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배운다 부서를 새로 만들기보단 부서간 칸막이 허물어라

[Hello Guru] 부서를 새로 만들기보단 부서간 칸막이 허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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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프랑스의 한 철도 기업은 낮은 정시 운행률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열차가 지연되는 원인을 알기 위해 회사의 2인자가 직접 나서 태스크포스팀을 꾸렸고, 1년에 4000여 시간을 원인 규명에 허비했다. 그러나 모두 열차 지연의 원인을 다른 팀에 돌렸기 때문에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는 건 없었다. 결국 회사는 다른 방법을 쓰기로 했다. 만약 A부서가 원인이 되어 B부서까지 지연이 되면 B부서도 전체적으로 다 책임을 지도록 하게 한 것이다. 일종의 연대책임으로 협력을 유도한 것이다. 그러자 부서 간 커뮤니케이션이 작동했고 서로 돕게 됐다. 가령 운행 부서 쪽에서는 기차가 5분가량 지연될 것이라고 미리 다른 쪽에 전달해주면, 다른 부서들은 승객을 미리 대비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적절하게 대응했다. 결국 풀기 어려운 문제 해결을 위해선 별도의 조직을 가동시키는 것보다 협력의 인센티브를 작동시키는 것이 훨씬 더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의 등장으로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되게 업무 환경이 편리해졌다. 업무 처리속도는 더 빨라진 게 분명한데도 시간은 점점 부족해지고 할 일은 점점 늘어만 간다. 회의와 보고서는 쌓여만 간다. 이유는 뭘까.

컨설팅 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조직 중 상위 20%의 가장 복잡한 조직을 연구한 결과 최근 부장(매니저급)들은 업무시간의 40% 이상을 보고서 작성에 할애하고, 총 업무시간의 30~60%를 회의 준비에 쓰고 있었다.

이렇게 업무 관리를 위한 업무가 늘어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업들이 복잡한 경영 환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절차나 부서를 도입한 게 주요 원인이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더 문제를 복잡하게 한 잘못된 처방이었다.

그렇다면 기업 환경의 복잡성과 조직의 복잡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브 모리유 보스턴컨설팅그룹 시니어 파트너는 그 답을 ‘기존 부서들 간의 협력’에서 찾았다. 그는 매경MBA팀과 인터뷰하면서 “기업이 절차나 구조를 새로 도입하면 업무 관리에 할애되는 시간만 늘어나고 실제로 일하는 시간은 줄어든다”며 “직원들에게 협력을 강화하고 재량권을 주면 단순한 조직으로도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브 모리유 파트너와의 일문일답.

―조직 내 복잡한 절차나 프로세스가 왜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나.

▷정보기술(IT) 덕분에 기업 조직의 생산성은 크게 늘 것이라 사람들은 낙관했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 효과는 미미했고 오히려 업무는 늘어나고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만 더 떨어졌다. 그리고 태업으로 일을 오히려 방해하는 현상이 만연했다.

조직들은 수많은 과제를 처리하기 위해 부서와 인력을 늘렸지만 이는 오히려 조직만 복잡하게 하고 부서 간 칸막이 현상만 초래했기 때문이다. 복잡해진 조직에서 파생되는 보고와 결재 때문에 매니저들이 정작 자기 일을 하는 시간은 30% 정도밖에 안 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복잡한 경영 환경의 문제를 복잡한 조직을 도입해 해결하려는 잘못된 처방의 결과다.

―그러면 조직이 ‘단순함’을 추구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가장 시급한 일은 새로운 걸 만들지 말고 이미 있는 사람과 부서 간의 상호작용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직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파악하고, 그 일을 통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리고 조직의 재량권을 늘리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이 많이 일어나게 하면 된다. 직원들이 자기가 한 일의 결과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협력과 재량을 제대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선 협력하는 직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협력을 강화하면 복잡한 조직의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참여하면 문제가 더 복잡해질 수 있지 않나. 미팅 횟수만 더 늘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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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협동과 동의어라는 건 흔한 오해다. 실제로는 협력을 안 할수록 더욱 미팅을 더 많이 하게 된다.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미팅이란 형식에 매달릴 뿐이다. 협력은 내가 너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서들은 서로의 상황과 욕구를 고려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니 뭔가를 하자는 미팅은 결국 자신이 결정을 안 바꾸는 것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본인 회사의 미팅 풍경을 생각하면 미팅이 협력을 촉진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제대로 협력이 작동하는 조직이라면 그런 형식은 필요 없다. 필요한 일이 있을 때 사람들이 잠깐 모이거나 각자의 자리로 가서 얘기하면 그만이다. 어떤 회사는 아예 회의실을 없애고 할 얘기가 있을 때 복도에서 얘기하도록 했다. 정해진 회의 시간을 없애니 정말 필요한 일에 집중하고, 이슈가 있을 때만 긴밀히 커뮤니케이션하게 돼 협력이 늘어났다.

―부서원과 매니저의 재량을 강화하는 것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되나. 사람들은 오히려 명확한 매뉴얼이 있을 때 문제가 쉽게 풀린다고 이해할 것 같다.

▷사실 사람들이 룰을 좋아하는 건 판단을 안 하고 책임을 안 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특히 본인의 판단에 보상을 제대로 안 해주는 조직이라면 더 그렇다. 결국 룰만 믿고 있다간 문제가 더 꼬인다. 가령 항공사에서 전문가가 파업을 할 때 그들은 아예 출근을 안 하는 게 아니다. 일터에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 룰만 엄격하게 지키는 식으로 파업을 한다. 이렇게 본인의 판단 없이 룰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비행기가 결국 이륙하지 못하게 되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선 일종의 ‘통합자(integrator)’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했다. 통합자란 어떤 사람인가. 부서장이라고 보면 되나.

▷반드시 부서장과 같은 매니저만 통합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상적으론 모든 매니저가 통합자의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매니저가 아니라도 문제 해결 능력과 권위를 가지고 있으면 통합자가 될 수 있다. 위계질서에서만 권위가 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호텔의 리셉셔니스트를 생각해보자. 그들이 호텔 내에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처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리셉셔니스트고, 통합자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통합자는 직함으로 나눠지는 게 아니라 기능으로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인적관리 시스템도 바꿔야 하나.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선 인적자원 관리가 핵심이 된다. 제대로 된 성과평가가 있어야 협력을 보상하고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 간 또는 부서 간 협력을 하게 되면 자기만의 성과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기여한 성과도 체크해 평가점수에 포함해야 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성과와 결합된 상호행위는 눈에 쉽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평가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양적인 평가만으론 조직 내 그 사람의 가치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그가 협력에 적극적이었는지, 타 직원들을 배려했는지에 관한 정성적인 자료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많은 절차나 위계질서가 조직에 방해가 된다면 수평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조직엔 복잡성의 문제가 없는가.

▷네트워크 조직은 환상이다. 조직엔 파워가 필요하다. 만일 공식적인 파워를 인정하지 않으면 비공식적인 파워에 의해 직원들이 움직이게 된다. 인맥 같은 것 말이다. 이렇게 불투명한 파워가 조직을 작동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 조직은 오히려 비생산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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