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질주 뒤엔… 자 들고 다니는 회장님

대중車에서 명품車로… 아우디의 성장 엔진을 해부한다
디테일의 힘··· “우리의 성공비결이요?”
슈타들러 회장이 보여준 건 자 하나
공장 들러 부품 사이 간격 직접 체크··· 페인트칠 두께도 균일한지 측정
“20년 前만해도 성능으로 명차 결정 요즘은 그게 전부는 아니다
시트 위에 앉아있을 때 느끼는 감각 인테리어·오디오 같은 게 중요해져”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이 자동차 외부 금속 패널 사이의 간격을 재는 도구인‘퀄리티 스타’를 보여주고 있다.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이 자동차 외부 금속 패널 사 이의 간격을 재는 도구인‘퀄리티 스타’를 보여주고 있다. / 윤형준 기자

20년 전만 해도 미국에서 아우디(Audi)의 별명은 ‘가난한 자들의 벤츠(poor man’s Mercedes)’였다. 아버지의 아버지 세대 때부터 줄곧 프리미엄 브랜드였던 벤츠의 품격에는 비할 수 없었고, 1980년대 이후 각인되기 시작한 BMW의 스포티(sporty)함에도 미치지 못했다. 30년 전 아우디의 주력 차였던 ‘아우디 80’은 연금으로 생활하는 할머니들이나 타는 차로 통했다.

그러던 아우디가 지난 10년 사이 벤츠·BMW보다 더 잘나가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올라섰다. 2000년만 해도 벤츠 판매량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2011년 들어 벤츠보다 더 팔리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158만대를 판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중 세계 판매 1위인 BMW와 격차를 8만대까지 좁혔다.

아우디는 어떻게 짧은 기간에 대중 차에서 프리미엄 자동차로 완벽하게 변신할 수 있었을까? 지난달 중순 독일 소도시 잉골슈타트(Ingolstadt)의 아우디 본사를 찾아 루퍼트 슈타들러(Stadler·51) 아우디 회장(CEO)에게 비결을 들어봤다.

상대방에게서 최대한 내용을 끌어내는 방법의 하나는 그를 칭찬하는 것이다. 인터뷰할 때도 마찬가지다. 기자도 그렇게 했다.

―어젯밤에 아우디 A8을 봤는데, 차량의 문쪽 프레임과 지붕을 용접했지만,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게 처리돼 있었다. 다른 회사 차는 플라스틱을 덧대는 등 이 부위를 가렸지만, 아우디는 이를 가리지 않았다.

“아주 좋은 걸 봤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디테일에 대한 사랑이다. 차체 위에 지붕을 용접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위에 플라스틱을 덧대는 것도 마찬가지다. 다만, 우리는 차에 플라스틱을 덧대는 것은 차가 지닌 기품을 해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한편으로 그렇게 잘 처리된 부분이 있다면 고객들이 이를 알아차리고 볼 것이라고 믿는다.”

―디테일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은 낭비로 보일 수도 있다.

“프리미엄 자동차를 사는 고객들은 보통 자동차를 사는 고객과는 차별화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뭔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나은 것을 기대한다. 우리는 고객들이 ‘아, 역시 아우디다.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이 여기 있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그런 것은 차의 본연의 기능과는 무관할 수도 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프리미엄 자동차란 주로 차의 성능으로 결정됐다. 최고 속도, 핸들링, 마력, 토크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요즘은 프리미엄 자동차의 정의가 달라졌다. 이제는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물론 우리 고객들은 자동차 성능에 여전히 애착을 보이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도심에서 러시아워에 걸려 교통 체증을 겪는다면, 빨리 갈 수 있고 없고가 중요한 문제인가? 실제로 우리가 고객으로부터 받는 피드백의 상당수는 도로 상에서 시트 위에 앉아있을 때 느끼는 감각에 관련된 것이다. 즉 인테리어의 품질, 가죽이나 나무의 질, 차 안에서 느껴지는 실외 소음, 달그락거리는 진동, 자동차 오디오 시스템 같은 것들이다.”

―차량 본체와 문 사이의 유격이 2.5㎜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게 정확한 숫자가 맞는가?

“차량 모델에 따라서, 또 위치에 따라서 숫자는 다르다. 그러나 무슨 의미로 물어본 것인지 알고 있다. 우리는 각 부분에 대해서 동일한 유격을 유지하도록 관리한다.”

그는 옆에 꼿꼿하게 서 있던 비서를 불렀다. “내 방에 가서 ‘그것’ 좀 가져와 보게.” 5분쯤 뒤 돌아온 비서 손에는 검은색 플라스틱 재질로 된 손바닥만 한 도구가 들려 있었다.

“이겁니다, 우리 성공의 비결은.”

그것은 부품 사이에 난 틈의 간격을 재는 도구였다. 직사각형으로 된 플라스틱 측정자 다섯 개를 오각형 형태로 붙여 놓아 마치 별이나 불가사리처럼 보였다. 각각의 측정자에는 1.0㎜부터 3.0㎜까지 0.5㎜ 단위로 측정자 두께가 표시돼 있고, 한가운데에는 아우디 로고와 함께 슈타들러 회장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슈타들러 회장은 양복 안주머니에 들어갈 만큼 작은 이 도구가 마치 분신인 양 조심스럽게 쥐고는 설명을 이어갔다.

“자동차 품질을 그 자리에서 확인하는 별 모양 측정 도구라는 뜻에서 ‘퀄리티 스타(Quality star)’라 부릅니다. 언제든 꺼내 측정할 수 있도록 비서가 매일 가방에 넣고 다니지요.”

자동차 외형은 보닛·사이드패널·도어· 트렁크 등을 본체와 연결해 만드는데, 각각의 부품 사이에는 일정한 간격을 둬야 한다. 여유 공간이 있어야만 여닫을 때 간섭이 생기지 않고, 여름과 겨울을 거치면서 기온 차이로 생기는 팽창·수축 때도 문제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간격이 너무 넓으면 차가 엉성해 보이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은 될수록 이를 좁히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슈타들러 회장은 인터뷰룸 바깥으로 기자를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전시된 준중형 세단 A4에 다가가더니 보닛과 차량 본체 사이의 간격을 측정했다. 간단했다. 측정자의 2.5㎜ 부분을 보닛과 본체 사이의 간격에 끼운 뒤 쭉 쓸어내리면 됐다. 물론 성공이었다. 어딘가에 걸리지도 않고 헐겁지도 않게 매끄럽게 움직였다면 간격이 균일하게 유지됐다는 뜻이다.

“제가 하는 일이 뭔지 아세요? 한 달에 한 번씩 반드시 생산 공장에 찾아가서 출고 차량의 각 부품 사이에 퀄리티 스타를 꽂아보는 겁니다. 예컨대, 앞 범퍼 한가운데 들어가는 그릴(공기 흡입구)은 제대로 끼워졌는지, 대시보드와 계기판 연결은 벌어지지 않았는지 직접 재보는 겁니다.”

최근 품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간격의 목표를 4㎜, 3㎜까지 올리기도 하지만, 2.5㎜까지 높인 것은 이례적이라고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슈타들러 회장은 ‘퀄리티 펜’이라는 것도 보여줬다. 페인트가 적정한 두께로 균일하게 칠해졌는지 측정하는 도구다. 펜을 수직으로 들고 페인트 표면 위에 톡 떨어뜨리면 펜의 눈금이 페인트 두께를 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0.001㎜) 단위로 알려준다.

자동차에서 페인트칠은 차량 외형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다. 특정 부분의 페인트 두께가 더 두껍다면 빛이 비칠 때 표면 반사가 일정하게 일어나지 않아 차량 전체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 독일 남부 중심인 뮌헨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50분쯤 올라가면 인구 12만명의 잉골슈타트가 나온다. 뮌헨 인구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소도시지만, 14세기만 해도 한창 권위를 떨치던 바이에른 공국의 중심지였다. 과거의 영광을 끌어안은 이 도시에 양산 차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인 아우디 본사가 있다.

아우디의 쿠페 ‘RS5’,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
(위)아우디의 쿠페 ‘RS5’/ 블룸버그

여의도 면적과 비슷한 270만㎡ 부지에는 사무용 건물과 공장을 포함해 60개가 넘는 건물이 들어서 있는데, 이 중 회장 집무실이 있는 A52호 건물의 1층 인터뷰룸에서 슈타들러 회장<사진>을 만났다. 그는 짙은 남색 정장에 짙은 감색 타이를 매고, 깨끗하게 잘 닦인 검은색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는 2007년 44세 때부터 아우디 경영을 맡아왔다.

―아우디는 30년 전만 해도 대중차 브랜드였다.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프리미엄 브랜드로 변신할 수 있었나?

“우선 ‘이 짧은 기간’이라는 데 대해서 우리는 ‘길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20~30년 전 ‘아우디 80’이나 ‘아우디 90’을 생산할 때부터 우리는 아주 분명한 비전과 중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아우디가 미래에 프리미엄 브랜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기술에 대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콰트로(사륜구동)’ ‘TDI(직분사 터보엔진)”100% 알루미늄 차체’같은 것들이다.”

아우디는 1977년 5기통 엔진으로 성능을 높인 ‘아우디 100’의 성공을 계기로 하위 클래스 차량 제작은 폴크스바겐에 넘기고,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한다. 아우디는 대중차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전환한 매우 드문 사례로 꼽힌다.

과시하지 않는 프리미엄

―프리미엄 브랜드가 된 다른 비결은 없는가?

“훌륭한 인재, 경영진… 그리고 하나를 더 꼽자면 경쟁이다. 독일에는 3개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가 있다.(벤츠, BMW, 아우디) 우리는 경쟁을 통해서 발전해 왔고, 각자의 프리미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경쟁이야말로 한 회사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계속 움직이고 혁신하는 것이다.”

―포지셔닝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세 회사의 성격을 간단히 비교한다면?

“벤츠는 럭셔리한 이미지를, BMW는 스포티함을 내세운다. 아우디는 3사 중 가장 젊고, 단연코 가장 혁신적이다.”

―혁신적이란 말은 너무 광범위하지 않을까? 구체적인 차별점은 무엇인가?

“우리가 진보적이라는 것이 단순한 태도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의 예를 들자면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uman machine interface·감성 기반 자동차 설계)가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인간적 감성을 만족시키는 제품의 촉감(햅틱·haptic), 깨끗한 내장재, 분위기 등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진보적이라는 개념이다.”

브랜드 잡지 ‘B’를 발행하는 JOH의 조수용 대표는 아우디의 캐릭터를 ‘과시하지 않는 실용적인 프리미엄’이라고 평가했다. BMW나 벤츠는 과시하고자 하는 욕망이 내재된 반면, 아우디는 최대한 절제된 프리미엄 이미지를 표방한다는 것이다. 심플하며 담백한 디자인도 그 일환이다.

날개 달아준 중국

아우디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중국 시장이었다. 아우디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전년보다 21% 늘어난 49만대의 차를 팔았는데, 이는 전 세계 판매 대수의 31%를 넘는 것이다. 아우디의 인기는 특히 중국 고위 공무원 사이에서 높다. 뉴욕타임스는 2012년 11월 기사에서 “베이징에서 열린 18차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띈 차가 검은색 아우디 A6였다”고 전했다. 노골적으로 보이지 않으면서도 고급 차 역할을 다한다는 게 이유였다. A6의 중국시장용 모델인 A6L에서 ‘L’의 의미는 ‘롱 휠베이스’로 뒷좌석에 타는 사람을 위해 실내 공간을 넓혔다는 뜻이다. 원래 A6는 자가 운전자 위주 모델이었는데, 중국에선 기사를 두고 뒷좌석에 앉는 사람을 염두에 둔 모델로 바뀐 것이다. 슈타들러 회장은 앞으로 세계 곳곳에서 매년 20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는데(작년엔 157만대), 그렇게 생각하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중국, 남미, 중동의 프리미엄 자동차 수요 급증이다.

―한국의 현대차는 아직 아우디만큼 성공적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추지 못했다. 조언을 한다면?

“내가 왜 우리 비밀을 공개해야 하나(웃음). 그러나 어쨌든 우리에게도 30년 이상 걸린 일이다. 우선 ‘미래에 어떤 것이 되고 싶은지’ 명확한 목표를 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굳이 한 가지 덧붙이자면, 그것은 길고 힘든 길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모두는 각자의 길이 있다.”

자동차의 모바일화가 다음 과제

아우디의 슬로건은 ‘기술을 통한 진보’이다. 슈타들러 회장은 최근의 기술 혁신 사례들을 줄줄이 이야기했다. 이를테면 ‘매트릭스 빔(A8 모델 등에 적용된 전조등 시스템)’이 있다. 상향등을 켜고 운전할 때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반대 방향에서 오는 차나 보행자가 감지됐을 때 자동으로 상향등이 꺼진다.

아우디는 소리에도 집착하는데, 예컨대 도어나 실내 서랍장을 열고 닫는 소리를 녹음하고, 이게 적절한지 아닌지를 판단해서 수정한다. 또 밖에서 다른 사람이 듣는 소리에도 신경을 쓴다.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느낌도 사람에 따라 달리 조정한다. 소비자가 젊고 역동적인 것을 좋아하면 가벼우면서도 탄탄하게, 노인이라면 무거우면서도 부드럽게 조정해 준다. 물론 어느 자동차나 비슷한 것을 추구하겠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슈타들러 회장은 그런 노력을 “긍정적인 집착”이라고 표현했다.

아우디의 다음번 기술 숙제는 자동차를 모바일화하는 것이다. 아우디는 프리미엄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자동차에 와이파이 송수신기를 단 브랜드였다. 슈타들러 회장은 자신의 일화를 소개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부탁받은 적이 있다. 비행기로 이동하는 동안에는 연설문 내용을 본사로 보내 검증을 받고 이를 다시 받아서 직접 수정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됐다.(뮌헨 공항에서 빈 공항까지는 1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빈 공항에서 행사장까지는 차로 이동해야 했는데, 내가 혼잣말로 ‘아, 망할, 연설할 때까지 1시간도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정리하고 고치지?’라고 중얼거렸더니 현장에 나와 있던 비서가 ‘회장님 걱정 마십시오. 우리는 와이파이가 있잖아요’라고 하더라(웃음). 와이파이를 이용해 노트북으로 연설문 수정 사항을 적어 본사로 보낸 다음 최종 수정본을 받고 내가 몇 가지 내용을 추가해서 연설을 했다.”(요즘은 스마트폰의 화면이나 기능을 차량 화면으로 옮기거나 차량의 조작과 연동시키는 미러링 기술이 여러 자동차 회사에 보편화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 아우디·안드로이드 자동차가 큰 이슈가 됐다.(아우디는 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기반 자동차의 개념을 발표했다.) 제품은 언제쯤 나오나?

“여전히 개발 중이다. 우리는 전 세계 휴대전화의 80%가 안드로이드 시스템을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구글과 협력을 결정했다. 자동차를 모바일화하는 것, 우리 고객들이 원하는 어느 순간에도 항상 인터넷과 연결돼 있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수년간 우리가 해야 할 임무다.”

아우디

자동차와 피를 나눌 만큼 절친

―재무 담당자 출신인데, 엔지니어를 중시하는 폴크스바겐 그룹에서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나?

“우선 내 전문 분야는 엄밀히 말해서 좁은 의미의 재무는 아니었다. 회사의 투자 계획을 짜고 조정하는 일이었다. 회사의 미래 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했다. 아마도 이때의 경험이 지금의 날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오늘 무엇을 해야 내일 일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폴크스바겐 그룹의 페르디난트 피에히 이사회 의장이나 마틴 빈터콘 회장은 엄격하고 철저한 데다 때때로 살벌하게 ‘깬다’고 들었다. 계열사 CEO 회의 때 분위기는 어떤가? 모욕적인 비판은 없는가.

“엄격하고 철저한 건 맞다. 생산적인 비판은 당신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만약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래서 고쳐야만 한다. 이것은 기업 문화여야 한다. 엔지니어·재무 담당자·인사 담당자·품질 관리 책임자 등 이런 사람들이 담당하는 일들은 비판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 물론 기분 좋은 과정은 아니겠지만.

또 하나 확실한 것은 ‘그들은 항상 차 이야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공통 언어는 자동차다.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잘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 제품에 대해 잘 이해하고, 헌신적으로 일하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도로에서는 경쟁사들의 자동차를 보고, 어떤 종류의 고객들이 그 차의 시트 위에 앉아있는지를 본다. 경쟁사의 자동차에서 ‘아, 저건 생각 못했는데?’ 같은 것들을 매일 메모한다. 밤에는 자동차 꿈을 꾼다. 이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다.”

그는 자신이 재무 쪽에서 컸지만, “언제나 자동차와 피를 나눌 만큼 ‘절친(bloody friend of cars)’이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아내에게 혼나는 일도 많습니다. 아내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가도 대화에 집중하지 않고 먼 곳을 바라볼 때가 있어요. 아내는 대뜸 알아차리고 ‘당신, 내 얘기 안 듣지?’라고 합니다. 그럼 ‘앗, 미안해’ 하지요. 어느새 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아우디에 관한 5가지 상식

1. 아우디는 원래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었다. 30년 전 ‘아우디 80’은 연금으로 생활하는 할머니들이 타는 차로 통했다.

2. 4개의 고리로 된 엠블럼은 4개의 회사를 의미한다. 1932년 아우디는 데카베(DKW), 호르히, 반더러(Wanderer)를 통합해 ‘아우토 우니온(Auto Union)’이라는 회사로 재출범했다.

3. 아우디(Audi)라는 이름은 창업자 중 한 사람이자 벤츠의 엔지니어였던 호르히씨 이름에서 유래했다. 호르히는 독일어로 ‘들어봐’라는 뜻이며 같은 뜻의 라틴어가 아우디이다.

4. 아우디는 폴크스바겐, 포르셰, 벤틀리, 람보르기니와 형제 회사이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저가 차, 트럭부터 고급 차, 스포츠카, 오토바이까지 11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5. 심플하면서 세련된 느낌을 강조하는 아우디 디자인은 1990년대 수석 디자이너이던 피터 슈라이어가 주도했다. 그는 2006년 현대·기아차 그룹에 영입돼 현재 디자인 총괄 사장을 맡고 있다. 페르디난트 피에히 폴크스바겐그룹 이사회 의장은 2012년 한 인터뷰에서 “이미 잃은 것에 대해 평생 후회한 적이 없는데 단 하나 예외가 있다”며 피터 슈라이어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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