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시클라이프 – 2005년 12월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를 지나가게되면 빼곡하게 들어찬 다양한 빌딩들을 지나게 된다. 이 빌딩들은 처음 만들어지기 전에 사무실로 쓸것인지 주거용으로 쓸것인지 그 목적이 분명히 정해져 있다. 그리고 건물의 목적에 맞게끔 전체 구조와 건설 재료, 내장재와 마감재등을 설계 초기부터 고려하게 된다. 여기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에 효율성을 바탕으로 공사기간이 정해진다. 그리고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조화롭게 이뤄져서 멋진 빌딩 하나가 세워지게 된다.

 

운동을 시작하는 것도 빌딩 하나를 건설하는 것과 유사한 점이 많다. 우선 내가 운동을 하고자하는 목적이 체중을 관리하기 위함인지, 편안한 완주를 위함인지, 아니면 기록단축을 위함인지 분명히 정해둔다. 운동 목적이 정해져야 건물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얼마동안 훈련을 진행할 것인지를 설정하는 것도 필요한데 3개월안에 2kg을 뺀다던지, 6개월안에 트라이애슬론 올림픽 코스는 2시간 30분에 완주한다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스포츠와 관련된 학문을 전공하지 않은 본인이 트라이애슬론 훈련 프로그램과 관련된 기사를 바이시클 라이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오랜기간 몸으로 익힌 것들을 공유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지면을 통해서 우선 트라이애슬론 올림픽 코스 완주라는 목적을 설정해 놓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에 필요한 구조와 재료들은 무엇인지 짚어본 다음, 일반적인 설계 도면을 같이 그려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무슨 훈련을 몇시간 동안 하라는 천편일률적인 훈련 프로그램 보다는 기본틀을 제시한 다음 개인차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훈련프로그램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트라이애슬론은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를 모두 시작해야 된다. 그래서 비용도 비용이지만 시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하나의 건물 안에 사무실도 있어야 되고, 주거공간도 있어야되고, 쇼핑몰도 들어가는 아주 복잡한 건물을 짓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시클라이프 독자라면 기본적으로 자전거는 충분히 탈 수 있는 분들이기에 3가지중 1가지는 이미 준비된 것과 같다. 올해 국내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 대회에서 엄청난 기량을 보여준 선수가 있었는데 바로 MTB 국가대표 선수를 지낸 동우(27, 수원)선수다. 그동안 MTB 선수로만 활동을 했었지만 탄탄한 라이딩 실력으로 금방 트라이애슬론 탑클래스 선수수준이 되었다.

 

트라이애슬론 올림픽 코스는 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로 구성된다. 수영1.5km의 거리는 잠실대교에서 올림픽 대교까지 편도거리(1.7km)이고, 사이클 40km의 거리는 한강자전거도로에서 살펴본다면 잠실대교에서 당산철교를 왕복하는 거리다.(편도 20.9km) 마라톤 10km는 잠실에서 반포대교(편도 10.6km)까지 편도거리다. 생각보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기에 바이시클라이프 독자들도 조금만 준비를 한다면 누구나 완주할 수 있음을 확신한다.

 

2006년 대회 스케줄을 살펴보면 5월 초중순에 런 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로 구성된 듀애슬론 대회가 있고(충남 천안), 5 21일경 대구 수성유원지 근처에서 올림픽 코스 트라이애슬론 대회가 열린다. 그래서 지금부터 준비를 한다면 내년 대구대회를 목표로 준비를 하면 된다. 그리고 거기서 제한시간 이내(올림픽 코스는 3시간 30분 이내 완주)에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자.

 

이렇게 해서 우리는 트라이애슬론 올림픽 코스 완주라는 목표를 세웠고, 기간은 약 6개월이 주어졌다. 이제는 이 목표와 기간내에 완주를 하기위한 훈련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면 된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실천을 해나간다면 내년 늦봄쯤에는 올림픽 코스 완주증이 손에 쥐어져 있을 것이다.

 

거리 훈련(지구력)

속도 훈련

보조훈련(웨이트 트레이닝 등)

자세교정

뉴트리션

 

수영이나 사이클, 마라톤 모두 훈련의 원리는 동일한다. 크게 거리 훈련과 속도 훈련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거리 훈련이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지구력 훈련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는 자신의 시스템을 조직적으로 서서히 증가하는 운동 스트레스에 노출시키는 것으로 볼 수있다. 올림픽 코스 완주를 위해서는 각 종목의 거리를 완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뼈와 근육이 피로를 버틸 수 있는 선을 넘게되면 부상을 입게된다. 그래서 지금 내가 갈 수 있는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먼저 알고 있어야 된다. 예를들면 전혀 달리기를 하지 않은 일반 남성의 경우 약 3km는 달릴 수 있다. 그러면 주 단위 또는 월 단위로 거리를 1km씩 늘려나가 10km라는 거리를 부상없이 뛸 수 있게 훈련해준다. 본인이 처음 올림픽 코스 완주를 도전하고자 마음먹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훈련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는데 3km정도만 뛰어도 숨이 차서 힘들어 했다. 그러나 무모한 도전으로 무릎 통증을 무시하고 10km를 뛰었다가 1년 동안 왼쪽 무릎이 고장나서 고생을 했다. 그 후 부상없이 훈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절실히 알게 되었다.

 

거리 훈련과 함께 속도를 올려주는 훈련도 필요한데 인터벌 훈련이 그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고등학교 수학시간의 미분처럼 긴 거리를 일정한 비율로 나누어 그 구간 거리내에서 최고 속도에 가까운 강도로 훈련을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40km 사이클에서 1시간 10분에 완주하고자 한다면 10km를 최소한 17분에는 들어와야 된다. 그리고 5km 8 30초에 들어올 수 있어야 전체 목표인 1시간 10분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5km 8 30초로 들어오고 적당한 시간동안 휴식을 취한후(보통 심박수를 기준으로 휴식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다시 5km 8 30초 목표로 라이딩을 해주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거리 훈련과 속도 훈련을 주훈련으로 하면서 보조훈련과 자세교정, 뉴트리션 프로그램을 병행하면 이상적인 프로그램이 될수 있다. 주훈련 과정에 등근육 보강이 필요하고, 어깨의 유연성이 요구된다면 보조훈련으로 등근육을 강화하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어깨 유연성을 키우는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추가하게 된다. 그리고 수영의 스트록 자세나 사이클의 페달링, 그리고 마라톤의 주법자세는 정확한 힘전달과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꾸준히 모니터링을 해주며 교정해 나가야 된다. 특히 장거리 수영은 사이클이나 마라톤과는 달리 정확한 자세를 갖추지 않으면 아무리 시간을 많이 투자해도 실력 향상이 어렵다. 보조훈련과 자세교정과 함께 뉴트리션 프로그램도 중요한데 아무리 튼튼한 골격과 잘 발달된 근육을 갖고 있더라도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양의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는다면 기름이 떨어진 스포츠카처럼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앞으로 이런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매달 독자들이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현실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공유하는데 목적을 두고 글을 쓰고자 한다. 개개인의 차이가 워낙 다양하고 훈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제시하는 프로그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자신에게 맞게끔 보완해서 적용해 나가면 될것이다. 그러나 실제 마음을 먹고 훈련을 시작해보면 잦은 회식에 약속에 가족들과의 시간들로 인해 생각보다 진행이 쉽지 않음을 알게된다. 이때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에 활력소가 되는 요소로써 트라이애슬론을 받아들인다면 생활체육으로 오랫동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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