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배운다 품질만으로 차별화 안된다… 소비자가 좋다고 느끼게 만들어라

[Weekly BIZ] 품질만으로 차별화 안된다… 소비자가 좋다고 느끼게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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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비클럽, 마케팅 전략 전문가 홍성태 교수 초청 지식 콘서트 <1>
구식 카메라 ‘로모’의 대박 – 투박하고 다루기 불편한데… 모호한 듯 독특하게 찍혀… 묘한 매력을 장점으로 홍보
인식 상의 차이를 심어라 – 품질差는 금방 따라잡지만… 한번 각인된 차별성은… 뒤집기가 쉽지 않아
유사성과 차별적 포인트 활용 – 비타500, 병 모양·로고 등… 박카스와 비슷하게 만든 후… 젊은 여성층 공략해 차별화

위클리비즈 애독자 모임인 위비클럽은 지난달 한양대 경영대 홍성태 교수를 초청, ‘마케팅 게임: 작은 차이가 큰 승부를 결정한다’는 제목으로 지식 콘서트를 열었다. 당시 강연 내용을 2회에 나눠 정리한다.


	위비클럽이 개최한 지식콘서트에서 홍성태 교수는“마케팅은 사람들 인식을 바꾼다는 점에서 마술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 이덕훈 기자

위비클럽이 개최한 지식콘서트에서 홍성태 교수는“마케팅은 사람들 인식을 바꾼다는 점에서 마술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 이덕훈 기자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돌아와 개발 중인 컴퓨터에 대한 첫 보고를 받았다. 직원들은 경쟁사인 IBM보다 얼마나 더 좋은 제품인가 열심히 설명했다. 이때 잡스는 이렇게 대꾸했다. “경쟁사보다 더 잘 만드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다르게 만들 궁리를 하세요(Better is not enough. Try to be different).” 잡스는 차별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던 셈이다.

많은 경우 경쟁사보다 조금 더 많이(more) 주고, 좀 더 좋아진(better) 제품을 차별화라 생각한다. 그런데 좀 더 나은 품질과 기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차별화해야 한다. 고객에게 새롭거나 더 비싼 모델을 권할 때, 판매원이 대번에 받는 질문은 이렇다. “이게 뭐가 다른데?” 사람들은 차별화 포인트를 찾으려 든다는 얘기다.

마케팅 전략이란 한마디로 뭘까? 시중에 나온 마케팅 전략 책들이 공통으로 주장하는 점을 보면, 한마디로 ‘차별화 포인트’를 잡으라는 것이다. 마이클 포터 교수의 ‘경쟁 우위’나 김위찬 교수의 ‘블루오션 전략’, 문영미 교수의 ‘디퍼런트’가 다 그렇다.

인식의 차이를 잡아내라

차별화는 품질이 좋고 나쁨의 문제를 넘은 인식의 문제다. 소비자가 좋다고 생각하게끔 하라는 것이다. 로모(LOMO)라는 카메라가 있다. 오래전 소련에서 만든 군사용 카메라인데, 플라스틱으로 대충 만든 듯한 외관에 초점 맞추기도 불편하고 광도 조절도 어렵다. 잘 팔릴 리가 없다. 그런데 1990년대 초 오스트리아 출신 청년 둘이 여행 중 체코에서 로모 카메라를 발견하고 싼 맛에 사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빈으로 돌아와 필름을 현상해 보니 역시 사진이 잘 나오지는 않았다. 그런데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느낌이 독특하고, 색깔이 강렬하며, 흐릿한 초점의 모호함이 아름답게 보인 것이다. 그래서 그 카메라를 가져다 팔기 시작해 대박을 쳤다.

로모는 차별화 원리를 아주 잘 보여준다. 품질로만 따지면 로모는 벌써 없어져야 할 카메라지만,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오히려 편광 처리가 안 되어 다소 기이한 색으로 찍히는 로모의 특징을 장점으로 홍보하며, 서로 사진을 보여주는 홈페이지도 열었다. 홈페이지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당신의 걸작을 세상에 보여주세요. 운 좋게 잡은 순간들, 이상하게 찍힌 사진들, 때로는 격렬하게 보이는 당신의 세상. 당신은 로모그래피 그 자체입니다.” 그들의 강령은 ‘생각하지 말고 그냥 찍어라(Don’t Think, Just Shoot)’이다.

이 구식 카메라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마드리드에서 120m가 넘는 로모월(Lomo Wall)을 만든 이래 런던 트래펄가 광장, 베이징 만리장성, 뉴욕 MoMA 등을 거쳐 해마다 대형 전시회가 열리고, 10만 명 이상이 참여한다.

차별화의 관건은 품질이나 기술의 실질적인 차이(real difference)도 중요하지만, 인식 상 차이(perceptual difference)가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실질적인 차이는 금세 따라잡을 수 있다. 그러나 인식 상의 차이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한번 각인되면 뒤집기가 쉽지 않다. 문제는 인식 상의 차이를 어떻게 심어주느냐다.

기존의 인식을 활용하라

흔히 차별화라고 하면 어떻게 다르게 만들지만 고민한다. 하지만 다른 점을 찾기 전에 무엇과 비교할지, 즉 기존의 어떤 인식을 준거점으로 활용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한국인은 서양인 얼굴을 그들만큼 잘 구별하지 못한다. 흑인 얼굴은 더 어렵다. 거꾸로 서양인이나 흑인은 동양인 얼굴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자기들끼리는 잘 알아보는데, 다른 나라 사람은 잘 못 알아보는 이유가 뭘까?

‘템플리트(template)’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주변에서 자주 본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전형적인 형태(template·형판·型板)’를 기억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템플리트와 다른 차이점만을 인식하기에 금세 구별한다. 그러나 동양인은 흑인을 자주 볼 기회가 없으므로 전형적인 템플리트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서로 다른 흑인 얼굴을 구별하려면, 너무 많은 정보를 비교해야 하므로 차이를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1980년대 유학 시절, 한국에 와본 적 없는 외국 친구들이 서울이 어떤 곳이냐고 묻곤 했다. 그때만 해도 서울을 한마디로 설명하기가 난감했다. 조선시대로 설명할 수도 없고, 지리적 위치로는 왠지 미흡했다. 그때마다 “도쿄 같은 곳인데, 더 활기찬 도시”라고 답하곤 했다.

대부분 외국인은 도쿄에 대한 템플리트를 갖고 있다. 아마 ‘동양에 존재하는 이국적 도시’라는 이미지일 것이다. ‘도쿄 같은 곳’이라는 설명은 일단 그 템플리트와 유사성(POP·Point Of Parity)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그다음 ‘더 활기가 있다’는 차별적 포인트(POD·Point Of Difference)를 얘기해 준다. “도쿄 사람들은 밤 11시가 되면 집에 들어가지만, 서울 사람들은 그 시간에 집에서 나오기에 불야성을 이룬다”고 말하면 재미있어 한다.

마케팅에서 템플리트는 어떤 제품 카테고리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뜻한다. ‘비타500’이 처음 나왔을 때 비타민 카테고리에 포지셔닝할 수도 있었고, 청량 음료수 카테고리에 자리 잡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잡은 카테고리는 ‘원기 회복을 돕는 강장제’였고, 그 카테고리의 리더는 ‘박카스’였다. 비타500은 박카스와 언뜻 유사성을 찾기 어렵지만, 우선 병 모양이나 로고를 박카스와 유사하게(POP) 만들었다. 그런 한편 중·장년층 남성이 아니라 젊은 층 여성을 광고에 내세워 누가 타깃인지 차이점(POD)을 명쾌하게 보여줬다. 그리고 약국이 아니라 일반 수퍼마켓에서 팔아 누가 어디서 왜 사먹는 제품인지를 분명히 알리는 데 성공했다.

스타벅스 인기 음료 중 프라푸치노(Frappuccino)란 게 있다. 이게 뭐냐고 물으면 점원은 “일종의 냉커피예요(POP). 그런데 얼음을 갈아 넣어 더 시원하고, 아이스크림을 더해 커피 향이 부드럽게 느껴지죠(POD)”라고 대답한다. 이미 아는 카테고리 이미지를 십분 활용하고, 자기의 특성을 대비를 통해 잘 알린 것이다.


	성공 제품 마케팅 포인트 - 표

차별화는 인식의 게임

성공한 제품들이 작은 차별점을 어떻게 소비자에게 인식시킬 것이냐는 점에서 공통적 특징이 있다.

―성공한 모든 제품은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그 차별점이 늘 획기적이며 두드러진 건 아니다.

―그 작은 차별점을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임팩트 있게 인식시키느냐가 마케팅 게임의 본질이다.

―그 인식의 게임에서 POP·POD를 늘 의식해야 한다. 즉 어떤 카테고리 리더 브랜드와 유사점을 좇아 포지셔닝할 것인지, 어떤 차별점을 내세워 그 템플리트 이미지와 차이를 보여줄 것인가가 전략의 핵심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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