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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치영 LG패션 스포츠사업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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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치영 LG패션 스포츠사업부 상무
증권맨에서 패션 트렌드 리더로
“패션은 대단히 매력적인 산업”

LG패션(대표 구본걸)이 지난 2006년 말 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신규 브랜드 출시와 기존 브랜드의 역량 강화 등 패션 전문 기업으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매출도 분사 후 첫 해인 2007년 7,380억원에서 이듬해 7,908억원, 작년 9.221억원으로 상승하는 등 두자리수 신장률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매출 1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여 이랜드, 제일모직과 함께 패션업계의 삼두체제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복종별 대표 브랜드 육성이라는 전략이 숨어 있다. 이 전략에 의해 ‘닥스’, ‘헤지스’, ‘라푸마’ 등 대표 볼륨 브랜드들이 탄생한 것.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라푸마’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LG패션에서 스포츠사업부를 맡고 있는 윤치영 상무는 이런 성장에 대해 “운이 좋았다”며 말을 아낀다. 하지만 “패션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대표적인 지식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향후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 일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말로 들린다.

 

그가 구상하는 그림은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윤 상무는 “‘라푸마’를 매출 1조원 정도로 육성해야 한다. 다른 브랜드도 최적의 컨디션을 갖춘다면 외형을 확대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LG패션의 외형이 10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꿈이 크면 성과가 큰 법이니 패션기업 10조원 시대를 기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이처럼 윤상무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이력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지난 2005년 LG패션에 입사하기 전까지 10여년 동안 증권맨으로 활동했다.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에서 애널리스트를 거쳐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담당한 것. 그는 “증권 관련 업무는 배팅 비즈니스기 때문에 매순간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결정이 수익을 좌우하기 때문에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패션은 실물이 있기 때문에 트렌드, 유통, 디자인 등을 비교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프로세스 상으로는 패션이 조금 더 수월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덧붙인다. 결과적으로 증권가에서 익힌 거시적인 경제 관념과 트렌드를 실물 산업에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고 윤 상무가 거시적인 지표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맡고 있는 브랜드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실질적인 전술을 운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닥스골프’, ‘헤지스골프’, ‘라푸마’의 현재 모습을 비교적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가 파악한 내용을 브랜드별로 정리해보면 ‘닥스골프’의 경우 골프 인구가 늘고 대중화되면서 시장은 확대되겠지만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낮아져 기존 브랜드들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닥스골프’는 하이앤드 고객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현재의 골프 시장 트렌드와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브랜드의 장점인 점잖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는 한편 여성 상품 비중을 확대하고 도심형 스포츠 라인을 새롭게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헤지스골프’는 큰 폭의 컨셉 수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런칭 초반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기능성 아이템을 50% 이상으로 구성했는데 실제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제품에 대한 반응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스포츠 캐주얼을 컨셉으로 한 젊은 감각의 Before, After용 제품을 확대할 생각이다. 또 젊고 유능한 프로골퍼를 후원,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쓸 계획이다.

 

‘라푸마’는 컬러 아웃도어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중 최단 기간 1,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국내 판권 및 영업권까지 인수했다. 또 업계 최초로 자전거를 출시했고 캠핑, 트레킹, 러닝 등 다양한 아웃도어 영역을 개척하기도 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3년 내 매출 3,000억원대 대형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단기 전략과 1조원대 글로벌 브랜드로 가기 위한 장기 전략을 세워놓았다.

 

윤상무가 ‘라푸마’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미 스포츠사업부 뿐 아니라 LG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 그가 심혈을 기울여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한 것도 애착을 갖게 하는 이유다. 실제로 그는 ‘라푸마’의 성장과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그가 ‘라푸마’를 맡기 시작했던 2007년 350억원 정도의 그저 그런 브랜드로 분류됐던 ‘라푸마’를 2년만에 1,000억원대로 성장시킨 것이다.

 

“브랜드 볼륨화를 위해 TV CF를 준비했는데 우연히 반달로프 퍼포먼스를 보게 됐고 이것으로 광고를 만들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당시 모델을 위해 특별 제작한 제품도 물량이 모자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감각은 이후에도 꾸준히 발휘됐는데 작년에 다운을 10만장 생산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비교적 고가 제품인 다운 10만장이면 웬만한 브랜드의 1년치 총 생산 금액이다.

 

그는 “2008년과 2009년 물량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원없이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막말로 크게 질렀다.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스케일-업으로 단가를 낮춰 50% 물량만 판매되도 원가를 건질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 초까지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거의 모든 물량을 소화했다. 한 마디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며 웃는다. 운도 좋았지만 시장을 직감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발휘된 것이다.

 

이런 그의 능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관심거리다. 그는 “아웃도어 시장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 패셔너블 아웃도어로 성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한국의 ‘라푸마’가 해외에서 인정받는 것을 보면 이런 생각에 힘을 실어준다. 이미 지난 2006년부터 홍콩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역수출 형태로 제품을 공급했으며 2008년에는 프랑스 본사에도 역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장기적인 전략에 대해 언급했다.

 

이밖에도 올해 초 용품 사업부를 분리한 것과 전문 등산요원을 통한 교육 등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쌓아가는 것도 그의 남다른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력 양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든 비즈니스가 마찬가지겠지만 결국 우수한 인력을 얼마만큼 보유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삼성이 그렇고 다른 대기업들이 그렇다. 패션기업들도 이들처럼 좋은 인력을 보유한다면 패션에서도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그는 얼마 전 모교 후배들을 상대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때 그는 “나는 증권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지금 내가 여러분과 같은 학생이라면 패션에서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누구보다 패션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그의 목표가 실현되는 날이 조금 더 일찍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profile

1963년 출생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

2005년 LG패션 입사

전략영업팀

현재 스포츠사업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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