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대한 생각(1)

사업은 매일 또는 매달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매년 그 흐름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첫번째 과정이다. 두번째는 흐름 안에서 영업이익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영업이익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익은 매출이 일정 규모이상 되어야지 만들 수 있다.

사업을 시작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당장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느냐로 판단하면 된다. 아이템이 좋아도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없다면 ‘섣불리’ 시작하면 안된다. 이는 강남에 김태희보다 예쁜 여자들이 더 많지만 김태희만큼 돈을 못버는 이유와 비슷하다. 김태희가 예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기 때문에 김태희는 돈을 벌수 있다. 대부분 내 아이템은 무조건 된다고 생각하지만 망하는 이유가 많은 사람들이 예쁘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즉, 현금 흐름이 당장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태희보다 예쁘다는 것을 알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김태희는 브랜드 비즈니스를 말한다. 나는 이 시간을 최소 3년 본다. 3년간 자본과 인력의 투자가 있어야 된다. 그 후 다음 3년간이 초기 3년의 투자 비용을 회수하고, 나머지 3년간 돈을 벌게 쌓는 것이라 본다. 그래서 브랜드 비즈니스의 1 lap은 10년으로 보고있고, 브랜드 라이센스 계약을 한다면 최소 10년은 해야되는 것이다.

사업 아이템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한다. 하나는 용도에 따른 필요 구매로 그것을 끝까지 찾아 구매하는 것이다. 스포츠 장비로 본다면 러닝화나 사이클 같은 것이다. 두번째는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눈에 보이면 구매하는 것이다. 모자나 싱글렛, 스포츠테이프, 썬크림, 양말 같은 아이템들이다. 첫번째 아이템은 브랜드 DNA 상품이 되는 것이다. 어떤 종목에서 꼭 필요한 장비인 것이고, 대체 불가능한 아이템인 것이다. 두번째 아이템들은 해당 종목에 필요는 하지만 대체 가능한 아이템들이고, 유통망에서 노출해야 되는 상품들이다. 모자, 바람막이, 슬리퍼, 양말, 썬스틱, 스포츠테이프 같은 상품들이다. 브랜드 사업을 시작한다면 대체 가능한 선택지가 많은 상품보다 브랜드 DNA가 될 수 있는 상품, 대체 가능성이 낮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그나마 실패 가능성을 줄여준다.

사업 시작은 모든 것을 갖추고 할 필요가 없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하루에 3시간씩만 내서 준비할 수 있다. 단, 매일 3시간씩 무슨 일이 있어도 1년간은 준비해야 된다. 그래봤자 주 5일 3시간씩 52주간 해도 총 시간은 32.5일 밖에 안된다. 해당 영역에서 기존 1위 업체는 목숨걸고 하고 있는데 하루 3시간씩 해도 솔직히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시작해보라고 해도 10명 중 9명은 실행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를 하는 자들은 ‘절실함’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내가 오늘 술약속 있고, 몸이 힘들고, 가족 행사가 있고 해서 오늘 3시간 투입하지 않아도 매달 꼬박꼬박 월급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 그러면서도 만날 때마다 언제까지 회사 다닐지 모르겠다며 ‘가짜’ 걱정들을 한다. 비슷하게 투자를 받아서 하는 팀들도 내 돈이 아니기에 ‘절실함’이 부족하다. 당장 오늘 백만원 매출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실함이 없으면 하지 않을 이유가 백만가지나 나온다. 그래서 가끔 나에게 조언을 구하는 직장인들에게는 위와 같이 3시간씩 3개월만 해보고 다시 와보라고 한다.

최소 3년간 사업을 건전하게 버텼다면 다음 3년은 성장 구간이다. 건전하다는 말은 매일 또는 매달 평균 매출이 꾸준하게 나오는 것을 바탕으로 그 매출에서 최소 다음 발주액의 30%는 나와줘야 된다고 한다. 매출 볼륨을 키우고, 조직을 키우는 것이다. 장사랑 사업은 여기서 구분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하는데 장사를 하시는 분들은 만나보면 계획이 없다. 외부 요인에 의해 성장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외부 요인에 의해 쪼그라드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얼마의 돈을 투입해서 얼마의 추가 매출과 이익을 얻을 것인가 등을 기획할 수 있는 역량들이 없더라.

기획이란 ‘얼마’의 돈을, ‘어느기간’ 동안, ‘몇%’ 영업이익을 얻을 것인가이다. 돈, 기간, 수익율이 핵심이고, 여기에서부터 모든 실행 계획이 단계별로, 기간별로 나온다. 이것을 수립할 수 있는지 없는지로 사업이냐 아니냐로 본다. 그리고 투자 의사결정도 이런 숫자에 기반해서 하면 <망하지는 않는다.> 이 말은 초기 스타트업이나 사업에서 필요로하는 역량은 망하지 않는 기획 역량일 수 있다.

그 후에는 ‘확장역량’이 필요하다. 보통 영업역량일 것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 현재 단계에서 이 역량이 필요하다. 유통망 확장이 필요한데 이때부터는 물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DNA 상품 외에도 위에서 언급한 유통망에서 노출로 나가줄 두번째 아이템들이 필요하다. 이 아이템들을 바탕으로 확장을 해야 되는 것이다. 그래서 돈도 안되고, 대체 가능한 상품들을 미리 테스트 제품처럼 출시해보며 시동을 걸어놓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 아이템들도 안정화 되려면 3년 정도는 걸리기 때문이고, 온라인 상에서 소비자들이 검색해 봤을 때 직접 연관 컨텐츠들이 걸려서 신뢰도를 높여 빠른 구매 의사결정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다른 브랜드들도 준비를 계속 해본다. 이지아오도 그렇고 세이선도 그렇고 당장 잘되는 브랜드에 집중해도 에너지가 부족하지만 최소한의 투자로 기존 툴들에 얹어서 사업 6~9년차 때 사업부 확장을 통한 외형 확장을 대비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리해보면 뭔가 웅장한 매출에 큰 회사 계획 같지만 솔직히 구멍가게다. 그러나 기본 원리는 5억 매출이나이나 50억이나 500억 매출 회사나 비슷한 것 같다.

희망을 갖는 것은 현재 사업 구조가 지금은 5~6억이겠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매년 복리로 지속적인 성장을 해온다면 수년 내에는 1단계 목표였던 매출은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그리고 솔직하게 그것이 달성되더라도 ‘운’이 90%라 생각한다. 실력은 단지 망하지 않게 계속 유지하며 그 기회를 기다릴 수 있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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