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배운다 리더십은 훈련의 산물…입사초부터 일기쓰듯 갈고 닦아야

[매경 MBA] 리더십은 훈련의 산물…입사초부터 일기쓰듯 갈고 닦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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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은 경영뿐 아니라 정치ㆍ사회ㆍ문화 등 전 분야에서 영원히 다뤄질 가장 중요한 화두다. 1인 천재 시대가 저물고, 집단지성과 그룹싱킹(group thinking)이 부상하면서 리더십은 더 중요해졌다. 점점 더 여러 사람 의견을 듣고 조율해야만 성과를 낼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리더십은 과거처럼 `리더로 등극한 시점`에서야 부랴부랴 키울 수 없게 됐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첫 단계부터 준비하고 훈련해야 하는 것이 리더십이 된 것. 또 과거와 달리 리더십은 매니저급 이상에서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사원 단계에서부터 요구된다. `리더십 훈련과 시스템화`가 중요한 이유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리더십 분야 세계적 석학인 마이클 유심 미국 와튼스쿨 교수는 최근 `행동하는 리더의 체크리스트`라는 책을 펴내고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매일같이 들여다봐야 하는 15가지 리더로서 해야 할 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그는 매일경제 MBA팀과 인터뷰하면서 “리더십이라는 것은 개인의 타고난 천성에 의해 길러지는 것도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일이 주어졌을 때 즉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매일같이 꼼꼼히 들여다보고, 일기를 쓰듯 하나하나 체크하며, 끊임없이 사후 관리를 하는 `시스템화`만이 오늘날 시대가 원하는 리더십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리더십 체크리스트 기본 골격은 비전을 갖고 전략을 세운 후 책임감이라는 짐을 지고, 행동함으로써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면서 “여기에 사후 점검이 더해져야만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유심 교수 인터뷰 내용이다.

-먼저 리더십이라는 용어에 대한 정의를 내려 달라.

▶지역사회, 기업, 국가 등 여러 사람이 모인 집단에서 다른 사람 인생에 변화를 만드는 행동을 하는 자질, 그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결국 가치 창출이 리더십의 핵심이다. 스스로가 리더십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면 “내가 이 조직에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해 지금 더 나은 상태인가? 더 나은 가치가 창출됐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된다.

-과거에는 리더십이 몇몇 사람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이 리더가 될 준비를 초기 단계에서부터 해야 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은 리더십이라는 것 자체를 우러러본다. 리더십을 가지기 위한 자질이나 능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런데 막상 자신이 리더가 되고 리더십을 발휘할 타이밍이 되면 자신이 수차례 말하고 생각했던 것들을 전혀 실행하지 않고, 스스로를 변화시킬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충격적인 일이다. 이를 학자들은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의 차이(knowing-doing gap)`라고 부른다.

왜일까. 이는 사람들이 리더십이라는 것을 몇 가지 단순한 능력을 갖추면 되는 단순한 요인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리더십이라는 것을 `상황에 닥치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려면 사회생활에 진입하는 단계에서부터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꼼꼼하게 메워나가야 한다. 리더십은 한 인간이 쌓아온 경험치와 능력, 자질이 상황에 맞게 결합돼야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리더십 모멘트`(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타이밍)가 왔을 때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리더십을 필요로하는 직군 레벨이 낮아지고 있고, 타이밍은 앞당겨지고 있다.

▶이제 리더십은 조직 모든 레벨에 걸쳐 요구된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미국 군이 수여하는 훈장 중 최고 영예라 불리는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받는 사람은 고위급 인사들이나 군사지휘본부에 있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최전선에 배치된 일반 사병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이 위급한 상황에서 군부대 임무를 완수한 것이 오히려 더 수준 높은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는 의미다.

-리더십 개념이 `가치 창출`에 무게를 두면서 직급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가 가져야 하는 덕목이 됐다고 해석된다.

▶그렇다. 리더십은 이제 모두의 것이다. 가치 창출은 큰 조직을 거느린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 몇몇 구성원 사이에서도 리더로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리더십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 리더십은 특정 자리나 위치에 올라간 사람이나, 어떤 나이에 도달한 사람만이 배우고 갖춰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나 직급에 관계없이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입문 초기부터 배우고 발전시켜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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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비전 제시나 전략적 사고와 행동은 경영의 보편적인 모토와도 같다. 하지만 언제나 실천이 어려운 게 문제다.

▶레노버라는 기업을 사례로 설명하는 게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1984년 중국에서 설립된 레노버는 20년 동안 중국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중국 내 시장점유율 27%, 연매출 30억달러라는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레노버 창업자인 류촨즈는 델이나 휴렛패커드 같은 외국 업체가 중국 시장에 침투한다는 리스크를 발견했다. 여기서 류촨즈와 동료들은 `장기적 성장을 위한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고, 이를 위해 `글로벌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것이 바로 명확한 레노버의 `비전`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는 비전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 즉 전략은 뭐였을까. 레노버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는 역량을 쌓아나가는 것보다는 그런 `글로벌 플레이어`를 인수하는 것이 빠르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IBM이라는 거대 기업이 레노버에 개인용 컴퓨터 부문 인수를 제안했을 때 레노버는 구체적 비전을 실현할 전략하에 이를 수락했다. 2005년 레노버는 IBM에서 컴퓨터 부문을 인수했고, 현재 전 세계 1위 개인용 컴퓨터 회사가 됐다.

-리더십의 기본은 `좋은 팀 만들기`다. 우수 사례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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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설립된 `에이즈와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펀드(Global Fund for Fighting AIDS, Tuberculosis and Malaria)`라는 단체는 `좋은 팀` 만들기로 성공한 사례다. 이 단체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돼 수십조 달러를 모금하는 데 성공했지만 관료주의적 경영방식과 회계상 잦은 오류 때문에 2012년 통렬한 비판에 시달렸다. 최대 후원자인 독일은 나라 안팎에서 후원 중단 압박까지 받을 정도였다.

-이 단체가 어떻게 좋은 팀으로 거듭나는 리더십을 발휘했나.

▶첫 번째는 조직을 완전히 갱생시키기 위한 좋은 리더를 채용한 것이고, 두 번째는 이 리더를 중심으로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제대로 된 세부 팀을 구성한 것이었으며, 세 번째는 리더가 단체 내 모든 조직을 면밀히 점검하고 소통한 것이었다.

이 단체가 리더로 고용한 사람은 은행가 출신인 가브리엘 자라밀로였다. 그는 불투명한 회계 처리로 비난받던 이 단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임자로 판단됐고, 큰 조직을 운영해왔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인원을 배치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하는 데도 능했다. 자라밀로는 “우리 미션과 가치, 원칙은 그대로 둬야 하지만,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며 설득했고, 동기부여에 나섰다. 조직 내 변화를 이끄는 `톱 팀(Top Team)`을 만들었다. 일주일 만에 자라밀로는 임원 3명을 사임시켰고, 이후 조직에 걸맞은 팀을 만들었으며 여기서 일할 적절한 사람들을 뽑고 배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자기 리더십을 키우는 것을 넘어 동료나 후배 리더십을 길러주는 것이 리더 체크리스트에 들어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타인 리더십을 길러줄 수 있는 것이 사실 진짜 리더십이다. 리더십들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을 때 그 힘은 더 커진다. 이를 위해 4가지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 싶다. 첫 번째, 다른 리더들이 과거에 어떻게 해왔는지를 관찰하고, 이를 기반으로 조직원들에게 리더십 훈련 프로그램과 같은 능동적인 스터디를 하도록 제안하라. 두 번째, 이제 막 리더 단계로 올라가려는 사람들에 대한 개별 멘토링과 코칭을 장려하라. 세 번째로는 동료나 후배가 잘 아는 분야에서 벗어나 낯선 분야에서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라. 네 번째로 리더십에 대한 철저한 사후평가를 통해 과거 성공과 실패에서 배우게 하라.

-리더십에 대해 철저하게 사후 평가를 하라는 것도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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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이 배우고 꾸준히 훈련해야 할 덕목임을 인정하고, 이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실행한 후에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바로 리더십 사후 평가다. 사후 평가가 없는 리더십은 미완성이다. 인간은 어차피 실수할 수밖에 없는 존재고, 성공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성공을 한 이유와 맥락을 분석하지 않으면 다음엔 같은 상황에서 성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좋은 참고 사례를 소개한다면.

▶미국 해병대에선 갓 입소한 신입들에게 수백 가지 임무를 부여하는 집중 트레이닝을 하는데, 단순히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임무 수행 과정을 모두 기록하고,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를 분석하는 리뷰를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시와 같은 긴박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을 잘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대비하게 하는 것이다. 레노버는 주 단위로 자신들이 내린 결정에 대해 평가하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기 행동을 돌이켜보고, 이를 기반으로 레노버는 자신들만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았고, 성공했다.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선 다른 사람 리더십을 참조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는데.

▶롤모델을 가지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그들이 발휘한 리더십을 통해 분명히 배울 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모방은 금물이다. 스티브 잡스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분명 훌륭한 리더였다. 좋은 제품을 위한 무서운 집중력, 완벽 추구, 이윤보다 제품을 앞에 두는 정신 등은 모두 배울 만한 리더십 덕목이다. 하지만 잡스의 `현실왜곡장(reality distortion field)` 창출은 일반적인 사람이 섣불리 따라 했다가는 실패한다(현실왜곡장이란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을 실현해낼 수 있다고 스스로 믿고, 주변 사람들까지 믿게 만드는 잡스의 능력을 두고 애플 직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유래는 영화 `스타트렉` 외계인들이다). 이런 것들은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롤모델을 설정하는 것은 좋지만, 배울 것과 배우지 않아야 할 것, 자신에게 적용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야 한다.

■ 존중·신뢰 → 액션플랜
위기에도 15개 항목 충족, 칠레 광부들 구조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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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렌세 골보르네 전 칠레 광업부 장관. <매경 DB>

마이클 유심 와튼스쿨 교수는 가장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준 인물로 칠레 광업부 장관이었던 라우렌세 골보르네를 꼽았다. 골보르네 전 장관은 2010년 일어난 광산 붕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보였다. 골보르네는 어떻게 10억 인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펼쳐진 광부 33인 구조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을까.

첫 번째는 존중과 신뢰였다. 골보르네는 슬픔에 오열하는 가족들에게서 신뢰를 얻어냈다. 법적으론 정부가 개인이 소유한 광산업체에 책임을 떠넘길 수도 있었지만, 골보르네는 모든 책임을 감수하기로 하고 대통령을 설득해 가족들 마음을 얻었다.

그 다음은 구체적인 액션플랜. 매몰된 광산에 광부들이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내린 결단력과 탁월한 전략 짜기, 팀 구성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유심 교수는 “골보르네는 즉각적으로 광부들 가족 문제만 담당하는 팀, 구조를 위해 드릴로 구멍을 뚫는 팀, 구체적으로 구출할 방법을 찾고 실행에 옮기는 팀, 광부들이 구조됐을 때 이들 생명을 유지시킬 팀 등으로 팀을 세분화했다”면서 “다양성이 존재하는 최고 팀을 조직한 가장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골보르네는 문제를 파악하고, 책임을 스스로 떠안아 신뢰를 얻고, 전략을 짠 후 팀을 구성해 최고 성과를 이뤄냈다. 골보르네 전 장관은 체크리스트 대부분 항목을 짧은 위기의 순간에 모두 충족시켰다. 유심 교수는 “체크리스트에 있는 15개 항목을 모두 만족시키면 위대한 결과가 나오겠지만 다 그럴 순 없다”면서 “최소한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책임 감수하기, 결단력 있게 행동하기 등 3가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가장 무시하기 쉽지만 중요한 세 가지 원칙, 모든 직원을 존중하고, 설득하는 말투로 소통하며, 공통 관심사를 먼저 이끌어내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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