 정책과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 `돈을 쓰려면 먼저 돈을 벌라`는 게 이케아 재무 원칙이다. (전화번호부만 보고 이뤄진 독일 투자
결정은)전혀 보수적인 의사결정이 아니었다. 미국 시장 진출도 그런 예다. 거의 시장 조사 없이 미국 시장에 들어갔다. 하지만 미국과 독일 시장
진출은 현명한 결정이었다.”

오늘날 독일은 이케아의 최대 시장이며 미국은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2012년 이케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독일과 미국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4%, 12%다.

-이케아 문화에서 철저한 원가 의식은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 낮은 가격은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한다. 이케아는 10년간 가격을 20% 낮추었다. 가격 인하를 위해
(구매부터 판매까지)모든 가치 사슬을 통제하고 조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재 구입부터 생산ㆍ디자인ㆍ연구개발ㆍ마케팅ㆍ판매ㆍ인사관리 등
모든 부문에서 `낮은 가격`이 의사결정에 제1원칙이다.”

제품군 확대와 물류 관리를 예로 들어보자. 고객 선택권을 넓히려면
제품군을 늘리는 게 좋다. 그러나 취급하는 제품군이 너무 많으면 물류 관리가 어려워진다. 이때 이케아는 제품군 확대보다는 물류 관리를 우선시해
의사결정을 한다. 낮은 가격은 효과적인 물류관리를 통해 얻어지기 때문이다. 낮은 가격은 언제나 이케아의 최고 목표라고 달빅은 강조했다.

-고객이 이케아 제품을 구입하면 직접 배송하고 조립해야 한다. 이 또한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전략인가.

“이케아에서는`사람들은 돈보다 시간이 더 많다`는 주문이 있다. 고객들은 제품 공급망 중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제품을 직접
배송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 제품은 더욱 저렴해졌다. 고객들은 우리 공급망이 된 대가로 낮은 가격이라는 보상을 받고 있다.”

이케아는 아예 `고객들이 이젠 일을 할 때`라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독일 뮌헨 시장에 진출하면서 카탈로그에 `우리는 고객을
왕으로 떠받들지 않으려 합니다. 이제는 고객이 직접 일을 해야 합니다`라고 썼다. 일반 기업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이케아 디자인은 매우 단순하고 기능적이다. 낮은 가격과 관련이 있나.

“물론이다. 디자이너들은 반드시 원가를
낮추는 데 효과적인 디자인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생산해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가 디자인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품질
좋은 가구를 제공한다는 이케아 비전에 어긋난다. 소비자에게 소용이 없는데도 가격을 높이기 위해 서랍 뒷면에 원목을 대는 일은 없다는 뜻이다.”

■ He is…

앤더스 달빅(Anders Dahlvig)은 1983년 이케아에 입사했으며 1999~2009년
CEO를 지냈다.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던 작은 기업이던 이케아를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02년에는 `좋은 환경을 위한
리더십상`을, 2006년에는 미국 외교정책협회가 수여하는 `글로벌 사회적 책임상`을 받았다.

■ 이케아는…

이케아(IKEA)는 세계 최대 규모 가구 유통업체다. 1943년 스웨덴 작은 마을인 알름훌트에서 창업했다. 현재 세계 43개국에서
34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도시 근교에 대형 매장을 열어 조립식 가구를 저렴하게 파는 전략으로 성장했다. 2012년 매출은 276억유로, 영업이익은
35억유로, 순이익은 32억유로를 기록했다. 직원은 13만9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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