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Guru] 기업전략의 대가 신시아 몽고메리 하버드大 교수

전략, 영어로는 `Strategy`라고 하는 이 단어는 경영에서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단어지만, 정확하고 실체적인 개념 정의를 하라고 하면 여러
가지 답이 나온다. 아주 보편적으로 쓰이지만 저마다 생각하는 의미가 다르고 불확실한 아주 독특한 용어다. `전략을 짠다`거나 `전략적`이라는
말은 어떤 최고경영자(CEO)든 하루에도 수없이 뱉어내는 말이겠지만,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결국 경영진은 `전략`을 짜는 데 종종 실패하고,
회사는 제대로 된 `전략`의 부재로 어려움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세계 최고 비즈니스맨을 길러낸다는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신시아 A 몽고메리 교수가 7년째 기업의 임원급 이상을 대상으로 전략강의를 진행해온 이유는 이같이 모호한 전략을 실체화하고, 자신의 사업 방향에
맞게 제대로 설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올해 들어 한국에서도 출간된 `당신은 전략가입니까(The Strategist,
Be the leader your business needs)`는 전략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케이스스터디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있다. 매일경제
MBA팀은 몽고메리 교수와 이메일로 인터뷰하면서 `전략`의 명확한 정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몽고메리 교수는 “단순히 좋은(Good) 기업과
아이콘(Icon)이 되는 기업을 가르는 것이 바로 전략”이라고 말하면서 “전략은 결국 명확한 선택과 실체 파악의 문제”라고 말했다.

-도대체 전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기업이 경쟁하는 영역과 경쟁방식, 달성하려는 목표를
총체적으로 의미한다. 대부분 기업은 자신들의 전략을 자신이 어떤 업종에 속해 있고,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지를 설명하는 선에서 정의하는데
그치지만, 실제로 전략은 기업이 어떤 니즈를 시장에서 충족시키고 있고, 경쟁사와 어떤 부분에서 구분되며, 10년 후 어떤 모습이 되었으면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를 총체적으로 담고 있는 개념이다.

-전략의 개념을 좀처럼 잡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훌륭한` 전략은 간단하다. 전혀 모호하지 않다. 자기 사업에 대한 명확한 실체 파악과 명확한 선택이 바로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것 없이 기업은 허우적댈 수밖에 없다. 자신의 비즈니스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선택 없이는 당연히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고, 일관성이 있을 수 없다. 그런 기업은 시장에 들쭉날쭉한 신호를 보내게 된다. 결과는 분명하다. 기업은 위대한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여러가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 선택을 할 기회나 환경조차 갖추지 못하고 몰락하게 된다.

-전략에서 핵심은 리더십이라고
책에서 지적했는데.

▶리더십은 전략의 핵심이고, 전략은 리더십의 핵심이다. 이 두 가지는 단단하게 연결돼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전략가는 전략 전문가 그 이상이어야만 하고, 전략가는 리더 그 자체가 돼야만 한다. 기업들이 소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산업을 분석하고
전략을 짜면서부터 리더십과 전략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졌는데, 그러면 안 된다. 전문가가 제시하는 전략은 결국 목적이나 해결책에 그친다. 하지만
전략은 하나의 여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전략을 위해선 지속적인 리더십이 필요하고, 이런 전략을 세우는 사람은 리더여야 한다.

-그렇다면 전략적 리더는 어떤 사람인지.

▶전략가와 단순 분석가(Analyst)를 헷갈리기 쉬운데, 내가 말하는
`전략가`는 분석가의 차원을 뛰어넘는, 그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이다. 기업에 가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분석을 하는 작업은 꼭
전략가가 아니더라도, 조직 내의 많은 사람들, 그리고 컨설팅업체가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전략가`는 비즈니스 분석과 인사이트 제공 그 이상의
일을 하는 사람이다. 전략가는 비즈니스 리더이며, 최종 결정자이고, 기업의 진로를 만드는 사람이며, 이런 모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을
뜻한다. 아주 힘든 역할을 맡은 사람이다.

-보통 리더는 아주 자신감이 넘치고,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가진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것 때문에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은데.

▶전략가, 리더에게 자신감은 분명히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자만으로 확대되면
곤란하다. `나는 못할 것이 없다`는 마인드는 대범함보다는 무모함이 되기 쉽다. 수도꼭지로 세계를 석권하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현금을
보유한 매스코가 대대적 투자를 앞세워 공격경영을 펼쳤지만, 결국 6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감수하고 사업을 접었다. `슈퍼 경영자`의 지나친
자신감에서 나온 무모한 전략은 워런 버핏의 말처럼 `20년 쌓은 명성을 5분 만에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전략가의
자신감이 무모함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산업 내 경쟁요인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게
바로 전략이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운과 희망에 기대는 무력한 기업인이 된다. 또 업계의 경쟁요인을 파악해서 처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슈퍼경영자는 이 대목에서 자신의 뛰어난 경영능력이면 성공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 또 경쟁요인이라는 힘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몽고메리 교수의 저서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스스로를 어떻게 하면 `냉철하게` 분석할 수 있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과정을 일일이 다 적어보는 것은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좀 더
분명하고, 정확하고, 상세해질 때까지 계속 적고 또 적어라. 그리고 명확한 전략을 세웠더라도, 그것을 혼자 가지고 있지 말고, 전 구성원에게
전달해야 한다.

-CEO, 전략가는 망원경과 현미경을 모두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냉철한 분석과도 일맥상통하는데.

▶단순한 아이디어의 합은 전략이 아니다. 수많은 아이디어를 더한 후 `뺄셈`을 하는 것이 전략이다. 수많은 아이디어 속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빼고, 그 속에서 어젠더를 찾아내고, 그 아이디어를 살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조직을 구성하는 것, 그것이 전략이다. 아주
다이내믹하면서도 현재진행형인 과정이다. 이를 위해선 망원경과 현미경을 같이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가구업이라는 같은 업종에서
매스코는 실패하고 이케아는 성공했다. 어떤 점이 달랐나.

▶매스코에는 `목적`이 없었다. 매스코의 목적은 이익창출이었다. 이런
식으로는 실패한다. 하지만 이케아는 `더 나은 일상생활`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저가`라는 핵심전략을 세워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통한 저비용 구조 창출` `실제보다 더 비싸보이는 디자인` `생동감 넘치는 색상` `플랫팩 포장`이라는 하위전략을 수립했다. 많은 기업은 또
`경쟁기업을 물리치는 일`을 목표로 세우는데 이것은 목표가 아니라 `목표를 달성함에 따라 나오는 결과`일 뿐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목적이 옳아도 구체적인 전략이 잘못돼 실패한 구찌의 사례도 책에 언급됐는데 흥미로웠다.

▶구찌의 경우 실패한
마우리치우나 성공한 도미니크 드 솔레나 모두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목적이 좋고 나쁘고를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둘 다 분명하고
명확했다. 하지만 성공과 실패는 `행동`에서 갈렸다. 마우리치우는 `과감한 조치`를 하긴 했는데, 원가 관리와 재고품 조사와 같은 재정계획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했기 때문에 재정파탄에 이르렀다. 그러나 드 솔레의 경우 회사를 명확하게 분석해 `대중 명품`으로 리포지셔닝하고,
`유행선도와 높은 품질, 바람직한 가격`이라는 핵심 목표를 중심으로 `매장` `마케팅` `가격` `디자인` `상품` `고객` `인사` `재무`
`관리` `공급망` 등의 전략바퀴를 굴렸다. 명확한 목표도, 훌륭한 전략도 중요하지만 결국 제대로 실행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해 질문하겠다. 한국 기업들의 전략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최근 현대차의 전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부여했고, 실제로 자신의 모습을 그것과 일치시켰으며, 대중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창출을 통해서
해외 시장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냈다. 아주 효율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썼다고 본다.

-한국 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해왔지만, 아직
무언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예전에 아주 유명한 디자이너와 `아이코닉(iconic)한 상품`을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다. 우리는 실제 아이코닉한 제품들을 언급하면서 이 제품들이 왜 훌륭하고, 어떻게 이렇게 훌륭한 제품이라는 결과를 낳았는지에 대해
토론했다. 그리고 그 대화에서 우리가 느낀 것은 기술, 패키징, 브랜드, 품질 등 수많은 개별 요소들이 아이코닉한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여기에 `감성`이 반드시 더해져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런 아이코닉한 제품에 대해 말이나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이는 고객과 매우 긴밀하고도 깊은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한국 기업들은 분명히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왔고, 훌륭한 브랜드를
구축해왔다. 이건 상당한 성과다. 하지만 `좋은 제품`과 `시대의 아이콘이 되는 제품`은 다르다. 그냥 훌륭한 기업과 아이코닉한 기업 사이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기업이 고객과 기존과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주는 관계를 맺음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아이코닉한 기업`은 아직 한국 기업에선
나는 찾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이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삼성의 경우 가전제품에서 상당한 혁신을 일궈냈다. 기존의
강자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 경쟁이 치열한 가전시장에서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부족한 점은 `독특한 개성`이다. `에지
있는 아이덴티티`만 있으면 앞서 언급한 `아이코닉한 기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삼성에 닥친 아주 거대한 차원의 숙제이겠지만, 잘 풀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Related Posts

Comments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

17 − 8 =

Stay Connected

spot_img

Recent St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