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배운다 공짜와 전쟁말고 공짜와 손잡아라

[매경 MBA] 공짜와 전쟁말고 공짜와 손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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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내놓는 곡마다 대박을 치지만 그녀의 수입 중 음반 판매 비중은 24% 정도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유튜브나 SNS를 통해 그녀의 음악을 공짜로 즐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이디 가가는 이를 문제삼지 않는다. 오히려 좋아한다.

그래야만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레이디 가가는 한 인터뷰에서 “팬들이 내 음악을 공짜로 즐겨도 상관없다. 어차피 거물급 아티스트라면 2년 순회공연을 통해 1억달러 정도를 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레이디 가가는 자신의 음악을 무료로 전파하고 이를 통해 열혈팬을 만들어낸다. 6300만명에 이르는 페이스북 팬 중 상당수는 그녀의 음악을 무료로 듣는 과정을 거쳐 열혈팬으로 진화한다.

그래서 회원 100만명의 열혈팬클럽 사이트 `리틀몬스터닷컴`으로 옮겨간다. 덕분에 레이디 가가는 자신의 공연을 비싸게 팔 수 있게 됐다. 연간 1억달러에 달하는 그녀의 수입 중 70%는 순회공연과 특별상품 판매에서 나온다. 리틀몬스터닷컴 회원들은 레이디 가가의 비싼 콘서트티켓이나 기념품을 아낌없이 구매한다.

공짜가 흔해진 세상에서 소비자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실상 거저로 얻기를 원한다. 아무리 많은 소비자를 확보해도 돈을 못 버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목표는 이윤 창출, 따라서 기업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무료 제품ㆍ서비스가 넘치는 세상에서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같은 기업들의 고민에 대해 디지털 비즈니스 컨설턴트이자 게임회사 게임브리프(GAMEbrief)의 최고경영자(CEO)인 니콜라스 로벨은 한 가지 명료한 답을 제시한다. 바로 `커브(Curve)전략`이다. 돈을 낼 용의가 없는 다수에게는 공짜로 물건을 뿌리고, 돈을 낼 용의가 있는 소수에게는 매우 높은 가격을 받으라고 한다. 문제는 돈을 낼 용의가 있는 열성팬들을 어떻게 창조해내고 찾는냐는 것. 이때 공짜 전략이 빛을 발한다. 가격이 제로(0)면 고객들이 몰린다. 그러면 고객에 대한 정보와 접점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 로벨 CEO는 매일경제 MBA팀과 가진 인터뷰에서 “공짜는 수익을 해치는 게 아니라 공급자들이 거둘 수익을 오히려 늘려 준다. IT혁명으로 생산비용이 줄어든 상황에선 공짜고객을 유인하고 이들 중 일부와 열성팬 관계를 맺을 때 높은 수익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로벨 CEO와의 일문일답.

-콘텐츠 제공자라면 자기의 창작물을 제값 받고 팔길 원할 것이다. 공짜로 팔아야 하는 이유가 있나.

▶ IT 발달로 이미 경쟁 기업들은 당신이 팔려는 상품을 공짜로 풀고 엄청난 수의 잠재 고객들과 접촉하고 있다. 공짜는 이미 세계적 흐름이다. 제품을 한 개 더 생산할 때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미 음반산업, 책, 영화 분야에선 진행됐다. 3D 프린팅이 나오면 유명 브랜드 티파니의 보석까지도 싼 값에 복제할 수 있게 된다.

단기적으론 공짜로 파는 것이 아까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생산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자기 제품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고객들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커브 전략은 소비자들의 지불 의사에 따라 각각 다른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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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에는 제품에 단일한 가격만 매겼다. 아무리 열렬한 팬이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CD는 1만원만 주면 살 수 있었다. 뮤지션 입장에선 더 많은 돈을 낼 고객을 놓친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고객들에게 다른 가격을 매길 수 있게 됐다. 거의 공짜로 음악을 뿌린다고 하자. 그러면 과거엔 불법복제로 음악을 듣던 사람들도 이제 합법적으로 음악을 다운로드해 간다. 이를 통해 음반 기획사는 이들에 대한 정보를 얻는 식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다. 고객은 음악을 계속 들으면서 충성도가 점점 높아진다. 음반 제작 비용은 당신의 고객 중 돈을 쓸 준비가 돼 있는 고객들에게 받으면 된다. 이전 가격보다 10배, 20배 되는 가격을 청구해도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한 고객들 말이다.

-그렇지만 공짜로만 계속 서비스를 제공하면 적자가 커질 수 있다.

▶ 공짜 서비스를 제공해 발생하는 적자는 열성팬들에게 높은 가격을 받으면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영장 설치업체인 `리버풀스&스파`의 CEO 마커스 셰리던은 무료상담 서비스를 지렛대로 활용해 8만달러짜리 수영장 공사계약을 성사시킨다.

셰리던은 고객들이 수영장 건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의문사항을 너무나도 친절하게 무료로 상담해 주었다. 경쟁업체의 목록까지 알려 주면서 고객들과의 관계를 공고히 다졌다. 고객들은 자신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셰리던에게 기꺼이 공사를 맡겼다. 셰리던의 상담 서비스를 받은 고객들은 그와 만난 후 80% 정도가 구매를 결정했다. 업계 평균의 8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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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팔되 일부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을 받는 `프리미엄(free-mium)` 전략은 흔한 것 아닌가.

▶ 내가 말한 `커브` 전략은 프리미엄 전략과는 다르다. 프리미엄 전략은 두 가지 가격만 존재한다. 무료와 유료 콘텐츠가 그것이다. 약 5%의 유료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짜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커브 전략은 소비자들의 지불 의사에 따라 여러 상품에다 여러 가격을 따로 매긴다.

그리고 프리미엄 전략은 가격을 그리 높게 받지는 않지만 커브 전략은 가격을 1000배까지도 높게 받을 수 있다. 높은 지불 의향이 있는 열성팬만 만난다면 말이다.

-그렇지만 지불의향에 따라 가격을 매기는 게 가능한가. 솔직하게 자기는 많은 돈을 내겠다고 할 소비자가 많을까.

▶ 지불 의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시스템을 제대로 써 먹으려면 첫발을 잘 내디뎌야 한다. `앵커링(anchoring) 효과`라고 소비자들은 처음 제시받은 가격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제일 많은 돈을 낸 사람이 얼마를 냈는지를 보여 줘라. 그리고 평균 이상의 금액을 냈을 때 신상품을 먼저 제공받는 등 매력적인 인센티브가 있다고 알려 줘라.

`험블 번들(Humble Bundle)`이란 게임 사이트는 이 전략을 굉장히 잘 쓰고 있다. 이용자들은 얼마가 되든 금액을 입력하면 게임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데 `평균 이상의 금액`을 지불하면 인기 게임 하나를 더 즐길 수 있다. 그리고 35달러 이상 지불하면 새로운 게임 프로젝트에 의견을 낼 수 있고, 70달러 이상 내면 특별 한정 티셔츠를 받는다. 이 같은 인센티브의 결과는 놀라웠다. 이용자가 지불하는 평균 금액이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갔기 때문이다. 험블 번들 사이트를 통해 고객 7만명이 평균 7.9달러를 썼는데 최고 소비 금액은 2048달러였다.

-공짜로 제품을 풀더라도 고객이 광고를 보게 함으로써 수익을 낼 수 있지 않나. 가령 무료 뉴스 사이트에 광고를 넣는 식으로 말이다.

▶ 광고는 시청자 수가 중요한 볼륨 비즈니스(volume business)다. 당시 사이트 방문자가 많다면 광고를 내보내는 것도 돈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틈새시장에서 소수 이용객들만 상대한다면 광고 전략은 안 먹힌다. 지불 의향에 따라 돈을 내게 하는 커브 전략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광고를 통해 돈을 버는 데는 한계가 있다. 유튜브 광고를 아무리 해도 1000건당 10달러 정도밖에 못 받는다. 레이디 가가 같은 톱스타들의 인기 톱 5곡에 대한 유튜브 시청 건수는 누적으로 10억건 정도(2014년 3월 기준)다. 이 정도라도 1000만달러에 불과하다. 적은 돈은 아니나 그녀의 일 년 수입이 1억달러가 넘는 걸 감안하면 비중은 크지 않다.

-열성팬을 만드는 열쇠는 그들이 높은 가치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가치를 창출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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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비즈니스가 가치를 만들고 열성팬들을 모으기 위해 고민한다. 흔한 방법으론 한정판 전략이 있다. 네슬레가 만든 네스프레소가 파는 커피 캡슐 가격은 평균 0.5달러 정도다. 그러나 재작년 내놓은 한정판 하와이 코나 스페셜 리저브는 2달러 정도로 비싼 편이었는데 금세 매진됐다.

창작자와 대면 만남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다. 킥스타터 같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보면 이런 전략을 많이 쓴다. 여기서 팬들은 게임 개발자나 팝스타와의 점심 식사에 1만달러 정도를 쓰기도 한다.

또한 희소한 자원에는 높은 가격을 매겨야 한다. 가령 가수 레이디 가가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매우 희소한 자원이다. 공급이 한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라이브 공연이나 팬클럽 미팅은 얼마든지 비싸게 팔아도 사려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반면 레이디 가가의 음악 파일은 생산 비용이 거의 안 들고 무한대로 복제할 수 있다. 따라서 공짜로 풀어도 된다.

-그런데 열성팬들에게 높은 가격을 받는 전략이 계속 유효할 수 있는가. 신규 진입자가 낮은 가격으로 이들을 유혹하면 어떻게 하나.

▶ 열성팬들은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만 소유할 수 있는 독점적인 아이템에 가치를 매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아이템을 가지길 원하고 자기만 경험할 수 있는 가치라면 돈을 더 주더라도 사려고 한다. 그들이 중시하는 것은 브랜드나 원작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신규 진입자들이 쉽게 모방하기 어렵다.

-모든 영역에서 열성팬들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쪽에선 팬들이 몰려든다. 그렇지만 보다 진지한 세계인 저널리즘이나 학문의 세계에선 어떤 방법으로 팬들을 열광시켜 돈을 벌 수 있나.

▶ 저널리즘도 열성팬과 서포터스가 존재할 수 있다. 심지어 기사를 읽지 않는 독자라고 하더라도 콘텐츠에 돈을 낼 수 있다. 좋은 탐사 저널리즘은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하기 때문에 심지어 기사를 읽지 않더라도 돈을 지불할 후원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크라우딩펀드가 활성화되면서 이젠 자기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기사를 쓰는 저널리스트들을 직접 후원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패트리언(Patreon)과 같은 크라우딩펀드 플랫폼에선 예술가와 작가, 저널리스트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돈을 후원해 주는 시스템을 갖췄다.

-게임브리프 회사의 CEO로 커브 전략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 월 방문자가 2만명 정도 되는 게임브리프 블로그에선 무료 게임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수시로 하고 있다. 내가 컨설팅한 사례는 모두 오픈한다. 이를 통해 팬들ㆍ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전자책 역시 싸게 팔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200파운드에 달하는 내 책의 전자책 버전은 단지 2파운드에 팔고 있다.

-전자책 가격에 대해선 아직 이견이 많다. 유명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아마존이 전자책 가격을 터무니없이 낮추고 있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 작가들은 아마존의 가격 책정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지만 커브 전략을 이해한다면 그들이 치러야 할 전투는 다른 데 있다. 전자책 소비자에 대한 데이터에 접근할 권리다.

추가 생산 비용이 제로에 가까운 전자책은 고객과의 접점을 만드는 데 사용돼야 하며 그 자체로 수익을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현재 아마존에선 작가들이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는 물론이고 그들이 얼마나 책을 사는지, 이용자당 평균 수익이 얼마인지 등을 알 수 없다. 작가들은 고객들이 얼마나 가격에 민감한지, 책 표지나 마케팅 문구를 바꿨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아마존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내 책의 구매자를 아마존 고객에서 우리 회사 게임브리프의 독자로, 그 후엔 내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팬으로 전환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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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상품으로 고객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며 열성팬을 확보해 돈을 쓰게 하는 `커브 전략`은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그중 대표적인 영역을 소개한다.

◆ 음악=유튜브 페이스북 스포티파이(Spotify) 같은 온라인 사이트에 공짜로 음악 파일을 뿌려라. 그리고 다른 채널을 활용해 고객과 커뮤니티 관계를 구축하라. 열성팬들이 자신의 열정과 정체성을 표현할 물건(티셔츠, 앨범 등)을 맞춤 제작해 비싼 값에 팔아라. 고객들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연주 여행도 좋은 아이디어다.

◆ 도서=무료 웹사이트에서 전자책이나 브로슈어를 제공해 고객들 이메일 주소를 얻어라. 그 이메일 주소로 고객들이 관심을 가지는 스토리나 정보를 제공해 팬으로 만들어라. 그런 후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형태의 책을 만들되, 예술품처럼 잘 만들어야 한다. 가령 공상과학소설 작가 코리 독토르는 커피콩을 싸서 옮기던 삼베 자루에 자기의 한정판 책을 포장해서 배송했다. 고객들이 포장에서 신선한 커피향을 맡을 수 있게 말이다.

그리고 작가의 한정된 시간에 높은 가격을 매겨라. 열성팬들이 오고 싶어하는 세미나나 컨설팅, 강연은 그 자체로도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 좋은 좌석이나 추가 상담엔 덤으로 더 많은 돈을 청구할 수 있다.

◆ 트레이너나 강사=웹사이트를 만들고 자신이 가르치려고 하는 아이템에 관해 세세한 정보를 올려라. 잠재 고객들이 던지는 질문에 친절하게 응해 신뢰감과 호감을 쌓아라. 그런 후 한정된 자원인 시간이 들어가는 1대1 강좌나 트레이닝에 적절한 가격을 매기면 된다.

◆ 식당=자신의 식당에서 파는 메뉴의 레시피를 웹사이트에 공개하라. 일단 고객들이 한번 시도해 보고 그 메뉴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면 식당에 발을 들여 놓을 것이다. 메뉴만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이벤트나 행사를 제공하면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 기부=처음부터 기부를 부탁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계에 집중하라. 웹사이트 방문객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폴로하게 만들면 새로운 기부 캠페인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그리고 잠재 기부자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얼마를 기부하는지를 보여 주고 높은 금액을 후원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라.

◆ 영화=지나간 영화 콘텐츠를 아주 싼 가격이나 공짜로 풀어라. 그리고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감독의 다음 영화 제작을 위한 자금 투자를 권유하라.

■ who he is…

니콜라스 로벨(Nicholas Lovell)은 디지털 비즈니스 분야 세계적 컨설턴트이자 게임회사 게임브리프(GAMEbrief) CEO다. 기업들이 인터넷과 디지털 분야의 변화에 적응하는 방법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공짜 세상에서 돈 버는 10가지 방법(Ten Ways to make money in a free world)` `모두에게 주고 슈퍼팬에게 팔아라(The curve)`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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