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가장 훌륭한 기술이다. – 포브스 칼럼 2월호 중

소니의 워크맨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소니는 올해부터 워크맨 카세트 플레이어를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979
년에 등장한 워크맨은 음악을 듣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며 혁신을 일으켰다. 커다란
오디오에서나 나올 법한 음질을 길을 걸으면서 들을 수 있게 해 대박을 터뜨렸다. 33년 동안 전세계에서 2 2000만대가 팔렸다.

소니는 워크맨 출시 이후 비디오카메라와 CD까지 소형화해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놨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시장을
장악하고도 자신들이 왜 세상을 지배했는지 알지 못했다. 기술을 독점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 착각하고
미니 디스크, 전자책 등을 줄줄이 출시했지만 고유의 문화를 만들지 못한 채 날개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기술은 쉴 새 없이 발전하고 품질은 평준화 한다. 기술 우위만으로 강자의
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문화와 습관에 길들여진 소비자는 떠나지 않는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말한다. “나에게
너는 수많은 다른 소년과 같아. 그래서 난 너를 꼭 필요로 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너는 나에게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사람을 길들일 수 있다면, 즉 하나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이 습관이
되고 생각과 라이프스타일을 바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다면 누구도 넘보기 힘든 경쟁력을 갖게 된다. 100
이상 사랑 받아온 코카콜라가 그랬고, 책을 사는 방식을 바꿔놓은 아마존이 그랬다. 집과 일터, 다른 편안한 휴식과 작업 공간을 선사한 스타벅스를 비롯한
많은 회사가 사람들의 습관·생활·문화를 바꿔 최고가 됐다.

어린 시절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맥도날드에 가는 것은 미국 가정의
고유한 문화다. 이런 행동이 미국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으면서 미국을 상징하는 문화가 된 것이다. 미국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가장 먼저 친숙해지는 것도 맥도날드다. 다른
나라에서 반미운동을 할 때 우선 공격하는 것 역시 버거킹이나 피자헛이 아니라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누군가에게 좋든 싫든 새로운 문화를 창출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1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애플은 반도체 칩이나 액정화면 기술에서 앞서가는 회사가 아니다. 기술을 편집하는 능력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함으로써 세상을 지배하고 잇다. 인기 수필가이자 소설가인 알랭 드 보통은 소문난 메모광이다. 그는 사람을 만날 때나 책을 읽을 때, 여행을 할 떄 좋은 생각이 더오르면 끊임없이 메모를 한다. 슬쩍 지나가기 쉬운 평범한 생각을 자신만의 비범한 철학으로 만들어 낸다. 정보의 편집자로서 새로운 창조를 하는 것이다. 문화를 주도하지 않는 기술은 테크놀로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문화 현상을 주도하지 않고는 앞서가기 힘들다.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겍 어떤 문화를 만들어줄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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