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M과 함께하는 리더의 딜레마 해결] ‘썩은 사과’ 아깝다고 그냥 두면 조직 전체 병 들어

일 잘하지만 팀워크 깨는 이 대리… 어떻게 하죠?
신입사원 채용부터 철저히 – 인성 위주 면접 실시하고 인턴십 통해 팀워크 검증
중간 관리자가 썩은 사과라면 – 더 높은 상사에게 보고하는 스킵 레벨 평가제 도입해야

딜레마

광고회사를 운영하는 김 사장은 요즘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영업팀에 있는 이 대리 때문이다. 이 대리는 뛰어난 언변과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월등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동료들은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야근이 너무 많다” “회사 밥이 맛이 없다” “복지가 좋지 않다”는 등 항상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때문이다. 팀 분위기를 흐리는 것 같아 해고해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그의 뛰어난 영업능력이 아까워 늘 망설여진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해법

뭐든 다 잘하는 직원이면 좋으련만, 동전의 양면처럼 누구에게나 단점과 장점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성과는 매우 좋지만 팀워크를 깨는 이 대리와 같은 직원을 흔히 ‘썩은 사과’라고 부른다. 한 개의 썩은 사과가 주위의 다른 사과를 썩게 하는 것처럼 조직 전체를 병들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썩은 사과는 가능하면 조직 내에 두지 않는 것이 맞다. 만약 썩은 사과가 발견된다면 즉각 제거하는 것이 지금 당장은 아까울지 몰라도 궁극적으로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썩은 사과를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까? 우선 채용할 때부터 가려서 뽑아야 한다.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아이데오(IDEO)는 신입사원을 뽑기 위해 면접을 볼 때 철저하게 인성을 평가한다. 면접 대상자는 수십 명의 면접관을 돌아가며 만나야 한다. 면접관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회사를 견학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면접이 끝나면 면접관들의 종합적인 의견을 모아 가장 인성이 좋다고 평가받은 사람을 합격시킨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또 다른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면접을 통과한 지원자들은 인턴으로 근무해본 후, 팀워크를 해치지 않는다는 것이 검증되어야만 최종 합격자가 돼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다. 만일 부득이하게 인턴근무가 어려운 경우라면 반드시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받은 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일러스트=정인성 기자 1008is@chosun.com

직원을 평가할 때 팀워크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썩은 사과들은 보통 실적이 좋을 뿐만 아니라, 상사 앞에서 처신을 잘하는 데에도 뛰어나다.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오히려 썩은 사과가 빠르게 승진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막기 위해선 실적뿐만 아니라 동료와의 협동, 즉 팀워크를 반드시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GE는 직원을 평가할 때 상위 20%에 속하는 직원들이 전체 보너스의 80%를 가져가게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부분의 직원들은 이 같은 평가방식에 별다른 불만을 품지 않는다. 평가 항목 중 ‘동료를 돕는 직원’이라는 항목이 있기 때문이다. 이 항목의 점수가 높은 사람이 상위 20%에 들어가도록 하면, 그들에게 도움을 받은 나머지 직원들은 평가를 잘 받은 동료들이 보너스를 더 많이 갖고 가는 결과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반면 팀워크 항목 점수가 낮다고 평가받는 사람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

그런데 만약 관리자가 썩은 사과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경우 대개 부하 직원은 관리자에게 불만이 있어도 잠자코 당하고만 있어야 한다. 이럴 때를 대비해 스킵 레벨(Skip Level) 평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스킵 레벨 평가제도란 부하 직원이 직속 상사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상사에게 보고를 올리거나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공식 절차를 말한다. 부하 직원은 자신의 상사가 썩은 사과라고 생각되면 지정된 고위 상사와 면담을 통해 고민을 상담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잘못된 한 명의 직원은 회사에 어마어마한 손실을 입힐 수 있다.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협력이 중요시되는 요즘, 썩은 사과를 골라내어 조직의 팀워크를 높여보는 건 어떨까?

 

이런 썩은 사과 조심하세요

①빈정대는 투덜이 ②소심한 반항아 ③업무 방해꾼

팀워크를 해치는 썩은 사과의 위험성을 알았다고 해도 대체 누가 썩은 사과인지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어느 정도까지는 실수로 봐 줄 수도 있을 것 같고, 혹은 ‘원래 좀 튀는 성격이라 그렇겠지’라며 그냥 넘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방관하는 사이 당신의 조직은 조금씩 와해될지도 모른다. 직원들 사이에 끼어 있는 썩은 사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미국 안티오크 대학의 리더십 과정 교수인 미첼 쿠지와 엘리자베스 홀로웨이는 썩은 사과의 행동 특성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유형 1. 창피 주기 대마왕

동료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행위, 빈정대는 말, 공연한 트집 등 썩은 사과들은 미묘한 학대를 일삼는다. 그들은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안겨주고도 건설적인 비판이라고 말하거나 할 말을 했을 뿐이라며 변명한다. 리더들은 보통 이런 사실을 잘 알더라도 썩은 사과들의 나쁜 행동이 더 노골화되거나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까지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직원 전체가 이미 썩은 사과에 오염돼 일할 의욕을 잃거나 이탈자가 생겨나기도 한다. 이 경우 리더 역시 자신이 문제를 바로잡을 수 없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유형 2. 소심한 적대행위자

불만이 있을 때 당사자에게 직접 말하지 않고 상사에게 고자질한다거나 남의 의견에는 절대로 동의하지 않는 유형이다. 또한 자신이 관할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전화 한 통 하는 것까지 하나하나 간섭하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절대 듣지 않으려고 한다. 이들도 썩은 사과다. 문제는 이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들의 행동을 지적하면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정당화한다. 이런 소극적인 적대행위는 콕 집어서 잘못을 지적하기도 모호하며, 대놓고 적대적이거나 반항하는 태도를 보이는 게 아니어서 대응하기도 어렵다.

유형 3. 얄미운 업무 방해꾼

관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조직 구성원의 행동을 깐깐하게 감시한다. 남의 일에 쓸데없이 간섭해 프로젝트를 엉망으로 만들면서 자신이 가진 정보는 절대 공유하지 않는다. 썩은 사과가 리더일 경우 권력을 남용해 윗사람의 눈에 잘 보이는 것에만 집중한다. 이렇게 업무 방해를 일삼는 사람들은 조직을 근본부터 병들게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결국 팀은 파괴되고 업무는 혼란에 빠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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