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이너샤, 조직 변화를 가로막는 벽을 깨려면

많은 기업들이 조직 변화를 이야기 한다. 그러나 리더들로 하여금 기존
습관에 따라 일하도록 만드는 관성(Inertia)은 조직 내 새로운 투자와 혁신적 활동들의 움직임을 약화시키곤 한다. 조직의 변화를 가로막는
리더십 이너샤를 극복하며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주요 기업들의 사례들을 살펴 보면, 몇 가지 특성들을 발견할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무너져 가던 IBM의 구원 투수로 영입된 루 거스너는 당시 상황에 대해 “IBM에는
똑똑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부족하지 않았다. 기술이 없던 것도 아니다. 시장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을 수립한 보고서는 서랍마다 가득히 쌓여 있었다…
그런데, 움직이는 사람들이 없었다 (The company was frozen in place)”라고 말한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무언가 실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비단 IBM에만 있었던 일이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위기와 조직 변화를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 변화에
성공한 기업은 많지 않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존 코터 교수는 “수 많은 기업들이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생존하기 위해,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 노력하지만, 대다수는 제대로 실행에 옮겨지지 못하고 기대 수준 이하의 성과를 내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라고
지적했다.

어째서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일까? 우수한 인재들과 내부 자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투자와 혁신적 활동들이
조직에서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요한 한 가지로 리더십 이너샤(Leadership
Inertia)를 꼽을 수 있다.

리더십 이너샤(Leadership
Inertia)란

리더십 이너샤란, 변화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리더들로 하여금 기존의 습관에 따라 일을
하도록 만드는 힘을 의미한다. 즉 리더들의 사고 및 일 처리 방식에 있어서의 관성을 뜻한다. 리더십 이너샤는, 변화 필요성을 깨닫고 있다
하더라도, 리더들로 하여금 실제로 주요 투자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익숙한 과거의 기준과
감(感)으로 결정하게끔 만든다. 또 조직을 운영하면서 구성원들에게 권한을 더 위임해야 한다고 머리로 생각하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금
명령하고 지시하는 형태로 일을 처리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듯 변화의 힘은 저항하는 이너샤의 힘에 부딪혀 약화되기 쉽다.

안정적인
상황에서 이너샤는 오히려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검증된 습관에 따라 일하는 것만큼 일관성 있고 믿을 만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특히 조직에서 주요 의사결정권들을 쥐고 있는 리더들의 ‘습관대로 일하려는 경향성(傾向性)’은
변화의 속도를 늦출 뿐 아니라 심한 경우 실패를 초래한다. 그렇기에 많은 조직 리더십 전문가들은 “변화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리더들의 새로운
학습에 대한 유연성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더십 이너샤가 생기는
원인

리더십 이너샤가 생기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첫째, 과거의
성공 경험이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리더란 조직에서 그 성과를 인정받고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현재의 자리에 오기까지 나름의
성공 방식이 있다. 성공의 자리에 올려 준 방식을 버리고, 실패의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한다는 것이 리더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변화의 필요성을 머리로는 이해하더라도, 마음이 따라가기 쉽지 않다. 리더들은 기존의 방식대로 의사결정하고 일을 처리함으로써 ‘무언가
실수한 게 없을까’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큰 문제 없을 거야’라며 예측 가능성에 근거한
심적 안정감을 얻는다.

둘째,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에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어디에서부터 출발해야 할지를 잘 몰라 머뭇거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00년대 초반 미국 가전업체인 월풀에서 조직 변화를 추진할 때, 한
임원은 “변화가 필요한 것은 알겠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라며 지식과 경험 부족으로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난감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단일 사업 위주의 경험을 가진 리더들에게 잘 나타난다. 다양한 전략적 선택지에 대한 경험이 충분하지
않아, 새로운 대안들을 조합하거나 만들어 내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향들이 나타나곤 한다.

셋째, 익숙하지 않은 불편함도 주요한
이유다. 사람들은 불편한 것을 싫어한다. 새로운 방법을 알더라도, 그것이 ‘내 것’이 되어 자연스럽게 활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법인데 그
과정을 견뎌내기 힘들어 한다. 예를 들면 적지 않은 조직에서 새롭고 우수한 툴 (Tool)이라고 해서 도입했으나, 얼마간 활용해 보다가 버리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한다. 아무리 훌륭한 툴이라 할지라도 기존의 사고와 행동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면, 사람들은 쉽게 ‘어려워, 우리에겐 맞지
않아’라며 받아 들이지 않곤 한다. 정말 조직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새로운 방식을 학습하기까지의 불편함을 견디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리더십 이너샤, 어떻게
극복할까?

근대 철학자 중 한 사람인 데이비드 흄은 “습관보다 더 심한 전제(專制)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기존 습관의 힘은 강하게 작용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반복되는 가운데 굳어진 것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충격이 주어져도 잘 바뀌지 않는다.
이러한 이너샤를 깨뜨리려면, 더 강한 변화의 힘이 필요하다. 더욱 강력하고도 정교하게 계획하여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딛고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주요 기업들의 사례들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성들을 발견할 수 있다.

1. CEO, 변화의 전도사가 되어야

무엇보다 CEO는 조직을 변화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사람들은 비전이나 전략 등의 내용도 중시하지만, 그보다는 ‘이를 주도할 사람이 얼마나 강단 있게 이끌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보다 중시한다. 결국 일을 만들어 내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하다가 안되면 그만 두겠지’와 같은 인식이 자라나지 않도록, 변화에
대한 의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나타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CEO 본인 스스로가 조직 변화에 적극적으로 몰입하고 있음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변화의 밑그림을 그리고, 이에 대한 열렬한 전도자가 되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임직원 모두가 ‘CEO 의지가 확실하구나’라는 것을 온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 예로,
월풀의 전임 CEO 휘트앰은 2000년대 초 변화를 시도하면서 비전, 세부적인 전략 체계도 등을 함께 발표했다. 처음 임직원들은 “많이 본
그림이네, 너무 뻔하다”라며 뒤에서 웃었지만, CEO의 확신에 찬 강한 어조와 열정적이고도 구체적인 설명들, 어딜 가나 변화를 이야기 하는
모습에, ‘쉽게 그만둘 게 아니구나, 어떻게든 밀어 붙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최고 경영진 내부의
갈등을 초기에 재빨리 조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변화 초기에는 반대의 목소리들이 적지 않게 나올 수 있는데, 이때 얼마나 빨리 설득하여 한
목소리로 만들어 내느냐가 CEO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시그널로 작동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사 이동도 주저 없이 해야 한다고 말한다.
스탠포드 경영대학의 찰스 오라일리 교수는 “강력한 변화를 위해서는, 최고 경영진의 재구성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라고 지적한다. 그는
“실제로 성공적으로 변화를 이끌어 내는 조직들의 경우, 최고 경영진 임원들 상당 수가 바뀐 후 일이 진행되었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2. 도전적인 성과 목표의 추진

조직 전체에 변화의 긴장감을
보다 실제적으로 불어 넣으려면, 조직의 목표를 도전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CEO 본인이 앞장 서서 변화의 방향에 맞게 전사 목표를
잡되, 도전적으로 잡아야 한다. 조직 변화를 추진할 때 흔히 나타나는 인지적 오류 중 하나는 ‘근원적 조직 변화를 이루어 내려면 단기적인 재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우며, 때로 손해가 나더라도 이를 용인해 줘야 한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치열하게 조직 변화를 이루어 내는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장기적 성장을 위한 변혁 활동과 함께 단기적 성과 역시 저돌적으로 추진하는 모습들을 보여 준다.

P&G의 예를 들어
보자. 2000년 초반 P&G는 지속적인 성과 하락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당시 거대하고 성숙한 P&G는 대규모 혁신을
추진하거나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능력이 없다는 것이 조직 내외부의 일관된 생각이었다. 새롭게 CEO가 된 앨런 래플리는 ‘장기적인 성장의 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이를 위해 단기적인 성과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래플리는 재무적인 목표부터 도전적으로
잡았다. 래플리는 업계 대비 두 배 빠른 성장, 두 자리 수의 이익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단순한 코스트 절감, 개선 노력 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 수준을 잡는 것이, 조직 내 긴장감을 제고하고 혁신을 보다 강하게 드라이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 관점의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높은 수준의 성과 목표와 그 달성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사례는 P&G 뿐만 아니다. GE도
크게 다르지 않다. GE의 CEO인 제프리 이멜트는 취임한 이후 혁신과 생산성을 동시에 추구했다. 이멜트는 매출 성장 목표를 GDP보다 2~3배
높은 8%로 잡았다. 이멜트는 전과 똑 같은 방식으로 더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잡았다. 생산성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었으며,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혁신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들 처음에는 “GE가 정말 둘 다 할 수
있을까? 기존의 강점만 잃는 게 아닐까?” 우려했다. 그러나, GE는 생각보다 잘 해 나가고 있다. 월풀의 휘트앰도 조직 변화를 위해, 혁신
프로젝트 활성화, 내부 펀드 조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단기적 재무 목표를 희생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지역별로 변화를 주관하는
I-Team (Innovation-Team)을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은 2000년 당시 연간 2,500만불에서 4,000만불 정도였다. 휘트앰은
이 금액을 재무 목표에서 제외시켜 주지 않았다. 즉 “미래 투자할 돈을 더 벌자, 그리고 그것이 혁신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3. 전략과 평가의 커뮤니케이션 化

CEO와 리더들 간
‘전략과 평가의 일상적 커뮤니케이션 化’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CEO의 비전과 포부, 도전적인 성과 목표 등 그 모든 것이 당초의 혁신 취지를
잃고, 오히려 조직을 얼어 붙게 만드는 냉혹한 체벌용 막대기로 작동하게 된다. 변화의 과정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그렇기에 CEO와
리더들 간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깊은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리더들에게 변화란 고역이 될 뿐이다.

전략의 커뮤니케이션 化
의미는, CEO와 리더들간 상시적이고도 대인적인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뜻한다. CEO가 생각하는 전략적 방향과 현장 리더들이 생각하는 실행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즉, CEO와 리더들이 시장과 고객에 대한 각자의 통찰력(Insight)을 가지고 심도 있는
질의와 논쟁을 하는 것이다. CEO 머리 속의 비전과 리더들의 현장 체험이 융합되면서, CEO는 회사 전체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보다 올바르게
리드해 갈 수 있고, 현장의 리더들은 방향성을 잃지 않으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목표에 매진할 수 있다. IBM의 루 거스너는 “회사의 미래에 대해
CEO와 사업 책임자가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전략”이라고 지적하며, 연간 1회의 전략 회의에 대해 “평상시 깊이 있는 전략적 대화가 없다면,
스프링 플랜(Spring Plan, 전략 회의)은 별 의미 없다”라고 일축했다.

평가의 커뮤니케이션 化란, 상시적인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일의 과정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간 1회, 재무적 수치 결과에 의존한 기계적인 평가를 지양하고, 일하는
과정을 직접 들여다 보면서 ‘어떻게 판단하고 일을 처리하는가, 장애물은 어떻게 극복하는가’ 등에 대해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연간 일회성의
기계적 평가는 새로운 변화를 위한 노력을 활성화시키기 보다, ‘현상 유지’에 에너지를 더 많이 투입하도록 만든다. 상호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과정 중심의 평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보다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조직 목표를 쫓을 수 있게끔 해 준다. P&G의 앨런 래플리는 사업
책임자들과 회사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치열히 토론하고 논의하는 가운데, 사람에 대한 평가도 함께 수행했다. 래플리는 사업 책임자들을 만나는
중간중간 그에 대한 평가를 이사회에 보고했으며, 이사회와 함께 협업하면서 다음 승진자들을 결정해 나갔다. P&G의 리더들은 CEO가 최종
숫자만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과정을 중시하여 평가한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고, ‘마른 수건 짜내기식 최종 숫자 내기’ 보다는
회사의 비전 달성을 위해 필요한, 올바른 일 자체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4. 변화의
방법 (How to) 전파

실행에 있어서 무조건적으로 “과감히 도전하라”고 외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무조건 과감히 도전하다가는 실패하기 쉽다.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의 선택’이라는 저서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더 조심하고
조심한다. 오히려 조심성 없이 도전한 기업들이 더 많이 실패한다”라고 지적했다.

과감한 도전 이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변화를 추진하는 기업들의 경우, 과거에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채로 ‘도전’이라는 압력에 휘말려 일을 추진하다가는 성과는 고사하고 기존의 투자 자원까지 잃을 우려가
있다.

새로운 방법을 학습하는 길로는 크게 두 가지 정도 고려할 수 있다. 첫째, 리더를 외부로부터 영입하는 방법이다. 즉 새로운
방식으로 일해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을 담당자로 영입하는 것이다. ‘경영은 예술이다’라는 말이 있듯, 일하는 방식은 문서로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암묵적인 지식이 있는데, 이를 조직 내 습득하기 위해선, 암묵적 지식을 갖춘 사람을 내부로 영입하여 보고 배우는 방법이 빠를 수 있다.
예컨대 루 거스너의 경우 IBM에 영입된 이후, 자신의 사고 방식과 일 처리 방식을 IBM 리더들에게 전수했는데, 주로 회의를 하는 가운데
질의를 통해 그 방법을 습득하도록 했다. 루 거스너는 리더가 갖추어야 할 역량을 크게 ‘전략적 통찰력 (Strategic Insight)’와
‘전략적 실행 (Strategic Execution)’의 2가지로 보고(<그림 1> 참조), 그 역량을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질문을
하고 답하도록 만들었다 (Leading by Questions).

둘째, 외부 영입이 마땅치 않을 경우에는, 전문가를 고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월풀의 예를 보면, 조직 내 혁신을 추진하면서 유명 대학의 교수, 현직 컨설턴트 등을 고용하여 자사에 맞는
방법론들을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내부 전문가들을 육성했으며, 이들이 다시 전 조직에 방법론들을 전파하도록 만들었다. 예컨대, 기존 사업의
상식(Orthodox)을 깨는 법, 혁신 달성을 위한 지도 작성법 등 다양한 방법론들을 가르쳤으며(<표> 참조), 이를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조직 내 변화 활동들을 촉진할 수 있었다.

5. 고유의 혁신 아키텍쳐
(Architecture) 정립

CEO의 의지, 전략, 방법론 등만으로는 조직 변화 노력들이 조직 내 체화(體化)되기
쉽지 않다. 초기에는 CEO라는 리더의 의지가 변화를 추진하는 핵심 원동력으로 작동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CEO가 더 이상 외치지 않아도
혁신을 일으키는 시스템화된 힘이 조직 내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조직 구조, 예산 지원 체계, 인사 시스템 등이다.
조직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 IBM, P&G, 월풀 등의 사례들을 살펴 보면, 이들 모두 자신들만의 제도적인
아키텍쳐 (Architecture)를 고안하여 운영했음을 알 수 있다(<그림 2> 참조).

유념해야 할 사항은
아키텍처를 이루는 세부적인 구조적 요소들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이들 세부 요소들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통합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이다. 외양은 누구나 모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운영 역량인데, 이는 각 조직의 내부 역량 수준, 즉
과거의 경험, 축적된 기술, 인적 역량 등을 고려하여 각 조직에 맞게 가장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내부 역량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적인 설계는 작동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과 습관들을 변화시켜 새로운 방식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조급함이 일을 망친다”라는 말이 있듯이, 급한 마음에 지나치게 서두르다가는 오히려 실패하기 쉽다. 특히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을 할 때는, 과거 성공한 리더였다 하더라도, 초심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고, 하나씩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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