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배운다신메뉴·마케팅 기법 역수출… 본사보다 잘나가는 한국지사

신메뉴·마케팅 기법 역수출… 본사보다 잘나가는 한국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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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피자헛코리아 등 탁월한 실적·성장으로
해외진출 전권위임 급증
‘한국서 통하면 세계서 통한다’ 인식 자리매김

대만 밀크티 전문업체 로열티타이완은 아시아 주요 시장인 일본 진출을 고심하다가 직진출 대신 공차코리아가 직접 진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공차코리아가 일본 공략을 위한 마케팅 전략신제품 개발을 전담하는 반면 본사는 로열티를 받는 식이다. 이는 공차코리아가 싱가포르·중국·홍콩 등의 지사는 물론 심지어 대만 본사보다 성장률이 월등히 높고 다양한 신메뉴와 정보기술(IT)을 응용한 운용방식 등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본사보다 나은 코리아’의 위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공차의 경우처럼 글로벌 본사가 한국지사에 해외진출 전권을 위임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 적용할 신제품이나 신메뉴, 매장운영 시스템 등을 한국지사에 의존할 만큼 코리아 브랜드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공차코리아는 연내 일본 진출계획을 세웠다. 지난 2006년 대만에서 탄생한 공차는 2011년 김여진 전 대표가 공차코리아를 설립하며 국내에 소개됐다. 공차코리아는 설립 1년 만에 매출이 급증했고 4년 만에 매출 539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의 ‘대박’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공차코리아는 다소 생소하던 타피오카펄, 코코넛 알갱이 등이 들어간 티 베이스 밀크티를 국내에 소개한 데 이어 대만 본사에는 없는 스탬프 적립, 소비자 기호에 맞게 주문하는 DIY형 주문, 신메뉴인 실크빙수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차 관계자는 “한국만의 독특한 경영전략을 본사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전했다. 
 
피자헛코리아는 미국 피자헛 본사의 밀가루 반죽 레시피를 새롭게 바꾼 케이스다. 2010년 한국지사가 개발한 ‘찰도우’ 레시피가 출시 2년 반 만에 1,000만개나 팔리자 미국 본사가 올해 신레시피를 전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도우’라는 이름으로 활용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찰도우’는 토핑 외 테두리 빵 부분이 퍽퍽한 일반 도와 달리 에어셀을 많이 넣어 부드러우면서도 한국인이 좋아하는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글로벌 본사가 채택한 코리아 ‘찰도우’는 현재 호주·싱가포르에 이어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도입해 신메뉴에 적용하고 있다. 피자헛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된 ‘찰도우’가 전 세계 지사에서는 새로운 분야의 것으로 받아들였다”면서 “각국 지사마다 ‘찰도우’를 기반으로 한 메뉴 개발이 한창”이라고 설명했다. 

2003년 국내에 들어온 스무디킹은 미국에 없는 한국형 메뉴를 개발해 다른 국가로 수출한 경우다. 미국·한국·싱가포르 등 3개국에만 지사를 둔 스무디킹은 한국에서 개발된 메뉴를 싱가포르 지사에 활용했다. 오렌지레볼루션·스트로베리키스·제주그린티 등 다섯 가지 메뉴로 싱가포르 현지에서 인기 순위 5위권을 휩쓸고 있다.

한국지사가 본사를 뛰어넘어 ‘형보다 나은 아우’ 역할을 톡톡히 해내자 글로벌 시장에서는 한국지사를 성장 잠재력이 가장 높은 시장으로 분류하기에 이르렀다. 맥도날드 본사는 최근 한국지사를 ‘하이그로스마켓’으로 구분하는 한편 드라이브스루 등 면적이 좁은 국내 상황에 맞춘 시스템을 본사 정책으로 도입해 아시아 지사에 적용하고 있다.

일례로 쌤소나이트코리아는 본사에 없는 브랜드까지 만들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사의 메인오피스를 홍콩에서 서울로 옮긴 쌤소나이트코리아는 2010년 캐주얼 가방 브랜드 ‘쌤소나이트 레드’를 개발해 국내에 첫 출시한 후 중국으로 수출, 세컨드 브랜드의 세계화를 주도하고 있다. 2013년 쌤소나이트 레드의 아시아권 매출이 전년 대비 83% 증가하는 등 국내에서 매년 평균 세자릿수 성장률을 보이자 글로벌 본사는 한국지사의 해외 역수출과 독자 브랜드 추가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천명했다. 

뉴발란스키즈 역시 한국 지사인 이랜드가 글로벌 본사에 제안해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매출이 크게 늘자 뉴발란스 본사는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의 영업권을 이랜드 측에 이양했다.

이처럼 한국지사의 위력이 갈수록 커진 데는 과거 테스트베드로 통했던 한국 시장이 이제 검증된 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과거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던 미국·유럽의 소비계층인 베이비부머보다 한국에서는 브랜드에 민감한 베이비부머의 2세인 20~30대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훨씬 감각적이면서 빠르게 이뤄져 트렌드를 앞서가는 리드유저(선도사용자)들이 많은 한국 시장에서 검증되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점을 글로벌 본사가 깨달았다는 얘기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른 나라보다 소비의 핵심 계층인 리드유저가 많은 한국이 글로벌 본사 입장에서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면 세계 시장에서 성공이 담보된다는 인식이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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