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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미생’ 입사 6년 만에 ‘완생’ 드라마… 이병철 칸투칸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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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온라인 판매 주력 SPA 브랜드… 보수적 패션업계 파격발탁 화제
ㆍ대리점·유명모델 없이 고속성장 “나 같은 사례 많아지게 만들 것”

그는 6년 전 부산에 내려왔다. 건강이 나빠져 고향인 이곳에서 요양 중인 여자친구 곁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서울 종로3가 토박이였던 그에게 타지 생활은 낯설고 힘들었다. 취업 포털사이트에서 일자리를 알아봤다. 32세라는 늦은 나이에도 다행히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그 회사 생활 5개월 즈음 ‘함께 성장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입사 6년 만인 올해, 그 업체 대표직에 올랐다. 최종학력은 고졸이다.

23일 아웃도어 브랜드 ‘칸투칸’ 이병철 신임대표(38·사진)를 부산 연제구 거제동 본사에서 만났다. 대표 취임 후 가장 달라진 점을 묻자 “직원들이 말을 별로 안 건다”며 웃었다. 지난달 28일 공동대표에 취임한 그는 2012년부터 경영기획실 이사를 맡고 있었다. 그를 부산으로 이끌었던 여자친구이자 지금의 아내는 지난 21일 딸을 낳았다.


2005년 설립된 칸투칸은 제조·직매형(SPA) 브랜드로 5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493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기록했다. 직원수 130명. 대리점도, 유명 광고모델도 쓰지 않으며 일궈낸 결과다.

온라인 매출 비중이 45%에 이른다. 여기에는 학창 시절부터 정보기술(IT)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이 대표의 역할이 컸다. 이 대표는 고등학생 때 포털사이트 ‘야후’에 직접 만든 개인홈페이지를 등록했다. 졸업 후에는 대학 진학 대신 인터파크, 다음커뮤니케이션(현 다음카카오) 등에서 전자상거래 실무를 익혔다. 칸투칸 홈페이지는 국내 500대 사이트 중 하나로, 올해 예상 방문자수는 3000만명이다.

칸투칸 직영매장은 4년 만인 올해 전국 21개로 늘었다. 과욕은 부리지 않는다는 게 이 대표 소신이다. 실제 당초 칸투칸은 올해 27개까지 직영매장을 확대해 매출 76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지난 4월 경기 용인점을 마지막으로 신규매장 개점을 보류했다.

이 대표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년 내에 위축될 것”이라며 “매장 수를 늘리고 이월상품 판매를 확대하면 당장 매출을 늘릴 수 있겠지만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사업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칸투칸은 30~40대 남성을 주고객층으로 하는 비즈니스 캐주얼 브랜드 ‘생비스’를 시범 판매하고 있다. 사내 디자이너들이 만든 옷을 세계 주요 패션쇼에 출품하는 것도 목표다.

그는 “창업주인 조희봉 이사회 의장, 한영란 공동대표의 대승적 결단이 있었기에 대표에 오를 수 있었다”며 “보수적인 패션업계에서 직원 중심의 젊은 문화를 가진 칸투칸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 이력이 부각돼 칸투칸 이미지가 저평가되거나 이단아처럼 비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최근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읽는다는 그는 “미국 월마트에서도 카트를 끌던 아르바이트생이 30년 만에 대표가 됐다”며 “적당한 제품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성장하고 나와 같은 사례가 많아지는 ‘위대한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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