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승진없애니 직책아닌 `가치` 좇더라

‘모닝스타컴퍼니` 폴 그린 주니어
 
◆ 보스 없이 잘나가는 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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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스타컴퍼니(Mornig Star Companyㆍ이하 모닝스타)는 연매출이 7억달러인 토마토 가공회사다.
해마다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크리스 루퍼가 1970년 창업했다.

루퍼는 1980년대 초 토마토 페이스트 제조
공장을 짓던 어느 날 직원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는 “어떤 회사가 되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토론을 통해 직원들은 보스가 없는
회사를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경영하는 `자기 경영`의 원칙을 세웠다.

오늘날 모닝스타는 자기경영연구소를 설립해
`보스가 없는 회사`의 철학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매일경제 MBA팀은 자기경영연구소의 폴 그린 주니어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모닝스타가
보스 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한 비결을 들었다.

-보스가 없다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가장 큰 매력은
계층이 없다는 점이다. 다른 기업의 승진 제도는 제로섬 게임과 같다. 동료가 승진하면 내가 지는 것이고 내가 승진하면 동료가 지는 게임이다.
하지만 모닝스타는 다르다. 승진이 없다. 승진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가치를 찾기 위해 일한다. 개인에게 더 많은 권한과 의무가 주어진다.

-승진이 없으니까, 동기 부여가 어려울 것 같다.

▶동기 부여는 보스의 일이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 나는 많은
사람들을 고용했고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그들은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것으로 일을 시작했다. 시작부터 동기 부여가 돼 있었다. 진짜 문제는
대부분의 조직들에 팽배한 관료주의다. 관료주의가 이미 동기를 갖고 입사한 사람들의 마음을 죽인다. 그렇게 죽인 동기를 살리기 위해 모든 조직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다는 점은 난센스다. 우리는 관료주의의 난센스를 배제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이 일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이미 모두가 동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가 없는데 직원은 어떻게 뽑나.

▶신입 직원이 필요한
부서에서 직접 채용 인터뷰를 진행한다. 동료들이 상의해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는다. 채용도 동료들이 결정하는 셈이다. 그래야만 동료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높은 직위의 매니저가 고용한 사람을 다른 동료들이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새로 입사한 사람들은 좀 힘들어하지 않는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신규 입사자들이 조직 문화에 익숙해지려면 최소
몇 달은 걸린다. 모닝스타의 조직문화를 가장 성공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다른 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우리 방식을
상식이라고 쉽게 받아들인다. 반면 경력 직원들은 관료제 구조와 명령에 따라 일하는 데 익숙해 있다. 따라서 이들은 모닝스타처럼 각자 알아서
일하는 환경에서 혼란을 느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부분은 잘 적응한다.

-투자 결정은 어떻게 하는가.

▶누구든지
아이디어가 있으면 설비투자에 대한 프로젝트를 건의해서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의 원칙 중 하나가 타인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라면 그들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누구나 의사결정 과정에 끼어들 수 있다. 투자 결정은
특별하게 거쳐야 할 방법은 없지만, 모든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과정은 거쳐야 한다. 사람들을 일일이 설득해야 할 수도 있다.

-직원들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원칙적으로는)고객을 확보하기만 하면 새로운 변화는
당장에라도 가능하다. 하지만 모닝스타의 특성상 자신의 동료양해각서에 서명한 동료들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한다. 기존에 하던 일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대안도 내놓아야 한다. 동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새로운 시도는 매우 쉽다.

-보스가 없어서 불리한 점은 없나.

▶불리한 점이 있긴 하다. 보스의 일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명확한 방향 제시다. 그러나 모닝스타의 직원들은 자신의 판단을 믿고
애매모호한 상황을 헤쳐나가야 할 때가 많다. 동료들이 다른 동료들에게 방향을 제시해 줄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닝스타는 스스로 방향을 잡는
독립성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맞는 직장이다. 반대로 아무리 일을 잘하더라도 누군가가 정해주는 목표 없이는 일하기 힘들다면 모닝스타와는 인연이 될
수 없다.

-다른 기업들도 보스를 없애야 하나.

▶모닝스타가 현재의 조직 문화를 확립한 것은 사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우리는 시작 자체를 이렇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의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른 기업들이 우리의 조직 문화를 모방할 수는 있지만 매우 힘들 것 같다. 예를 들어 모두가 모두를 평가하는 모닝스타의 평가 시스템은 기존
기업에는 매우 불쾌할 수 있다. 상사도 아니고 동료에게 냉정하게 평가받는 것이 여러 가지로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미리
연구원]

 

 

[Cover Story] 개인의 약속 `동료 양해각서` 에 다있다

동료들이 직접 평가…일 떠넘기기 꿈도 못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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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스타컴퍼니는 보스가 없습니다. 그러나 나 개인적으로는 보스가 없다고 느끼기보다는 더 많은 보스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동료 사이에 맺은 `동료 양해각서(Colleague Letter of UnderstandingㆍCLOU)` 때문입니다.
나와 함께 CLOU를 만든 모든 동료들이 내 보스가 되는 것입니다.”(폴 그린 주니어 모닝스타컴퍼니 직원)

CLOU는 직원들이
자기 목표가 무엇인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등을 담은 각서다.

CLOU는 동료들 간 협의와
동의를 거쳐 작성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때문에 CLOU는 동료에 대한 `약속`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CLOU에 담은 목표와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겠다고 동료들에게 약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마다 연말이면 모닝스타 직원들은 CLOU 내용에 따라 동료들을
평가한다. 폴 그린 주니어는 “직접 개발한 소프트트웨어로 모두가 모두를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평가는 어렵지
않다. 이미 CLOU에는 30여 개 활동별로 세부적인 평가 척도까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동료들을
평가하면 된다.

따라서 모닝스타 직원들은 동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 일반 기업에서 보스에게서 받는 업무 압박을
동료들에게서 받는 셈이다. 폴 그린 주니어가 “동료들이 모두 내 보스”라고 말하는 것도 그래서다.

모닝스타에서는 자기 일을
남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모든 직원 CLOU가 온라인상에 공개되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가 자기 일을 다른
직원에게 미룰라 치면 동료들에게서 “네 CLOU는 모두에게 공개돼 있어. 그 CLOU에 따르면 그 일은 네 업무야”라는 질책을 받게 된다.

모든 직원 CLOU가 공개되면서 평가 과정은 더욱 투명해졌다

 

누군가에게 부당하게 보상을 더 많이 지급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폴 그린 주니어는 “평가와 보상에 대해 조금이라도 미심쩍인 부분이 있다면
동료들에게 그 부분을 해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종종 이런 과정이 몇 주씩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황미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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