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핫 이코노미 이스라엘

실업률 최저… 부동산 호황… 세계와 거꾸로 가는 이스라엘
30년만에 가장 낮은 실업률 20년만에 최고조인 부동산
늪에 빠진 세계경제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닥터 둠 루비니 교수까지 통화·재정·산업환경 등 세계 최고 경제로 예찬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는 이스라엘이다. 통화·재정정책, 비즈니스 친화적인 산업환경 모두 세계 최고이다.”(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고되는 세계 경제 상황에서 ‘닥터 둠(doctor doom·경제 비관론자)’인 루비니 교수까지 예찬하는 나라는 강원도만한 국토 면적(2만7814㎢)에 780만여명의 인구를 가진 이스라엘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무성장 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곤두박질칠 때, 이스라엘은 거꾸로 빛을 발하는 세계 경제의 ‘혜성’이다. 2009년 세계 전체 평균 성장률이 마이너스 0.7%일 때, 이스라엘은 1인당 소득 3만달러 이상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0.8%)했다. 2010년부터 이스라엘의 성장률은 4%대 후반으로 치솟았다. 지난해에도 3.3% 성장률을 기록하며 선진국들을 압도했다.

이스라엘 소비자들이 수도 예루살렘 남서쪽에 있는 대형 쇼핑몰‘말하 몰(Malha Mall)’을 가득 메운 채 쇼핑을 즐기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의 연구·개발(R&D) 투자·지원, 우수 이민자 유치, 중소·벤처기업 육성 드라이브 등에 힘입어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 블룸버그

실업률은 지난해 2분기(6.7%) 30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바이 이스라엘(Buy Israel)’ 열기는 매년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폭발하고 있다. 2009년 44억달러이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10년 52억달러, 지난해는 114억달러로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스라엘 증시의 최근 10년간 수익률은 노르웨이와 홍콩에 이어 24개 선진국 가운데 3위이며, 전쟁 등에 따른 국가 리스크 변동성을 제외하면 압도적인 세계 1위이다.

부동산 시장도 20년 만에 최대 호황을 구가한다. 예루살렘 동쪽 길로(Gilo) 지역에는 1000여 가구가 입주할 아파트가 건설 중이고, 텔아비브 시내 전역에는 포클레인 굉음 소리가 진동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텔아비브 시내 주택가격이 38% 정도 상승했지만, 공급량이 수요 대비 50%에 미치지 못해 가격 오름세가 계속될 것입니다.”(신우용·코트라 텔아비브무역관 관장)

Weekly BIZ가 이스라엘 현지에 도착한 지난해 11월 27일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Hamas)가 미사일·로켓 공격으로 16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포격전을 잠시 중단하기로 합의한 지 6일째 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언제 전쟁이 있었냐는 듯 경제는 윤활유 바른 톱니바퀴처럼 매끄럽게 굴러가고 있었다.

이날 정오 수도 텔아비브에서 북쪽으로 7㎞쯤 떨어진 헤르츨리아(Herzliya) 산업 클러스터. 점심 시간이 되자 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화이자·소니 등 100여개사의 연구·개발(R&D)센터에서 일하는 20~30대 직원들이 일대 식당가·카페에 수백명씩 밀물처럼 몰려왔다. 주위는 이들이 두드리는 노트북PC 자판 소리와 영어·아랍어·히브리어·중국어 등의 언어가 뒤엉켜 시장 장터보다 더 요란했다.

이스라엘의 실리콘밸리 격인 ‘실리콘 와디(wadi·히브리어로 계곡이란 뜻)’인 이곳에는 지난해 애플·씨티그룹·바클레이스 등이 ‘벤처기업 혁신센터’를 열었다. 벤처기업 관련 자금조달·육성이 목적이다. 이스라엘 전역에 10여곳 있는 실리콘 와디는 총수출의 40%(460억달러·2011년)를 맡으며 IT 등 하이테크 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이스라엘 경제의 활황세는 사방이 적(敵)으로 둘러싸여 있고, 총인구의 10%는 생산력이 전혀 없는 초정통파 유대인들이며, 전 국토의 60%가 사막으로 뒤덮여 생필품의 해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삼중고(三重苦)를 이겨내면서 불붙고 있다는 점에서 한층 값지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경제의 특장으로 안정된 거시 경제·금융 시장과 창의성이 충만한 인력, 창업 국가로 불릴 만큼 뜨거운 창업 분위기를 꼽는다. 일례로 이스라엘의 벤처 기업 수는 인구 1540명당 1개꼴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스라엘의 벤처캐피털 투자액수(2010년 기준)는 미국의 2.5배, 유럽 전체의 30배, 인도의 350배이다.

여기에다 미국·영국·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디아스포라(Diaspora· 유대인 공동체)를 상대로 적극적인 흡인 정책을 펴 연평균 4만8000명씩 지금까지 309만명의 해외 유대인들을 끌어들였다. 이들은 현재 이스라엘 인구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들을 밑거름으로 과학기술 개발에 매진, 이스라엘의 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4.4%)은 세계 1위이다.

용광로처럼 달아오르고 있는 이스라엘 경제의 경쟁력과 성장 원천을 Weekly BIZ가 현장에서 추적했다.

스탠리 피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

“환율 안정·건전한 은행이 이스라엘 경제의 버팀목”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이스라엘이 성장해온 데는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 있습니다. 정부는 재정 적자 축소에 집중하며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는 대신 중앙은행은 외환시장 개입과 환율 조정을 맡도록 확실하게 역할을 분담한 것입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10년간 국가 부채를 GDP 대비 100%에서 70%로 낮추고 재정 적자를 극소화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와 씨티그룹 부회장 등을 역임한 스탠리 피셔(Fischer·70)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의 진단이다. 스위스 IMD(경영대학원)가 3년 연속 ‘최고의 중앙은행 총재’로 선정한 그는 2005년 이스라엘 국적(미국 이중국적자)을 취득했다. 피셔 총재는 미국발 금융 위기가 터지자 2008년 8월 기준금리를 2%포인트 인하했고 다음 해 9월에는 0.25% 인상하는 등 미국 등 선진국보다 한발 앞서는 ‘선제 조치’로 이스라엘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수렁에서 가장 먼저 구출했다. 그는 “환율 안정과 보수적인 은행이 이스라엘 경제의 버팀목”이라고 했다.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 정책이 잘 반영되고 있는 이유가 있다면?

“미국 등 선진국보다 훨씬 건전한 시중은행들이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최대 시중은행인 하포아림(Hapoalim·자산 102조원)을 비롯한 5대 은행들의 해외 단기 자금 조달 비중은 10% 남짓하다. 예대율(은행 예금에 대한 대출 잔액 비율)도 약 80%(편집자주:100%가 넘어가면 예금보다 대출이 더 많아 건전성이 불량하다는 신호. 한국 시중은행들은 95%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전부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평균 60% 선을 유지하는 보수적인 대출정책을 유지했는데, 모기지를 갚지 못하면 재산을 모두 압류하는 엄격한 정책을 고수한다.”

―중앙은행 개혁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중앙은행 총재 취임 직후 구조조정부터 단행했다. 불필요한 권한을 줄이고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였다. 복잡하게 나뉜 부서들을 시장 조사, 통화·금융, 경제 통계 등 3개로 통폐합하고 100여명의 간부 직원을 해고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해결이 1순위 과제가 아니다’란 방향으로 업무 순위도 바꿨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해결에만 신경 쓴다면 그보다 편한 직장이 없다. 인플레이션 목표치(2%)만 지키면서 다른 것들도 해야 한다고 중앙은행의 역할을 재정의했다. 이런 배경에서 2011년 7월까지 지속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왔다.”

―보수적 은행들이 이스라엘 경제에 미친 효과는?

“이스라엘 국민이 1인당 소득 3만달러 국민 가운데 거의 예외적으로 빚을 내 소비하는 습관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스라엘 국민은 비싼 자동차나 주택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선지 가계 부채 비율이 세계 최저 수준인 GDP 대비 약 50~60%(한국은 GDP의 100%)를 최근 7~8년간 유지하고 있다. 국민 1인당 소득 대비 저축률도 12%로 OECD 회원국 중 4위이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GDP의 60%는 민간 소비에서 발생하고 있다. 빚을 내지 않으면서도 작지만 강한 내수 경제가 성장 동력이다.”

―이스라엘은 세계 대다수 국가와 달리 최근 부동산 붐이다. 왜 그런가?

“1990년대 초부터 2007년까지 주택 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다가 글로벌 금융 위기 후 주택 가격 상승으로 부동산 호황이 찾아왔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모기지 금리가 최근 2%대까지 하락한 영향이 크다. 실제 부동산 수요의 20~30% 정도만 공급되고 있는데, 이는 전 국토의 93%를 소유하고 있는 정부가 민간에 땅을 비싸게 소량만 팔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이스라엘과 세계경제 전망은?

“세계경제는 올 1분기까지 성장 정체가 예상되지만 미국 재정절벽 위험이 해소된 데다 유로존 위기 위험까지 감소하면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중·장기적으로 5% 성장도 가능하지만 올해는 최소 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IT보안업체 체크포인트 암논 레브 사장

“막내 직원도 큰 목소리… 우리의 성공 원천은 토론”

1993년 회사를 세운 지 20년 만에 매출 12억4698만달러(약 1조7925억원), 순이익 5억4396만달러(매출액 대비 43%·2011년 기준)를 올린 IT 보안솔루션 기업 체크포인트(Checkpoint Software technologies). ‘포천’지(誌) 선정 500대 기업의 490개사를 포함해 전 세계 15만 개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방화벽(firewall·해커 등의 컴퓨터 네트워크 불법침입을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이 제품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40%로 압도적인 1위이다.

텔아비브 외곽에 있는 체크포인트 본사는 7층 건물에 투명 유리창으로 꾸며져 있다. 2700여명의 전체 직원 가운데 1000여명이 ‘아인슈타인’ ‘다빈치’ 같은 문패를 단 9㎡(3평)짜리 소규모 회의실에서 햄버거와 콜라 등을 먹으며 회의를 하고 있었다. 암논 레브(Lev·50) 사장은 “회사 출범 바로 다음 날부터 글로벌화를 목표로 이메일·프레젠테이션·보고서 등에서 히브리어(이스라엘 모국어) 사용을 금지하고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 된 비결은?

“방화벽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시장 점유율 100%인 상태에서 시작했다. 창립자인 길 슈웨드(Shwed)는 엘리트 정보부대인 ‘8200’ 복무 당시 방화벽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5만달러의 자본금으로 출발했는데 체크포인트는 지금까지 우리의 강점이자 핵심 역량인 소프트웨어 한 분야에 집중했다.”

―IT 기업은 도산하기 십상인데 어떻게 버텼나?

“보안시장이 성장하자 시스코를 비롯한 글로벌 대기업들이 대거 뛰어들었다. 자체 성장만 고집했다가는 시장에서 쫓겨날 위험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보안장비 분야 세계 2위인 노키아와 제휴했다. 노키아의 보안 장비에 우리의 소프트웨어를 탑재, 납품을 시작해 대기업들과 맞서는 전략이 적중했다.”

―다른 성공 요인은?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인력의 40%를 연구원들로 두고 있다. R&D는 이스라엘에서만 한다. 매년 경쟁자들이 1개의 신제품을 내놓을 때, 우리는 2~3개의 혁신 제품을 만든다. 그만큼 스피드가 빠르다. 둘째는 세계 41개국 지사의 리더를 반드시 현지 언어를 쓰는 현지인으로 고용해 글로벌 침투력을 두 배 이상 높였다. 마지막은 적극적인 인수·합병이다. 지금까지 8개 기업을 인수했는데, 2009년 우리를 키워준 노키아의 장비부문 사업도 인수했다. 노키아는 느린 의사결정 방식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만큼 제품을 제때 대지 못했다. 그래서 아예 조직을 사들여 우리 방식대로 뜯어고쳤다.”

―회사 운영에서 고수하는 원칙은?

“회의나 미팅은 1시간을 넘기면 안 되며, 막내 실무 직원도 큰 목소리로 토론해야 하며, 회의 때 합의가 되지 않아도 그날 회의 이후 부서 간 교류를 통해 뭔가 결정을 반드시 내린다. 우리의 성공 원천은 대화와 토론이다. 매년 최소 100차례는 실무 직원들이 ‘사장의 생각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사장은 이를 경청한다.”

―해고나 구조조정은 어떤가?

“20년간 단 한 번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대신 매년 두 차례 성과평가를 통해 약속을 지키지 못한 직원 수십 명은 단순 징계가 아니라 반드시 해고한다. 엄격한 도전정신을 불어넣기 위함이다.”

―세계 44개국에 진출해 있는데 성공 노하우는?

“우리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미국(45%), 유럽(39%), 아시아·중동(16%)이 대부분이고 이스라엘은 0%이다. 창업 2년째인 1995년 실리콘 밸리에 미국 본사를 세웠고 1996년 나스닥에 상장해 3년 만에 미국 기업과 똑같은 토대를 마련했다. 이스라엘인은 전체 직원의 40%뿐이다.”

높이 164~195m의 3개 건물을 복합·연결해 놓고 있는 텔아비브 중심가에 자리잡고 있는 아즈리엘리센터(Azrieli Center)는 세계적 불경기 속에서도 약진하는 이스라엘 경제성장의 아이콘이다. 이 센터에는 호텔·쇼핑몰·고급 영화관 등이 입주해 있다. / 블룸버그

이스라엘 R&D 예산 총책임자 아비 핫손

“정부 연구개발 지원 예산의 85%는 중소기업에 쓴다”

예루살렘 외곽 정부 청사 단지에 있는 산업통상노동부 산하 수석과학관실(Office of the Chief Scientist·약칭 OCS)은 정부 예산을 포함해 연간 100억달러(약 11조원)의 연구·개발(R&D)비를 매년 500여개 기업, 770여개 프로젝트에 기획·배분하는 ‘사령부’이다. OCS의 총책임자인 수석과학관은 6년 임기를 보장받는다. 아비 핫손(Avi Hasson·43) 현 수석과학관은 엘리트 부대인 ‘탈피오트’ 출신으로 20년 동안 벤처캐피털리스트·기업 CEO 등으로 일했다.

OCS가 주도해 성공한 대표 작품은 1993년 정부와 민간이 6대4 비율로 세운 ‘요즈마 펀드(Yozma Fund)’이다. 이 펀드는 지금까지 약 40여개 벤처 기업과 10곳의 대형 벤처캐피털 펀드를 탄생시켰고 독자적인 실력을 인정받아 1998년 민영화됐다. 2억달러이던 펀드 규모는 40억달러로 늘었다. 그는 “혁신의 100%는 중소기업에서 나온다”며 “이스라엘 정부 R&D 예산의 85%를 중소기업에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OCS의 특징은?

“100여명의 OCS 직원들은 대부분 10년 넘게 기업 CEO나 벤처 투자자 경험을 가진 석·박사 학위자들이다. OCS 직원 외에 각 산업을 대표하는 전문가 평가단 120명이 R&D 예산을 신청한 기업들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기업 시제품(prototype)까지 엄격하게 검증한다. 최신 시장 트렌드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3년마다 재검증을 거쳐 평가단을 100% 교체한다. 우리는 10년 계획을 만들어 신중하고 천천히 실천하는 공무원들이 아니다. 시장 상황에 즉각 반응하는 스피드가 우리의 생명이다.”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1991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 이스라엘 내 26개의 인큐베이터(창업보육센터) 시스템이다. 업종별로는 단기적으로 성과 낼 확률이 높은 벤처기업보다는 고위험 업종으로 투자 후 10~15년 걸려 성과가 나오는 바이오테크, 물·천연가스 같은 클린테크·생명공학 분야의 벤처기업들을 선별, R&D 예산과 사무실 등을 지원한다. 고위험 업종에 전체 예산의 70%를 지원한다. 지금까지 2000여개 벤처기업을 창출했다.”

―구체적인 기업 지원 방식은?

“한 인큐베이터 센터에 최대 8개 기업이 키워지는데 우리는 한 벤처기업당 최대 50만달러를 2년간 지원한다. 비율은 정부가 전체 지원 금액의 15%, 민간 벤처캐피털이 85%를 각각 지원한다.”

―한국도 인큐베이터 시스템이 200여개 있지만 대학이 80% 정도를 운영해 자금 수혈 능력이 부족해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우린 철저하게 자금력과 경영능력이 뛰어난 일반 대기업과 벤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최대 8년 단위로 계약해 이들에게 운영을 맡긴다. 운영하려는 기업과 투자자들이 많아 경쟁률만 매년 5대1 정도다. 매년 75~80개사가 창업 1년 만에 독립한다. 지금까지 키운 90%의 벤처기업들이 생존했다. 이 인큐베이터에는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글로벌 마케팅 기업인 닐슨 등도 투자하고 있다.”

―고위험 사업에 투자하는데 손해가 크지 않나?

“정부는 해당 기업으로부터 매년 매출액의 3~3.5%씩 회수한다. 최근 20여년간 투자 손실은 제로(zero)이다. 시장의 혁신과 성과에 비례해 지원하는데, 성과가 잘 나는 편이다.”

핫손 수석과학관은 200여명의 직원을 둔 바이오 기업 프로탈릭스(Protalix)를 사례로 꼽았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홍당무에서 생산된 원료로 남미에서 유행하는 유전병 치료제를 만들어 작년 5월 미국 식약청(FDA)의 신약 승인을 받았다. 현재 화이자(Pfizer)와 계약을 하고 약물 공급에 들어갔는데, 이스라엘 정부는 프로탈릭스의 출범부터 지금까지 18년 동안 지원해 결실을 보았다.

―중소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확고한 ‘중소 벤처기업 육성 의지와 마음가짐이다. ‘왜 우리는 노키아 같은 대기업을 만들지 못하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혁신적인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가 더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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