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 전략 100% 성공하려면 – `닮은꼴 기업` 싫다면 단점 보완보다 강점에 올인하라

많은 기업이 초경쟁 시장에서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다 보면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 바로 모방 함정과 비용 증대
함정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기업은 차별화라는 교차로 앞에서 길을 잃고 말 것이다.

◆ 차별화는 모방과 비용 증대 유혹에
약하다

차별화를 추구하는 기업들은 모방 함정에 빠지기 쉽다. 차별화에는 `질적 개선(quality improvement)`과
`다양화(variety)` 두 가지가 있는데, 다양화는 방향 설정이 어렵고 질적 개선은 목적이 뚜렷하므로 대부분 기업은 질적 개선으로 차별화를
좁게 이해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산업에서 제품 내구성이 산업평균보다 높고 연비는 산업평균보다 낮은 기업이라면 연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할 뿐 내구성을 더 높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경영자들은 위험 회피적 성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 산업 관행에
익숙하기 때문에 기업이 산업평균 이하의 성적을 보일 때 위기감을 느끼고 이를 보완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장 먼저 갖는다. 경쟁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더욱 기울이지, 기존에 잘하는 부분은 더욱 잘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기업들이 노력할수록 제품들과 서비스는 서로
닮아가게 된다. 산업 간 경계와 기존 경쟁 틀 안에서 차별화를 위해 경쟁자를 벤치마킹하다 보면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서로 닮아가게 되고 소비자는
제품 간 차이점에 대해 느낄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비용 증대 함정이란 차별화 제품을 내놓을 당시에는 위협적인 제품이
존재하지 않아 경쟁 우위를 누렸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저가 혹은 저사양 제품에 압도되는 것을 의미한다. 파괴적 혁신이라 불리기도 한다.

1980년대 미국 최대 철강회사였던 USS는 용광로에
철광석과 코크스 등을 섞어 고급 철강을 만드는 일관제철기술을 사용하였다. 당시로서는 차별화 기술이었다. 그 결과 11개 제철소에서 철강 제품
3600만t을 생산했고 종업원 17만여 명을 고용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이때 전기로 제철기술을 채택한 누코아(Nucor)가
등장했다. 전기로는 원가가 낮은 장점이 있었으나 고철을 녹이는 기술상 특성으로 고객들이 표면 처리에 만족하지 않았다. 고객 불평을 꺼린 USS
등 기존 업체들은 전기로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누코아는 꾸준히 전기로 기술에 투자하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품질 수준이 높아졌다. 누코아는
처음에 마진이 7%로 가장 낮은 강철봉만 생산했으나 점차 형강, 최종적으로는 높은 품질 수준인 구조용 강재 시장까지 장악하게 됐다. USS는
1990년에 이르자 4개 제철소에서 철강 제품을 1600만t만 생산하는 기업으로 축소되었다. USS는 전기로라는 저렴한 기술을 수용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지만 차별화 제품의 품질 관리만 강조하고 원가 관리를 소홀히 하여 경쟁력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 차별화의 에센스
-`역사적 독특성`과 `절제된 원가`

기업이 벤치마킹해야 하는 진정한 차별화는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대표적 보물인
`취옥백채(翠玉白菜)`라는 옥 조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청나라 왕비가 결혼 예물로 가져온 취옥백채는 하얀색 줄기와 초록색 배추 잎 위에
메뚜기와 여치가 생동감 있게 조각되어 있다. 이는 순결과 다산을 상징한다. 그런데 취옥백채 재료로 쓰인 옥은 최상급 옥이 아니라 흰색과 옥색이
섞여 있어 다소 급이 떨어지는 옥이라고 한다. 이 옥을 보고 흰색과 옥색이 섞일 수밖에 없는 배추를 연상하여 취옥백채를 만든 조각가의 상상력은
감탄할 만하다. 재료의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배추와 곤충을 조각했다는 점도 역사적으로 매우 독특하다. 이 작품은 `역사적
독특성`과 `절제된 원가`라는 차별화의 두 가지 에센스를 잘 보여주고 있다. 최상급 옥이 아닌 차상급 옥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예술작품의 원가가
절감되었다고 볼 수 있다.

차별화 성공한 대만의 보물
`취옥백채(翠玉白菜)`

차별화는 다른 동종 산업 내 경쟁기업에 대한 차별화뿐만
아니라 산업 역사에 대해 차별화하는 게 중요하다. 과거 제품 특성과 경쟁수단에 대해 차별화해야 근본적인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는
비행기를 탈 때 왜 기내에서는 TV 생방송이나 인터넷 와이파이(Wi-Fi)를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할까 하는 의문을 품을 때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항공사들이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해 영업이익 약 4000억원(전년 대비 17% 증가)을 기록한
제트블루(JetBlue) 항공사는 1999년에 이미 이러한 산업 관행에 도전하여 모든 좌석에 개인용 위성TV 채널을 설치했다.


차별화는 고객 부담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차별화는 구체적으로 고객 비용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한다. 플라스틱 압출성형기계
제작기업인 허스키(Husky Injection Molding System)는 전 세계 플라스틱 산업체에 압출성형 장비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100여 개국에 걸쳐 고객망을 확보하고 있고, 전 세계 수요 중 50%를 공급하고 있다. 허스키는 장비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동화를 추진하고
기술연구센터를 업계 최초로 갖추는 등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했다. 그 결과 경쟁업체 대비 생산효율이 월등히 높은 장비를 공급할 수 있게 돼 고객
기업의 재료비, 전기료,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대폭 줄여 주었다.

허스키는 종업원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공장을 `캠퍼스`라고
부르고 피트니스센터, 탁아소, 마사지 서비스 등 각종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있으며 고객에게 판매 시 수준 높은 기술서비스 제공을 위해 회사 소속
판매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동종 업체와는 차별된 독특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차별화는 고객 비용을 줄여주는 것을 시작으로 고객
만족을 추구하지만 결국은 기업 운영시스템 전체가 조화롭게 상호 연관되어 실행되면서 경쟁자의 전략과는 성공적으로 차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속적인 고객 만족에 성공하는 전략이 바로 차별적인 전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경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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