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배운다성실한 社員, 불성실한 CEO… 日本기업이 주는 교훈

[Weekly BIZ][장세진 교수의 ‘전략 & 인사이트’]성실한 社員, 불성실한 CEO… 日本기업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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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기업들의 경영 성과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마치 장기 불황과 엔고(円高)에 시달려 오며 추진한 구조조정의 결실을 보는 듯하다.

히타치와 도시바, 미쓰비시전기는 중공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했고, 파산했던 일본항공(JAL)도 구조조정에 성공해 재상장되었다. 전통적으로 경쟁력이 높았던 도요타와 혼다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엔화 약세는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과 채산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세계경제를 주름잡던 일본 기업들이 부활한 것일까?

일본 기업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 왜 오랜 기간 경영난을 겪었는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직원들은 콩나물시루 같은 전철로 최소한 한 시간 이상 출퇴근하면서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한다. 심지어 ‘잇쇼켄메이(一生懸命)’, 직역하자면 ‘목숨을 다해서 일한다’는 섬뜩한 표현을 쓰기도 한다. 야근도 마다하지 않으며, 이른바 생산과 영업의 ‘겐바(現場)’에서 동료들과 끊임없이 토론하며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려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

이처럼 근면 성실하고 충성도가 높은 직원들로 구성된 일본 기업들이 지난 20년간 장기 불황과 경쟁력 약화를 겪은 이유는 무엇일까? 도쿄대학의 후지모토 교수는 이를 이른바 ‘강한 공장, 약한 본사’라는 말로 표현한다. 제아무리 공장에서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더라도, 본사에서 전략적 의사 결정을 잘못하면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이다.

닛산은 도산 위기에 처해 르노의 자본 참여를 받아들였지만, 그때도 닛산의 개발 소요 시간, 조립 생산성, 품질은 르노를 훨씬 앞지르고 있었다. 그러나 개성이 없는 제품 모델을 남발해 악성 재고가 쌓였고, 장기적인 거래 관계에 안주하는 협력사들이 고비용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었다. 닛산의 경영층은 정부 출신의 낙하산 부대가 점령하고 있어서 전문성이나 리더십이 없었다.

르노의 카를로스 곤 회장은 이런 ‘전략 부재, 리더십 부재’를 메우고, 비효율적 제품과 공급 업체를 정리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일본항공을 회생시킨 것 역시 손익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던 경영층의 의식을 개혁한 데 기인했다. 경영층의 사고가 바뀌자 적자 노선에 대한 정리와 비용 절감, 서비스 제고는 자연히 뒤따라왔다.


	일본 기업들 특징은‘강한 공장, 약한 본사’로 요약된다. 약한 본사를 강한 본사로 만드는 데 필요한 요소는 전략과 리더십이다. 이는 한국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진은 지난 2012년 5월 도요타 미야기 공장에서 한 직원이 생산된 자동차를 마지막 점검하는 모습.

일본 기업들 특징은‘강한 공장, 약한 본사’로 요약된다. 약한 본사를 강한 본사로 만드는 데 필요한 요소는 전략과 리더십이다. 이는 한국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진은 지난 2012년 5월 도요타 미야기 공장에서 한 직원이 생산된 자동차를 마지막 점검하는 모습./블룸버그

반면 미국이나 유럽의 기업들은 이른바 ‘약한 공장, 강한 본사’이다. 공장의 생산성은 낮더라도,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사업 모형을 개발하고, CEO가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것에서 경쟁 우위가 발생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향후 일본 기업이 한국 기업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리더십과 전략적 안목을 지닌 CEO가 부임할 경우 언제든지 ‘강한 공장, 강한 본사’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후지필름의 CEO로 취임한 고모리 시게타카 회장은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핵심 사업이 위협받자, 화장품, 의약품, 액정 패널용 필름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구했다. 이것은 일견 본업과 무관한, ‘비관련 사업 다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진 필름 재료인 ‘콜라겐’이란 단백질과 사진의 변색을 막기 위한 항산화 성분을 피부 노화 방지에 응용하는 등 철저한 ‘관련 다각화’이다. 또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전 세계적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구사했다. 반면 사진 필름 부문을 과감히 축소하고 프린트 시장에 주력했다.

문제는 일본 기업 대부분에 이런 뛰어난 CEO의 등장을 보장할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는 일본 기업의 CEO 선발은 전임자가 중역 중 하나를 천거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영향력은 거의 없으며, 체계적 후계자 양성 과정도 없다.

후지필름의 고모리 회장이나 히타치의 가와무라 회장과 같은 탁월한 CEO의 등장은 순전히 전임 CEO가 안목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스템의 덕이 아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들이 CEO로 선택되었는가 물어보면 모른다는 답밖에 얻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처럼 운이 좋은 사례는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여기에 일본 기업의 가장 근본적인 약점이 있다.

‘강한 공장, 약한 본사’의 리스크는 한국 기업에도 중요한 현안이다. 최근 전략과 리더십의 부재로 몰락한 대기업이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이 ‘강한 공장, 강한 본사’가 되려면 리더십과 전략적 사고, 결단력을 가진 CEO가 더욱 필요하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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