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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브랜드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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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시장이 수많은 해외 브랜드 본사의 글로벌 경합 무대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직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경쟁이 더욱 가열되는 분위기다.

지난 2001년 2.2%였던 국내 직진출 브랜드 비중(본지 브랜드 연감 참고)은 2012년 기준 3.55%까지 늘어났다. 2009년까지 비슷한 추이의 비중을 유지해오다 2010년(3%)부터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국내 업체와 수입이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높은 수익을 낸 본사가 직접 전개에 나선 사례가 가장 많고, 최근에는 아시아 시장을 글로벌 핵심 진출 지역으로 지목한 브랜드들이 늘면서 테스트 마켓으로 본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이 늘고 있다.

◆‘게스’ ‘아디다스골프’ 성장 가도

이렇듯 해외 글로벌 브랜드 업체의 직진출이 늘고 있지만, 성공 사례는 손에 꼽는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한국은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하고 트렌드 변화가 빠를 뿐 아니라 고객들의 니즈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특징을 보이는 ‘만만찮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내셔널 브랜드 업체들 못지않은 빠른 대응력과 복잡한 유통구조 파악, 매장 내 다양성 확보 등 철저한 ‘현지화’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브랜드들 역시 공통적으로 꼽는 성공전략이 현지화다. 게스홀딩스코리아를 예로 들면, 지난 2007년 국내에 직진출한 이후 매년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직진출 첫 해 ‘게스’는 데님으로만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듬해 900억원, 2009년에는 슈즈와 언더웨어를 포함, 1200억원을 달성했다. 2010년에는 1700억원을 기록했으며, 2011년에는 신규 브랜드 ‘지바이게스’ 런칭과 함께 2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리고 지난해 2400억원을 기록했다. ‘게스’의 이 같은 고성장에는 글로벌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석시영 게스홀딩스코리아 마케팅 부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지화 전략이 중요하다. ‘게스’의 글로벌 본사는 이점을 중요시했으며, 한국지사인 게스홀딩스코리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탁월한 기획력과 빠른 반응생산을 펼치며 고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특히 90% 이상이 국내 기획으로 고객들이 요구하는 상품을 빠르게 기획 생산해서 공급하고 있다. 또 철저한 재고 관리를 통해 판매율을 높이고 안정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테일러메이드코리아도 매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아디다스골프’는 최근 3년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골프 PC 면적이 축소되는 가운데서도 빅3 백화점 춘하 MD개편에서 5개 매장을 추가했다. 글로벌 판매보고서를 통해 보면 2012년 출시한 전 라인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 달성했고, 특히 골프화 부문은 2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 골프화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테일러메이드 코리아 김희재 과장은 “많은 직진출 브랜드들이 본사의 글로벌 전략에만 초점을 맞추는데, 우리는 디자인, 기획, 마케팅 등 여러 부문에서 한국지사의 권한을 강화해 겨울 시즌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취약한 사항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지속해왔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략에 맞춘 브랜드는 고전

반면, ‘폴로랄프로렌’과 ‘푸마’, ‘리바이스’, ‘망고’, ‘코치’, ‘버버리’ 등은 직진출 이후 현지화 실패로 개운치 않은 표정이다. ‘폴로랄프로렌’은 남성, 여성, 골프웨어 등 전 라인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주요 백화점 매출이 급감했다. 올 들어서도 20% 역신장 중이다. 골프웨어의 경우는 아이템과 물량, 영업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이번 백화점 MD개편에서 롯데 2개점, 신세계 1개점이 빠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국내 바잉 팀을 없애고 전 라인 물량을 미국 본사에서 모두 공급받는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직진출 연차가 오래된 ‘리바이스’ 역시 전량 수입하며 철저하게 글로벌 양식에 맞춰 운영하면서 국내 데님 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획 등 현지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정책이 통일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경쟁 브랜드와 비교해 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푸마’도 2007년 이랜드와 헤어질 당시 2천억원 이상의 외형을 자랑했으나, 현재 ‘아디다스’, ‘나이키’ 등에 댈 수 없을 정도로 세가 약해졌다.

명품 브랜드도 피해갈 수 없다. 2002년 직진출한 ‘버버리’는 최근 몇 년간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면서 입지가 약해졌다. 지난 2011년에는 전년 같은 기간(428억원)보다 20% 감소한 343억원의 영업이익과 23% 줄어든 3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2012년 3월말 기준 주당순이익 환산으로는 6만8270원으로 전년도 9만1997원보다 25% 떨어졌다. 한해 사이에 버버리코리아 주식가치가 4분의 1만큼 떨어져 한국 지사장이 바비브라운 아태지역 총괄대표 겸 본사 부사장을 지낸 장재영 씨로 교체되기까지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으로 전개되던 ‘파리게이츠’가 크리스패션으로 주인이 바뀐 뒤 국내 기획 비중이 증가해 매출과 유통이 급성장한 사례에서처럼, 이제는 글로벌 브랜드도 인지도만으로 승부를 볼 수 없다. 국내 시장에 초점을 맞춘 제품구성과 마케팅 전략을 갖추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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