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사게 만드는 똑똑한 가격의 비밀

가격 1% 개선하면 이익 7% 영향받아 원가 아닌 가치가 가격 전략의 핵심

 

모니터그룹과 함께 하는 新 경영트렌드 ⑦ 브랜드와 가격

국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국제 유가 및 각종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원가구조 악화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로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내수경기 침체의 장기화 조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계속 성장해 가려면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한 경영을 해야 한다.

경영의 기본은 결국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그럼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 `S&P 500`기업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그룹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가격`이다. 1%의 가격 개선효과가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그 7배에 가까운 6.8%로, 원가나 판매량의 동일한 비율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격은 최고경영자가 마음대로 올린다고 해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가격전략은 제품, 원가, 브랜드 전략 등과 밀접히 연결되어야 하며, 따라서 가격이 가지고 있는 속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 가격이 가진 진실

일반적으로 가격은 크게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지는 가치, 시장 내 경쟁강도의 정도, 그리고 기업이나 제품이 가지는 브랜드 속성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치가 크고, 경쟁 강도가 작으며,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일수록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이다.

소비재 제품의 조립에 쓰이는 접착제를 만드는 한 외국 화학회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 제품이 속한 시장은 경쟁 강도가 높은 상품(commodity) 시장이며 브랜드 가치는 경쟁사와 대비해 비교적 높았으나 아주 차별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지는 못했다. 최근 이 회사는 더 접착력이 강하지만 밀도는 낮으며 고온에서도 매우 안정적인 신제품 접착제를 개발했다.

기존에는 신제품 개발 및 제조에 소요된 원가에 근거하여 가격책정을 해왔던 회사는 신제품이 고객사에 어떠한 가치를 전달하며 이것이 가격책정에 어떻게 반영될 수 있는지를 새로이 조사하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다음의 3가지 정량적ㆍ정성적 효과가 확인됐다.

첫째, 강한 접착력은 고객사가 사용하는 접착제의 양을 줄임과 동시에 고객사 제품의 접착불량률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 둘째, 낮은 밀도는 접착제가 들어가는 노즐 및 호스에 접착제가 덜 들러붙게 하여 고객사의 장비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셋째, 고온에서의 높은 안정성은 고객사 제품 표면의 색상 및 모양을 더 좋게 만들 수 있었다.

이는 제품 표면 색상 및 모양 향상과 같이 측정하기 어려운 효과 외에 고객사에 연간 약 5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회사는 이러한 신제품의 가치에 근거하여 제품가격을 책정하고 이에 대해 최종적으로 고객사와 협의를 진행했고, 원가 중심의 가격책정 방식에 따를 경우보다 무려 30%나 높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었다.

결국 가격은 그 자체로만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제품, 브랜드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선순환의 고리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 이익 창출을 위한 브랜드 전략

장승세 모니터그룹 부사장

그렇다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브랜드 전략은 과연 어떠한 방향으로 수립해야 할 것인가? 모니터그룹의 경험에 따르면 적어도 3가지의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한 수익성 극대화 브랜드 전략이 존재한다.

첫째, 브랜드는 회사 그 자체가 아니라 고객ㆍ제품ㆍ가격ㆍ메시지의 복합체임을 인식하라.

브랜드 특성은 회사가 아니라 고객과 제품에 의해 정해진다. 특정 제품에 대하여 고객은 그들의 관심 정도에 따라 크기, 성능, 가격, 디자인 등에 대한 다양한 브랜드 특성을 만들어내고 개별 기업들이 이를 그들의 제품에 적용시켜 그들만의 독특한 제품 브랜드로 개발해낸다. 고객의 제품 특성에 대한 관심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자사 제품 브랜드의 특성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이익극대화를 위한 브랜드 전략의 출발점인 것이다.

둘째, 고객의 의사결정 기준을 겨냥하라. 브랜드는 고객의 의사결정을 돕는 일종의 정보 집합체다. 따라서 고객의 의사결정 기준에 근거하여 브랜드 전략을 타기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1990년대 네트워크 장비 전문업체인 시스코(Cisco)는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해 고객사 IT 매니저들의 라우터 구매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요인이 지원되는 프로토콜의 범위이며 자사 제품의 지원 범위에 대하여 고객들이 매우 만족해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점은 시스코의 제품개발 및 브랜딩 전략에 지속적으로 반영됐고, 추후에도 IT 매니저들 사이에서 “내가 내려본 가장 손쉬운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는 브랜드로 자사 제품을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셋째, 브랜드 홍보비용 지출시에는 까다롭고 선택적이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에 대한 광고비 지출이나 투자를 늘리는 것이야말로 매출 증대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제품이나 고객의 특성에 대한 분석 근거도 없이 정확히 타기팅 되지 않은 브랜드에 대한 지출이야말로 수익성을 저해하는 요소다.

매우 다양한 특성을 지닌 제품 라인업을 가진 회사라면 브랜드에 대한 광범위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통일된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달하기란 더욱 더 어려워진다. 혹 이러한 지출이 인지도 상승에는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반드시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와 매출과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광고ㆍ홍보활동 등 브랜드에 대한 지출을 할 때에는 그 제품 홍보에 가장 효과적인 매체를 선택하여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통해야만 그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장승세 모니터그룹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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