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부상없이 오래 살기

오늘 오후에는 부산을 내려간다. 중학교 친구의 1주년 추모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고, 판사가 되어 열심히 살던 친구였는데 혈액암으로 갑자기 죽었다. 8월말 가족 모임을 했을 때만해도 피곤을 자주 느껴 너처럼 운동 좀 해야겠다며 웃고 얘기했는데 시월말 갑자기 죽은 것이다. 2개월 전에 본인이 죽을 것이란 것을 몰랐을텐데 내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친구를 통해 하게 됐다.

그 이후 최대한 야근을 하지 않는다. 코로나 전까지는 주 100시간 넘게 일했다. 자다가 새벽에 깨면 회사가고, 눈 잠깐 붙이고 또 일하고 했더니 몸이 고장나서 급성농염이 왔다. 큰 병원 아니었지만 수술 후 2주 넘게 누워있고, 2개월가량 삶의 질이 피폐해졌었다.

급성농염은 피곤하면 생긴다. 피곤할 때 입안이나 항문 쪽 같은 연한 점막 조직이 헐게된다. 이게 입으로 하면 ‘입이 헐었구나! 알보칠로 지져야지.’가 되는 것이고, 항문 쪽으로 오면 항문외과에 가서 인두로 해당 부위를 인두로 지지는 것이다. 수술 할때는 하반신 마취를 하기에 통증이 없지만 마취가 풀리고 나서 부터는 지옥이 열린다. 얼마나 지옥이냐면 삶이 정말 피폐해져서 두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게 된다.

그 후에는 몸에 조금의 이상만 느껴져도 바로 병원으로 달려간다.

위의 경험 외에도 사이클을 잘타는 분들을 많이 알고 있는데 지인들이 낙차로 하반신 마비가 오거나 돌아가신 분들의 소식을 들었다. 정말 날고기며 타는 분들인데 사고 소식을 듣고, 그 후 치료과정을 듣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한동안 야외에서 신나게 타던 사이클도 아예 안타게 됐다.

친구의 장례식을 경험하고 난 후 남겨진 가족들의 상처와 아픔을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이클도 인도어 트레이너를 구입해서 실내에서만 타기로 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아프지 않게, 내 뼈와 근육으로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것이 큰 축복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가벼워진다. 너무나 일반적인 진리이지만 평범해서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다. 그걸 신이 지인들을 통해 나에게 경고해준다 생각했다.

아래 분들은 지인 분들은 아니다. 모르는 분들이나 사고 후 어떻게 지내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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