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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실패하고 빨리 배우고 빨리 바로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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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EO-석학 심층인터뷰_케빈 로버츠 사치앤사치 CEO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미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알아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미쳤지만 얼마나 위대했어요? 세상의 모든 진보는 미친 사람으로부터 나와요.”

세계적 광고 대행사인 사치앤사치(Saatchi & Saatchi)의 케빈 로버츠(63)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WeeklyBIZ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미친 사람(I am crazy!)”이라고 여러 번 유쾌하게 얘기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빨리 실패하고 빨리 배우고 빨리 바로잡으라'(fail fast, learn fast, fix fast!)고 항상 강조한다”고 했다.

그가 직원을 뽑는 기준도 ‘세상을 바꿀 자질이 있는지’ 여부다. 실제 사치앤사치는 직원 채용 시 면접을 생략하는 대신 각국에서 온 지원자에게 매번 특별한 미션(임무)를 내주고 이 미션을 가장 잘 수행한 사람을 뽑는다. 열정적이면서 호기심과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을 채용해 세상을 바꾸기 위함이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한 직원 채용 땐 ‘2주 동안 트위터에서 최대한 친구 늘리기’라는 미션을 지원자에게 부여했는데, 2주 동안 트위터 친구를 25만명 늘린 지원자에게 감탄했어요.” 그는 “이 지원자는 세계 네티즌에게 다른 사람은 잘 알지 못하는 도시의 숨겨진 장소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자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트위터 친구를 폭발적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로버츠 CEO는 “상사와 부하가 물건, 이야기, 기억 등을 공유하는 ‘가족 같은(family like)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서로를 보살피면서도 구성원에 대한 요구가 많다는 점에서 가족만큼 성취 지향적인 단위가 없어요. 구성원이 보호받고 있고 행복하다는 느낌을 가질 때 일을 더욱 생산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그는 3년 전부터 ‘KR 라이브’라는 깜짝 이벤트를 열고 있다. 각국에서 일하는 30세 안팎의 젊은 직원 8명을 뽑아 미국·영국·프랑스·뉴질랜드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비밀리에 초대하는 것이다. 로버츠는 이들과 이틀 동안 같이 식사하고 파티를 열면서 자신의 인생 경험과 노하우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공유한다. 1년에 5회씩 실시되는 깜짝 이벤트에 초청받은 직원은 120명이다.

그는 “앞으로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는 점점 더 많이 젊은층에서 나올 것이다. 그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게 리더의 역할이다”고 했다. 그래선지 사치앤사치에서 일하는 직원 6000여명의 평균 연령은 약 27세이다.

“한국 기업에선 실패한 직원에겐 비난과 질책이 쏟아진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나는 젊은이들에게 ‘빨리 실패하라’고 끊임없이 권해요. 젊은 사람은 나이 든 사람보다 무엇이든 20배나 빨리 배워요. 실패 후 교훈을 배우고 실패를 바로잡을 수만 있다면, 빨리 실패하는 게 빨리 성장하는 지름길입니다.”

그는 “내가 보기엔 한국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함께 세계 양대 기술 수도(Capital)로 불릴 만하다”며 “교육 수준이 높고 열심히 일하는 젊은이가 많은 것도 강점이다”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은 승부욕이 남달라요. 이기는 게 전부는 아니지만 이기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승부욕이 곧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LG전자가 소니를 제친 원동력이 됐어요. 현대차가 지난 5년 동안 디자인 부문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도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에쿠스를 보고 나니 BMW를 사야 할 이유가 없어지더군요.”

하지만 그는 한국 기업의 단점으로 ‘감정적 공감(共感)’의 부족을 꼽았다. 시장과 소비자를 느끼려 하지 않고, 본능을 믿지 않으면서 ‘데이터’에만 의존한다는 것이다. “좋은 마케팅은 아이디어의 힘에서 나오지 데이터의 힘에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데이터 분석만으론 삼성전자가 애플을 절대 이기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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